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GG [29281] · MS 2003 · 쪽지

2004-09-12 16: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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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날개가 있습니다...by 카페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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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언어 107

수리 58

사탐 59

과탐 43

영어 74





위의 성적표가 나의 9월 2일 성적표다.

바로 전 모의고사보다 정확하게 40점이 떨어졌다.


그 날은 하루종일 구름이 꽉 낀 날이었다.

커튼을 모두 닫아놓은 답답한 교실에는 형광등이 켜져 있었고..

난 창가 쪽 네 번째 자리에서 시험을 쳤다.


수리를 못쳤다는 생각이 들고서는 점심을 먹을 수가 없었다.

4교시때는 입에서 단내-_-가 났다..배가고팠고 머리는 멍했다.

뭐 그래도 한 360은 넘었겠지 싶었다.


채점을 할 때.....흔히들 말하듯이 답지가 잘못 된 줄 알았다.

더구나 틀린 이유도 알 수 없어서 머리속은 패닉 상태가 되어 갔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 나만 남아있었다.


엄마 차에 타고서는 눈물 흘린 기억 밖에 안난다.

자정이 지나도록 울었다.

결국은 눈이 퉁퉁 부어올라 3일 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고 걸어다닐 만큼...

그렇게 울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번 점수가 수능 점수다!\"라는 학생주임의 비웃는듯한 목소리.

3학년 과목 담임들은 전부 학교 야자 안하고 수업시간에 딴거 하던 놈또는 년;;치고는

대학 잘가는 놈 못보았다고 속닥거렸다.

9월 1일까지 난 나름대로 모범생에 공부잘하는 학생이었다.

9월 2일부터는 난 수업 태도 안좋고 대학을 잘가서는 역시 안되는 학생이 되어있었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생각한 건데...내가 위에 수업 시간에 딴 짓을 했다고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었다. 학교, 그리고 교사들이 기대하는 완벽한

모범생의 범위에서 벗어난 편이여서 그렇지 그 난장판 지방 평준화 고교의 보통 아이들 축에서 보면 난 상당히

양호했다. 이건 사실이다 -_-;  단지 소위 반1등이 틈틈이 딴거를 하고

있으니 눈에 더 띄었을 뿐이라 생각....그리고 그런 장면이 교사들의 머릿속에 더 남았겠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용납할 수 없었다.


내가 졸업한 후, 학교수업때 딴짓하던 어떤 애가 있었는데 결국은 재수한다~~

라고 떠드는 사람들의 얼굴을  상상하자 몸서리가 쳐졌다.

절대 안된다.....그럴순없다-_- (그래도 수업 교재, 프린트는 완벽하게 다 풀고 딴거 했다고!)





처음 나에게 닥친 추락에 어쩔 줄을 모르고 그저 내 자신에게 화가 나 울기만 하던 때.

나를 잡아 준 것은 바로 내가 근 반 년동안 짜증만 내고 피해다녔던 나의 가족이었다.



엄마는 9월 2일 밤.

나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하셨다.

넌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엄마도 울면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오늘은 울어도 된다..

하지만 수능 날 11월 5일에는 절대 울지 말자고..

나와 새끼손가락을 걸며...약속했다...

굳게 약속했다...


그 날은 절대 울지 않겠다...

반드시 웃겠다..

반드시..

세상에서 가장 크게 웃겠다라고...


울면서...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지금 나를 비웃는...모든 사람들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오르비에 올라온 수많은 고득점들...

수능날엔..반드시 내가 너희들보다 위에 있겠다라고...맹세하고는

즐겨찾기에 오르비를 지웠다.

그 날부터 수능 전날까지 오르비 접속을 중단했다.


그리고 컴퓨터도 중단했다....


















\"더이상 너에게 니 공부를 맡겨 두지 않겠다\"

엄마의(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심) 선포였다.


난 할말이 없었다.


9월 2일...그 때의 그 집 분위기...침울하고 암울하고..누군가 꼭 죽은 듯한 그 분위기에

난 더 할 말이 없었다.




더구나 그딴 고3이 뭐라고 매일 아침 밤 마다 짜증내고 엄마아빠와 싸우고 할머니 눈에

눈물만 나게 하던 나였기에 ..난 그저 죄인이었다 -_-

더구나 늘 집 안에선 소리지르고 싸워도 집 밖에서는 공부잘하고 서울대는 따놓은 당상;;인

자랑스런 딸이었기에....그래도 짜증을 내고 화를 내도 고3이니깐 저러겠지..그래도 공부는

잘하잖아..하고 참아오시고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엄마아빠 할머니기에..

그들의 충격은 더 컸다.




