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GG [29281] · MS 2003 · 쪽지

2004-09-12 16: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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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날개가 있습니다...by 카페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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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먼저 어릴 때의 나를 돌이켜 본다면...

난 초등학교 때 부터 소위 공부 잘하는 아이-_-란 소리를 들으며 컸다.
(그래봤자 조그만 동네였지만)

수학경시반도 해봤고 엄마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되는 올백도 몇 번 받아봤다.

수학 경시반 때문에 중학교 수학을 머리가 터져라 외우던-_- 걸 제외하고는

초등학교 때 별스럽게 공부한 기억은 없다. 그냥 잔머리가 잘돌아간거같다.

그리고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어릴 때 기억력이 좀 좋았던 거 같다.(지금은 그닥;;)

4학년인가 5학년인가 담임선생님께서 장난삼아 미국 영어 동화책을 주면서(꽤 길었다)

쉬는 시간 안에 다 외우는 학생한테는 5000원을 준다해서 돈에 눈이 멀어서 그랬던지

괜한 오기 때문인지 모조리 외어내어 돈을 받아서 자랑스럽게 엄마 앞에 펼 쳤던

기억이 난다 -_-  아무튼 뭘 외우는데는 소질이 있었다. 그래서 시험은 잘 쳤다.

(그 땐 초등학교도 시험을 치던 시절이었다)

그 외에는 늘 제기차기 공기놀이 땅따먹기 (고무줄은 못했다;;)를 하며 논 것과

매점가서 논 일이 내 생활의 대부분이었다..그리고 제일 중요한 유년기의 과업은

일주일에 항상 4~5권씩 책을 사서 읽었던 것이었따. (서점에서 난 VIP였다 -_-;)

수능에서 언어영역을 잘 본 건 어릴 때 쌓아놓은 독서량 덕분이란 생각이 들만큼

수많은 책을 읽었었다.

책상 밑이나 집 어두운 구석에서 몰래 책을 봐서 (엄마가 책만 너무 보는 거같아서

보지못하게 했다;;) 현 시력이 -11에 육박하리만큼;; 책을 좋아했다.(지금은 별로-_-;;)

암튼 수많은 독서량과 어릴때 부터 시작한 영어와 수학 공부로 기본 베이스?는 탄탄하게

다져놓았던 거 같다...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은 어릴 때의 독서가 정말 평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다음에 자식을 낳으면 어릴 때의 교육을 중시하도록 합시다-_-;;;)

단, 다 좋았는데  한가지 성장의 문제점은.. 수학 경시반을 하면서 수학을 싫어

하게 되었던 것이다.-_- 초등학교 4학년한테 중3 수학 못 푼다고 맨날 야단을 치니

수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나갔다;; 은근히 수학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몸을 사리게 되고

겁이나는 공포증. 수능 때까지 날 괴롭히던 수리 공포증이 그 때부터 나타났었던 것이다.


어쨌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중학교에 진학했다. -_-

중1때는 공부를 안하다가 늘 반에서 2등을 했다. 전교 10등안엔

들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땐 어려서인지 아니면 놀기가 좋아서인지 별로 성적에

욕심이 없었다.

허나 전학을 하고 나서는 전학 한 동네 아이들이 촌동네에서 온 애라며 무시를

하길래(똑같은 \'시\'인데도!) 열받아서 공부를 했더니 -ㅁ- 성적이 잘 나왔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무언가 공부를 잘하면 유리하다는 느낌을 터득한 거 같다.

공부를 잘하면 편하다. 선생님한테 이쁨받고 인정받고 아무튼 살아가는데 플러스

요인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내 자신이 남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느낌을 즐긴 거같다.;;; 정말 꼴값이고 부끄럽지만;;; 어릴때는 아무튼 그랬다.

그래서 전교1 등에 그렇게 목을 매달았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중학교 내신이 뭐길래

그랬나 싶지만 그땐 1점 1점에 목을 매달았었다; 지금은 후회되는 점이긴 하지만;;

그리고 또 이 때 내가 안은 치명타는 내가 목매다는 공부가 내신 공부에 한정이 되엇다는

것이다. 목을 매단다 해도 \"나의 수준\"에서 조금 열심히 하는 것이지 보통 공부 많이

하는 학생에 비해서는 쨉도 안되는 것이었다.(공부 20분 쉬는시간 40분 -_-;;)

초등학교때부터 머리 좋은 아이 공부 잘 하는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더니

코앞에 다가온 내신 공부, 즉 단기간에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만 적당적당히 하고

나머지 공부-수능 스타일의 평소 꾸준히 열심히 해야하는 공부-를 등한시 했던 것이다.

