대략..GG [29281] · MS 2003 · 쪽지

2004-12-29 01:18:55
조회수 5,491

[나의 재수생활] 수능후-면접기간까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35127

안녕하세요?

거의 백만년만에 수기를 올려보네요^^;

그동안의 불성실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수기연재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시기에 감히;; 전에 연재하던 6월이야기를 이어나가다가는

날아오는 돌을 피할 재간이 없기에..-_-..

현상황에 유익(?)한 면접기간까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뭐, 오르비도 나름대로 세대교체가 있어서

제가 모르는 분들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ㅠㅠ

그래도, 다들 마지막까지 열심히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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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저차 생략된 부분이 많지만..

바야흐로 수능을 치르고야 말았다.

수능을 치고나서

잘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수학은 분명히 다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시, 제일 불안했던것은 언어영역과 제2외국어 -일본어 였다.

수능을 치고나서 시험장을 나오는데,

부모님께서 데리러 오셨다.

그냥 웃는 얼굴로 차에 올라, 집에 가기까지는

전혀 수능이야기와는 관계없는 담소가 오갔다.

집에 도착하여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

무거운 공기가 갑자기 엘리베이터를 짓누르기 시작하였고,

그틈을 타서, 나는 한마디를 던졌다.

\" 저 삼수 안해요.\"

\"응?-_-?\"

아버지께서는 무슨말이냐는 듯이 나를 쳐다보셨고

어머니께서도 생뚱맞은 소리를 한다는 식으로 나를 쳐다보셨다.

\"만약, 점수 안나와도

절대 삼수 안한다구요.\"

\"응, 그래야지., 올해로 끝내야지.\"

라고 아버지께서 대답을 하셨지만, 그 이면에는 약간 서운함과 불안함이 서려있었다.

아마도 다리때문에 올 1년을 힘들게 보냈기때문에

여차하면 삼수계획을 세워두셨을지라..



\"아빠, 나 삼수하면 배려요.

올해 난 있는 그대로 다 불태웠고, 지금 잘본지 못본지는 몰라도

그냥 후련해요. 다 쏟아 부은것 같아요. 이런기분 인생에 처음이에요.

그래서 삼수하면 망할것 같아요. 교대를 가도(비하의 발언 아닙니다.) 올해 갈겁니다. \"

그제서야 아버지께서는 조금 서운한 빛을 지우시고,

그러려무나 라고 말씀해주셨다.






가자마자 컴퓨터를 켰고..

뇌이버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시험이 끝난지 몇시간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답이 떴다-_-.


너무 떨려 채점을 피하고 싶었지만,

나의 1년을 이제 결산한다는 후련함을 느끼고 싶어

과감하게!

수학부터 맸다-_-....(차마 언어는;;)

다행히 답은 수험표 뒤에 전과목을 다 적은탓에

채점은 쉽게 매길수 있었다.


..
....



환희의 눈물.

수학이 이 얼마나 나를 괴롭히던 과목이었던가!

내 전생의 오점으로만 남아왔던 수학에서

드디어 만점을 기록하였다.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쿨럭;) 너무나 기쁜나머지 환호성을 지르자

부모님께서

\"채점매?!+_+\"라시며

방에 침투해오셨다.

일단 수학 다 맞았다고 하니까 온가족이 부둥켜서 좋아했다;

그만큼 수학은 나를 괴롭히던 과목이었다.

떨리는 과목으로 외국어를 맸다-_-

1점짜리 듣기를 틀렸다.

그리고-_- 문법 헷갈리던거 하나와..어이없이 리딩을 틀렸다.

3개-_-틀렸다.. 라며 좌절하려는 순간;

다행히도;; 모두 1점 짜리 라는것을 알아챘다;;

불행중 다행이라는건가;;

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외국어는 분명히 쉽게 느껴졌건만, 막판의 집중력 부족이 일을 그르칠수도 있다는것이

여실하게 느껴졌다.

...

........

사탐 채점의 순간.

일단 과탐에서는 가볍게-_- 48점 만점에 30점을 맞아주었다.

여한은 없었지만,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과탐이 안나왔다.

(앞에 생략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렇지만

나는 다리 재활훈련때문에 과탐과 일본어를 손을 대지 않았다-_-;;)

그리고나서 사탐..

사탐은 외국어와 반대로 2점짜리만 골.라.서. 틀렸다

그래서 72점 만점에 64점

수학 만점의 기쁨은 어느새 슬슬 녹아가고 있었다.

일단 과탐을 제외한다고 해도

생각보다 쉬웠던 사탐과 외국어에서 꽤나 많은 점수를 잃었다.

역시 승부수는 언어인가..싶었다..

괜히 언어를 맨 마지막에 채점하는구나-_- 라는 후회가 들기도 하였다.



수험표 맨 위칸(언어답)과 맨 아래칸(제2외국어)만이 채점이 안된 내 수험표..



내 프린터는 기익기익 소리를 내며 언어정답을 뱉어내고 있었다..

한숨을 크게 쉬고..

하나 둘씩 채점을 매겨가기 시작하였다.

1번부터 6번까지 듣기를 매기는 순간

앗싸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일단 듣기문제를 안틀렸다는것이 좋은 출발의 신호였다.

2003년 재학생 수능때는-_-.. 듣기에서 2개를 틀렸기때문에;;

꽤나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쓰기문제인 14번까지 다 맞은순간 꽤나 예감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거기에서 멈춘것이 아니었다

20번까지 계속 동그라미가 줄을 이은것이다.

\'미친거다.이건 미친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순간

21번에서-_- 틀렸다.

그러면 그렇지.. 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뱉어져나올 틀린답의 소나기를 기대하던 내 불안감과는 반대로

다시, 계속되는 동그라미의 행렬이 이어졌다.

어?

어?

어?

어?

왜 다 맞어?어?

56번 찍.-_-+

56번을 틀렸다는 것을 긋고나서 그 뒤의 문제를 다 틀려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56번까지 단 두문제 틀린것.

그리고...

그 나머지 문제도 다 맞고야 말았다.

117점..

..

21번 문제마저도 1점짜리여서

117점이 나왔다.

평소에 모의고사를 볼때도 120점은 안나왔지만

117점도 나온적은 없었다.

그 점수가 수능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

눈에서 눈물이 다 나오려고 했다

이게 진짜 꿈인지 생신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난 정말 그날 목이 터져라 환호를 질렀다.

으아아아아~~ㅠ_ㅠ

아마도 2002년 월드컵때 정환이형님이 헤딩넣고 나서 이후로 그렇게 좋아해보긴 처음인것같다.

나의 환호를 들은 부모님은 또 내 방에 침투하셨고

우리는-_- 방안에서 때아닌 부둥켜안고 강강술래를 돌았다.

그렇게 감격의 채점이..

끝난 줄 알았건만.





나에게는 복병-_- 제 2외국어 - 일본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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