엄마의 선배였던, 그리고 우리 학교의 교무주임이었던 선생님이 말하셨다.

\"올해는 어렵겠다..\"라고.

아빠는 말했다.

\"엄마와 뿅뿅이는 해냅니다. 계획 세워서 반드시 해낼겁니다.\"라고...

아무도 안믿어주었다,.

다들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가족은 날 믿어주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어주었다.

나는 해낸다고 믿어주었다.

9월 2일 그날밤의 약속을 해낼 수 있다고 엄마아빠외할머니..그리고 동생은 믿어주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주었다.




9월 첫주 중간고사를 끝낸 뒤에 엄마의 지휘 아래 나의 새로운 공부가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공부라기보다는 마음가짐을 새로 하는 일이었다.


이번 평가원 모의 점수가 진정한 내 실력이다라고 인정을 해야했다.

싫어도 해야했다.


이제 더이상 공부하면 오를 수 있어..이건 내실력이 아니야. 란 생각은 버려야 했다.


점수가 뚝뚝 떨어지는 분들께 말씀드린다.

정말 그 날 아팠거나...시험 도중에 잤거나...아니면 마킹을 잘못했거나..아니면 답을 잘못

보거나 계산 실수를 해서 점수가 내려갔더라도,


그건 여러분의 실력이다.


매우 정직한 실력이다.

점수가 떨어졌다면, 그 바닥부터 깨끗하게 다시 시작해야한다.

이건 내 실력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여러분은 실패하는 것이란걸 말해드리고 싶다-_-;







마음가짐을 새로 한 뒤에는...방정리를 했다 -ㅁ-;;;


그동안 쌓아뒀던 문제집을 치우는-_-일이었다.


여름방학때 오르비 게시판을 보고 좋다는 문제집을 아무생각없이 샀었다.

이 문제집이 좋대요 어디가 어렵대요..이런거...그냥 마구마구 샀었다.

한마디로 실수였다.

내가 어디가 약한 지, 어떤 부분을 파야 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무조건 어려운 것, 좋다고 하는 것을 풀면 그것이 메꿔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특히... 공부잘하는 애들이 다 이거 푼다는데...나만 안 풀수는 없지!라는

얄량한 자존심이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다른 애들이 그걸 풀건 말건

나는 내 방식, 나에게 어울리는 문제로 공부를 하면 되는 것이다.

온 나라 수험생들이 개념원리를 본다해도... 내가 정석이 좋으면 그것을 보면 되는 것이다.

어줍잖게 남의 흉내내는 짓은 그만하기로했다.

난 나다.

난 내방식대로 한다.

특히 오르비에 나와있는 누구누구의 공부방법,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 수리공부는 이러케!

수능 이맘 때쯤이면 무엇을 해야하는가   여름방학때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런거 싹 무시하기로했다. (그 전엔 매우 관심있게 읽었고 시도도 해보았다)

난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나다.

그러므로 뿅뿅이의 공부방법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방법이다.

내 자신에게 맞는 방법도 모른채 남의 것을 따라한다는 것.


잘못된 일이다.


내가 8절 돌리고 싶지 않으면 돌리지 않아도 된다. 남들이 돌려야 한다고 해서 돌려야 하나?

꼭 이 사람이 말한대로 수리, 언어를 풀어야하나? 다른 방식으로 풀면 절대 고득점 못하나?

꼭 이땐 이걸 해야하는거야?


이런 의문 안가져보았나..?

그저 좋은게 좋은거다라고 무조건 따라하는거....정말 위험하다.


자기 자신에게 믿음을 가지기를 바란다.

난 특별학습동에 있는 사람들보다 100배는 잘났다.

그러니 내 방식대로 밀고간다!

당신들이 뭐래도 난 내 방식에 맞는걸 찾아갈련다( 만약 당신들이 적어놓은 방법 중

좋은 것이 있으면 쌔벼-_-가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이 수기를 읽는 학생들에게 말해드리고 싶다.

수기를 읽을 때 제일 기억해야 할 것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절대로 그 사람의 공부방식이 어땠다..이런걸 보지 말기를 권한다..

물론 만약 그 공부방식이 자신에게 너무너무 잘들어맞고 꼭 맞다라면 따라해도 좋다.

하지만 수기를 볼 때 가장 중점을 두고 봐야 하는 것은

수기를 쓴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다.

즉,  이 사람은 이렇게 고난과 역경-_-을 극복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난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까?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는 것이 수기를 읽는 가장 올바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수기에도 나의 공부방법이 나온다.

읽고 여러분의 그것과 나름대로의 비교 대조 상상을 해보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길 바란다....