이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책은 좀 읽어서 상식이 많다. 어릴 때부터 다져진

베이스가 탄탄하다. 하지만 그것만 믿고 공부를 꾸준히 안한다.  이런 학생이 바로 나의 모습이었다.

여튼 그렇게 내신에 목을 매단 결과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우습게도 과학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ㅁ=

이유인 즉슨, 중3때 같은 반 아이가 과학고 시험을 친다길래 나도 샘이 나서 따라 쳤는데

그 애는 떨어지고 나는 붙었다-_-. 그것도 몇 년 씩 준비한 것도 아니라 그저 2주일동안

공통과학 자습서 두 번 읽고 A급 수학 한 번 풀었는데 -ㅁ-;;; 덜컥 붙어버렸다.

내신이 조금 영향력이 많았는데...내신이 좋았던게 도움이 된거 같다.

여튼 과학고를 붙게 되었더니 학교의 영광;;이라해서 동네방네 소문이 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과고 진학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과고에서는 신입생들에게 입학 하기 전에 과제를 주고 시험을 치게 한다.

노는 것 좋아하고 공부 안하는 내가 그 공부를 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과고를 붙었다는 그 우쭐한 기분에 이미 세상 다 산것 처럼 노는데 미쳐있었다;;

(내가 여기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하는 것은 노래방을 가거나 겜을 한다거나

거리를 쏘다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책상앞에 앉아서 공부하기 싫고 이유없이

시간 보내고 티비보고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_-)

결국 91명 중에 73등인가?? 라는 기가 막힌 입학시험 성적을 받았고  선행 학습을 하면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물리2와 화학2 수2의 벽을 절감....그리고

과외쌤들과 엄마아빠의 \"너는 역시 문과였어!!\"라는 주장과 나의 말없는 동의로 인해

쪽팔려도 -_- 전학을 해야만했다.

그나마 \"과고에서 전학 온 아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시작한 고등학교 생활.

늘 내신은 1등이였으나......(외우기만 하면 되니깐. 그리고 솔직히 학교 내신은

짜고 치는  고스톱일 만큼 내신 변별력이 낮던 학교였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어릴 때 그나마 다져놓은 베이스가 있어서 그런지

모의고사도 그럭저럭 괜찮게는 나왔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나의 \"적당적당\"  꾸준히 하지 않는

습관이 조금씩 그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의고사를 1학년 동안 딱 2번 1등했던

거같다. 한번은 전국1등-_-;;;이었고 나머진 전국47등인가?했나?;;

그런데 나머진 전부 들쑥 날쑥 했다. 즉, 기복이 많았다는 것이다. -_-

꾸준히 꾸준하지 않은 학생의 가장 큰 특징. 기복이 많다는 바로 그것...하지만

뭐 그래도 아직 1학년인데.....하면서 별로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고 넘어갔고

그런 상태는 2학년이 되어도 지속되었다. 그래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았따.

그리고 그땐 내신에만 워낙 신경을 썼고 -수시때문에- 특히 비교과로 대학을 나름대로

쉽게 갈려고 프랑스어 경시대회를 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면 정말 시간낭비였지만-

거기에 또 메여있어서 수능은 조금 등한시했던 거같다 (생각해보니 너무 멍청했었따)

외고도 아닌 지방의 일반고에서 서울대 제2외국어 경시대회가 참 무모했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그러나 이미 엎지른 물.

보통 모의고사는 보통 잘치면 380대 중간이면 370대 그리고 360대도 간간히 나왔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360대를 받는 날이 많아졌으나... 난 수시로 대학 갈거라면서

또 자존심에 경시대회 때문에 수능 공부를 안해서 그런다!(그렇다고 경시대회 공부도

많이 한 건 아니었다) 나도 다른 애들처럼 수능 공부에 올인하면 금방 성적이 오를 것이다

왜? 난 천재니까 라는 말도 안되는 자만심으로 끝까지 버팅겼다.

특히 수리가 문제였다...

아까도 말했듯이 중3 수학까진 그래도 이해를 잘하고 어려운 문제도 잘 풀었는데

중2때 정석을 선행학습 하면서 부터 나의 수리 실력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했다.

대략 나의 상태는... 과외를 했었는데..중1 말부터.. 그냥 그때그때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은 금방 이해하고 캐취한다. 그리고 문제도 어설프게나마 푼다.