다시 돌아와서,

방정리를 마친 후-_-  세 번째로 한 작업은 나의 취약 부분이 어딘 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쌓아둔 문제집, 특히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중점을 맞추고 내가 틀린 영역이

어딘지를 알아내야했다.


10분도 안되어 너무 쉽게 ,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_-


언어: 현대시..간혹가다 소설

수리 : 삼각함수 도형의 방정식 적분응용 확률통계

       특히 ㄱ ㄴ ㄷ 중 하나 고르는 유형

사탐 : 국사

영어 :문법



이것이었다. 늘 고질적으로 틀리는 부분이 이것이었다.

그랬다..나는 지금까지 나의 취약부분을 애써 모른척 한채 \"전체적인\"것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정말 단순하고 무식했었다 -ㅁ-;;;

예를 들어, 사탐이 이번에 점수가 안좋다...

이러면, 정말정말 무식하게도 한국지리 사회문화 국사 등등 문제집을 한권씩 전부 다 풀었다.

참 고비용 저효율 적인 방법이었다.

특히 수리가 가관이었다.

그냥 수리 점수가 좀 안나왔다 싶으면

정석 처음부터 돌렸다 -_-;;



그리고 가장 큰 실수는, 항상 모의고사때 틀린 문제는 다시 한 번 풀고 아하! 이러면서

그 영역을 다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의고사때 틀린 영역을 잘 복습하는 것은 정말 상식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상식을

지키기가 힘들다는 것은 아마 동감하실 듯-_-;;

더구나 지금까지 친 모의고사 문제를 쌓아두면서 저번에 도형이 틀렸지,. 이번에도 도형이

틀렸네...그럼 내가 도형이약한 거니까 도형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하자라고 마음먹기도

그것을 연구하기도, 참 힘들다..특히 순진한 현역일때는 더욱더...;;)




엄마는 이런 식의 공부의 종말을 선언하셨다.


그 다음날부터 나에겐 미션이 떨어졌다.

날마다 떨어지는 수많은 현대시 파트 문제들...

그리고 국사가 단원별로 하루에 100문제씩 쏟아졌다...

수학은.. 고3초까지 하고 과외를 그만두었던 수학은...

과외를 시작했다 -_-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과외를 했다...

9월달 과외는 미친 짓일지도 모르고 또 나도 고3 9월 과외는 미친짓-_-이라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너무 급했다.;;

영어는...오르비에서 늘 이맘때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성문 볼 필요 없습니다. 그걸 왜 봐요

그냥 문제집 사서 풀어요- 그와 역행해서 문법책을 집어들었다.



물론! 문제만 푸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언어는...아, 언어는 문제만 풀었구나 -ㅁ-;;;

문제의 출처는 여러 인터넷 문제은행 사이트에서 퍼나른 것이었다.

일단 매일 50~100문제씩 풀고 틀린 것은 국어교사이신 엄마와 이것이 왜 틀렸는지를

분석하고 나의 정신 사고 과정을 개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내가 틀리는 문제는 항상 패턴이 일정하다.

그 시를 나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마는 것.

엄마는 잔인한 단어로 내 사고방식의 멍청함을 일깨웠고-_- 난 기분 나빠도 그걸 묵묵히 받아들어야 했다.

나의 편견을 깨야했고... 시인의 시를 쓴 의도, 그리고 문제 출제자의 의도에

사고 과정을 일치하는데 중점을 두었다.(항상 문제를 풀때마다 이걸 왜 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오답 보기는 이것이 왜 오답인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넘어갔다;;




현대시를 어느정도 하면 나머지 문학 파트도 간간히 풀었다..



그럼



비문학은...?


겁이 없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안했다 -_-


비문학은 원래 거의 안틀렸다.

수능에서도 안틀리기를 바라는 거지 뭐;;; 어쩔 수 없었다;;;



수학은 아까 말 한대로 과외를 시작했다.

음 좋은 선생님이셨다 -ㅁ-

일단 도형의 방정식 삼각함수 그리고 확률통계 등등 내가 약한 부분의 정석 문제를 풀고

틀리면 그것이 왜 틀렸는지, 그리고 여기에 쓰인 문제 풀이유형은 무엇인지를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또 수학 경시 학원을 다니던 내 동생(이번 올림피아드 본선에서 상 타길 바래줄게 훗_-_)이

몰래 쌔벼-_-온  얄팍한 공수~수1 묶음 문제집을 풀고 모르는 것을 질문했다.

문제가 상당히 좋았던거 같다. (한달에 100만원 가까이 내고 다니는 학원의 특급;; 문제집이라 그런가;;)

물론 오답체크도 철저히 했지만 선생님께선 그것과 비슷하거나 또는 정반대의 문제유형 또는 이론을

담고 있는 다른 문제도 즉석에서 소개해주셔서 좋았던 거 같다.

그 외에도 그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계속 풀었다.


과외 외에 내가 따로 정석을 정리했다. 역시 수리 시간에 다른 시간의 배를 투자했다..

위에 나온 내가 취약한 부분 3번, 그리고 그 외의 영역 1번씩

연습장을 사서 1 페이지당 한 문제씩 큼지막하게 문제 풀이방법 그림까지 다 쓰고

풀이과정도 깨끗하게 적었다.

틀리면 오답용 연습장에 역시 1페이지당 한 문제씩 큼직큼직하게 쓰고 풀었다.

문제만 푼 건 아니었다 역시;;

내가 ㄱ ㄴ ㄷ 의 문제를 잘 틀리는 이유는 이론이 부족해서라고 결론을 내렸다.

ㄱ ㄴ ㄷ 의 문제는 학생이 이 원리를 얼마나 잘 알고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 내는 문제이다.

정석에 나오는 모든 원리, 공식 등등이 \"왜 이런가\"에 중점을 두고

암기공부하듯이 외었다;;;

그리고 문제를 풀때 옆에 빨간 볼펜 같은 것으로

이 문제는 이런 원리를 아는 가를 뭍기 위해 낸것이다라고

모든 문제에 빠짐없이 적어넣었다.



그리고 이런 것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수.리.공.포.증...

그리고 계산실수.


난 예전부터 난 수리를 못해...수리는 어려워.....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모의고사때 수리를 가면 갈 수록 못치게 되자 수리 시간 때마다

공포증에 시달렸다.

자신이 없어지고.. 문제를 읽다가 딱 어렵다 싶은 것이 나오면  손톱을 깨물고

다리를 떨었다 -ㅁ-;;;

한 문제가 막히면 다른 문제도 덩달아 막히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침착하게 풀지 못하고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고 풀고 난 후 채점을 하면

꼭 계산실수가 한두문제는 있었다.


고질병이었다.


하지만 대학을 갈려면...내가 갈려는 대학을 갈려면 수리공포증을 극복해야했다.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못했다 -ㅁ-;;;

그저 아직 결코 늦지 않았다라고 믿고 수리 공부를 계속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난 과학고 시험도 통과했다고 -ㅁ-..

하면 될꺼야.

하면 될꺼야.

하면 돼.








10월 초 쯤.


그 날도 야자 시간에 붙어앉아 정석을 풀 때였다

문득, 무언가 깨달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공부를 좀 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좋아졌다 ^^;


그리고...

그 날은 야자 끝날때까지 잠을 잤다...1시간 정도..?

긴장이 한순간 풀리는 기분.

그것을 즐기고 싶었던 것 같다...












다음 영역인 사탐에서 중점을 둔 것은 국사였다

한국지리와 사회문화 일반사회 그리고 윤리는 거의 틀리지 않았다.

국사에서 늘 깨졌고....다른 영역은 그냥 그동안 틀렸던 부분만 중점을 두고 대충 했다.

결국 국사였다.

첫날부터, 단원별로 문제가 100문제씩 나갔다.

우선 내신 공부 하듯이 그 단원을 외었다.

외우는 건 자신있었으니까...

그리고 나서 문제를 풀었다.

그래도 여전히 틀리는 부분은 있기 마련;;

수많은 문제를 풀다보면 내가 미처 안 외우고 넘어갔던 부분을 찾기 마련이다.

더구나 내가 풀었던 문제는 요즘같은 수능문제가 아니라 학력고사때의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치사하고 깐깐한 보기에는 교과서 구석탱이에 있던 것들이 종종 나왔다.

모조리 다 외웠다.



요즘들어 사탐은 암기가 아니라 이해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나에겐 사탐은 암기였다.

이해란, 자료 분석하고 지도를 보며 이해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 이해란, 모의고사 350점 이상이면 누구나 갖출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아무튼 난 지금도 사탐은 암기라고 생각한다. -_-;;

아, 그 외 내가 틀리는 영역은 윤리의 서양 동양 철학 부분과 사회문화 몇 문제였다.

그건 그냥 교과서를 읽고 나중에 문제를 조금 풀었던 것으로 대체 했다.


한국지리는 거의 틀리지 않았다.

난 한국지리란 과목을 배울 수 있었던 것 만으로 고등학교를 들어간 것에 대해

만족한다.

한국지리는 정말 내가 지금까지 접한 과목 중에 제일 재미있는 과목이었다.

물론 뒷부분 좀 빼고...