모르면 몰래 아니면 대놓고 해답을 먼저 봐버린다 -_- 고민하기를 싫어한다.

젤 중요한 것은 복습을 안한다.....-_-

이러니 수학 실력이 늘 수가 없었다. 정석을 몇 번이나 돌려도 그게 그 수준이었다..;;

학교 시험은 특이하게도 모든 문제를 교과서에서 내버려서 100점을 맞았으나;;

모의고사는 이상하게 1학년 1학기 말을 들어서부터 들쑥 날쑥 하게 되었다.

정확히 내 점수는 수리에 의해 좌우 되기 시작했으나 난 애써 그걸 모른 척했다.

수리를 잡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공부를 열심히 했는가? 그것도 아니었다. 언어야 어릴 때부터 쌓아온

실력 덕분에 늘 114~116 사이, 못 쳐도 110점은 항상 넘었고 영어도 모의고사야

하나 아니면 늘 만점이었다.

허나 사탐과탐은 교과서도 안 본채 (왜? 내신 공부할 때 좀 봤으니까) 문제집의 문제만

풀었다...-_- 틀린 문제는 답 보고 그냥 쓱 지나가 버렸다. 다시 체크 안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나마 공부하는 척을 낸 것도 극히 드물다는 것이었다.





고3 초에 모의고사 1등 한두번 한 뒤로....

내 성적은 눈에 띄게 하락세를 그려갔다.

하지만 난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저건 내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했따. 여름방학 때까지 그놈의 서울대 경시대회에만 집중

하느라..나도 다른 애들처럼 이제 수능에 올인하면 점수가 잘 나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건 나의 착각이었단 것은 오래지 않아 밝혀졌다





#PS: 난 과외를 좀 했다 -_-

중1때부터 성문기초랑 중3 수학과외를 했었고

프랑스어 경시 때문에 과외도 했었다.

그러나 나머지 사과탐이랑 언어는 나 혼자 했다 (별로 하지도 않았지만;)

난 학원 체질은 아닌 거 같았다. 한 번 사탐 학원을 다녀봤는데 일단

집을 나가서 움직이는 자체가 싫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명이 우글우글 한데서

수업을 듣는 것도 싫었고 (학교 수업 같아서 싫었다..실력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

그저 선생 혼자 붕 뜨는 그런 느낌) 수업 방식이야 뻔했다.

그냥 이론 설명하고 문제 풀어라 하고 풀이하는 방식.

뭐 설명이 명쾌하다 어쩐다해도 난 내 성격이 \"내가 아는 건 듣기 싫다\"였기 때문에;;;;

내가 아는 부분을 설명할땐 나 혼자 뒷 부분을 보면서 혼자 개인플레이를 했고

문제도 남보다 빨리 풀고선 잤다 -_- 그리고 풀이 다 끝난 후에야 일어났다.

특히 난 내가 맞춘 문제를 오랜 시간을 들여 설명하는 것을 참지 못했었다;;

건방질 수 도 있지만 어쨌든 학원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그냥 내가 모르는 부분만 콕 찝어서 1대1로 수업하는 과외가 잘 맞았다.

과외를 너무 오래하다보니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문제점이 생기기도 했지만

학원 수업 보단 나았다. (난 인터넷 강의도 단 1초도 들어본 적이 없다 -ㅁ-;;

솔직히  애들 손주은이다 이만기다 해서 유명강사들 강의 듣는 거 옆에서 봤을 때

그닥 잘가르친다고 생각 한 적이 없었다. -_- 단, 수학 빼고 -_- 수학은 뭐든지

내가 모르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

영어는 과외를 안하면-_- 아예 공부를 안하기 때문에 (실력??만 믿고...난 초등학교 2학년

때 영어를 처음 배웠고 4학년 때부터 중학교 독해부터 시작해서 중1때 고3 모의고사를

풀어냈다 -ㅁ-;; ...중요한건 그렇게 모의고사 만점 받을 수준 딱 그만큼만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 뒤로 발전이 없었다;;;)  또 문법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서 했고

수학은 절대적으로-_-해야했기에 과외를 했다.

그러나 언어나 사탐 과탐은 남 도움 없이도 나 혼자 충분히 커버 가능했기 때문에,

또 그렇다고 믿었기 때문에 혼자 했다.

난 과외가 돈지랄-_-;; 이든 뭐든 나쁜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쨌든 효과를 거뒀기 때문에.

뭐든지 나에게 맞는 방식,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방식 중에 최선이라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내 자유다.

(우리집 형편이 그것을 허락하는 것이 다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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