한국지리 선생님이 좀 괜찮은 선생님이었다면 난 그 쪽으로 나갔을지도 모를 만큼

한국지리는 좋아했다.



언어, 한국지리.


무엇이든 자기가 \"즐기는\" 영역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아무리 수능을 앞에 두고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 하나는 갖춰 두면 좋을 것이다.


수리를 즐겼더라면...얼마나 좋았을까... ㅡ┏







영어문법은 옛날 영어과외 선생님께서 주신 특수제작...수공예품;; 문법 문제집과

역시 특수제작인..성문기본 영어보다 정말 3배는 더 나은;; ㅈㅅㅎ 선생님 제작의

핵심문법이란 과외 교재로 공부를 했다.

정말 내가 선택해도 탁월한 교재 선택이었던 거 같다.

이 자리를 빌어서 ㅈㅅㅎ 선생님께 감사드리며...장가를 좀 가시길 바란다 -_-;






아..

그리고 학교 수업!


일단 학교 공부를 손 놓을 수는 없었다.

왜냐!

뭐 수업 태도 안 좋다고 지적 당해서가 아니라 기말고사 범위를 나가니까

어쩔 수 없이 들었다. 기말고사를 수능 끝나고 쳤는데 그 전에 짜고치는 고스톱 형식으로

프린트랑 교재에서 기말고사 나오는 부분 동그라미치기-_-를 했는데 그건 절대적으로 들어야 했다.

나머지 뭐 수업시간에 수능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 수업은 과감히 제꼈다.

어차피 눈 밖에 난거. 배 째라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처음엔 나도 좀 쫄아서 -ㅁ-;; 어쨌든 성적이 떨어졌으니까 학교 수업을 그래도

멍하니 듣고 있긴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저 공부 프로젝트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자

안그래도 시간이 없는데 -_- 이미 찍힌거 끝까지 개기기로했다.

허나, 넘 눈에 안띄게 얍삽하고 눈치살피면서 -_-...

참고로 내가 다니던 학교는 수능 전 주까지 수업을 했다. -ㅁ-;;;

보통 \"자기  공부를 해라\" 하고 두는게 정상일텐데...(수업이 머리에 들어오냐?)

전교조-_-가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니면 교육청 나으리들이 수험생 입장은 전혀 신경안쓰고

지들끼리 학교는 수업을 해야한다! 라고 정했는지 몰라도 수능 바로 전 주까지

교사들은 나름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정말 완죤 짜증이었다 -_-

머 대충 답지보고 수업교재에 답 휘갈겨 두고는 내 공부를 했다...

그러나 규칙은 있었다.

특정 수업 시간엔 반드시 그 영역의 공부만 할것,

예를 들어 수학시간엔 수리를..

국어시간에는 언어를..


그리고 야자 3시간에는 2시간은  수리 1시간은 사탐을 했다.

야자는 7시부터 10시까지 였는데 딱 거기까지만 하고 내려와 버렸다.

물론 우리 학교에도 정독실이란 명칭으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위한 독서실이 따로 마련

되어 있었다. 거긴 12시~새벽 1시까지 개방을 했다.

대부분의 상위권 아이들은 거기 모여서 공부를 했다.

나도 물론 1학기때는 거기서 했고 (폼나니까) 12시까지 간혹 있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9월 2일부터는 무조건 그냥 보통 아이들 처럼 교실 구석에서 혼자 공부했다.

신기한건;; 교실이 더 분위기가 좋았다.

아무래도 정독실이란 곳은 좁은데 독서실 책상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좀 꽉 막힌 느낌이

들고 서로 견제하는, 내가 정말 싫어하는 분위기 였는데....

(그리고 난 사람 많은데서 공부하면 졸렸다;;)


교실은 그렇지 않았다.

일단 담임이 우리 반 아이들에게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았다.

1학기때는  그나마 그래도 도망가는 아이들을 족치고는 했는데;;

2학기 9월 2일 이후로는 누가 가든 말든

머라 안했고 전교에서 가장 잘 떠드는 , 자랑스런 꼴찌반 우리반 아이들은

항상 3분의 2 이상이 땡땡이를 쳤고 오히려 교실이 분위기가 호젓;;하고 좋았다.

9월부터는 한 6~7명만 남고는 했으니...

아무튼 칼같이 10시까지만 하고 늘 집으로 갔다.

선생님들은 나의 이런 자태를 보고 나를 이미 포기한 학생으로 간주했다-_-+



우리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10~15분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엄마와 아빠는 매일 아침 밤 마다 나를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셨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귀찮으셨을텐데...정말 감사하다.



4~5번을 묶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ㅁ- 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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