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수생활] <별첨#2> 나의 친구 - 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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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 최준호..
출신은 충청도 논산 출신이다..
이놈의 첫인상은....
거의 환상적으로 나빴다
그래, 처음 학원 들어와서 뚤레뚤레..얘들 얼굴도
잘 익히지 못하고 있을 무렵
이녀석이 침실에서 심하게 혼났다는 말을 들었다.
그 혼났다는 이유란..
그 전날 저녁에..
생활 담임선생님께서,
애들이 지루해할 까봐
재밌고 상식이 넘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 시간이 끝나고 쉬는시간..
그녀석은 선생님께 가서 가볍게..
자기는 농담으로 생각하고 한마디를 던졌다
\"선생님, 보기보다 박학다식 하시네요^^*\"
이 말 한마디 땜시..ㅡㅡ
침실에서 대가리 박어를 하고 있었다는..
그런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게 딱 한가지..
\'대략..왕따 1순위군..ㅡㅡ;; 건방지게 박학다식이 뭐야..\'
그렇게 생각이 나니 자연스레
안좋게 대하고 싶은 감정이 마구마구 일기 시작했다
(이때는 내가 다리 다치기 전이어서
참 혈기 왕성했다..ㅡㅡ;;;;)
그렇게 첫인상이 굳고,
말 한마디 안하고 4~5일이 흐른후
이녀석에 대한 새로운 소문이 떠돌았다\'
(이미 그 사건으로 당시 우리반 최고의 후담거리였다..)
그 소문은..ㅡㅡ
이녀석이 엄청난 천재라는것..ㅡㅡ
외형은.. 더벅머리에 약간 큰 코에..
대략 호빵맨이 안경 쓴거라고 생각할 정도인데..
천재란다..
=_=
호기심 왕창인 나는 일부러 그녀석에게 접근하여
물었다
\"아~ 최준호라고 했지?^^ 되게 반갑다^^\"
이런식으로..ㅡㅡ;;
이야기를 하다보니 꽤 괜찮은 녀석이라고 슬슬 느꼈고..
본론에 들어가서..
\"너 근데 공부 잘했다며?\"
라고 물었다...
윽..그녀석의 경력은 화려했다..
고3 시절에..
모의고사 에서 전영역 만점 한번
언어영역 연속 5번 만점
대략 모의고사 평균점수 395점..ㅡㅡ;;
9월 3일 전국모의고사 394점...ㅡㅡ;;;;;;;;;;
지방MBC에서 \'우리고장 수재\'로 지역방송도
탔었고....
건양대 의대에서 최고의 조건으로 스카우트 하려고
했었단 말도 들었다..
나는...까무러치는줄 알았다..
나..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무..물었다..
\"그.....그..럼 이..번 수능...얼마나 모..못봤는데?\"^^;;;;;;;
대략..370 맞고 서울 법대 떨어져서 재수한다면
한대 때릴려구 했다..그러나
그녀석의 답변은 의외였다
\"이번에 수능 안봤어..-_-\"
\"왜?ㅡㅡ;;;;;;;;;;;;;;;;;;;;\"
이유는..정말..
너무나..
너너너너너너무무무무무무무나나나나나나나
간단했다..
\"집.에.불.나.서.\"
ㅡㅡ
이 순간 나는 이녀석을..
내 인생에서 본 사람들중에
가장 운이 없었던 사람부문 1위로 링크시켰다..ㅡㅡ;;
그렇다..
운명적인 11월 6일 새벽 5시에..
우리 공부 잘하는 준호씨 집에
과다전력 으로 인해..화재가 난것이다..
잠을 잘 자던 준호씨는
페까지 타는 내부화상을 입었고
대략 일어나보니 오후라는 것이였다.
그래서 1달동안 정신병을 앓다가..
(1달만 앓은게 신기하다..ㅡ;ㅡ 나같으면 재기불능)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학원으로 컴백했다는 것이다..
그 순간 이녀석에게 있던 안좋은 앙금들은
싸그리 없어지고,
경외심 마저 들었다..
그렇게 그녀석과 나는 친해졌다..
나중에 다리 수술 후 (5월정도..)
식당에서 교실까지 식판들고 밥을 타준것도
이녀석이었다^^( 식당-교실 사이 300m)
그렇게 우리는 겨울부터 친해졌었고..
이녀석은...6월 6일에...말못할 이유로 퇴소를 하게 됨으로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서울대 법대 가 최종 목표 였던
우리 최준호군..
그와 다시 대학에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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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작년 12월 말에 썼던 부분입니다.
지금은 2004년 5월이다보니, ㅋ 시기상으로 반년 전이네요..;;
최근에도 최준호군으 ㅣ소식을 접하지는 못했습니다..ㅠ_ㅠ
하지만 어느 대학에 합격했는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만,
프라이버시 관계로다가 말씀 드릴 수 없겠습니다..ㅠ_ㅠ
\"준호야, 어딘가에서 너도 지금쯤 열심히 살고 있겠지?^^
이 녀석아, 넘넘 보고싶다..ㅠ_ㅠ 연락좀 해라 제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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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보는중입니다 >_<어서 올리셔요
최준호형이면.. 지금 저랑 대학국어 같은 조..(서울대 의예과)
인문계열이면.. 동명 이인이려나..
더벅머리에 약간 큰 코라는 인상착의는 대략 맞는 것 같은데요..-_-;;
레이님// 준호라면;; 의예과에는 가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동명이인이려나요?~ 우훔~
빨리 더 보고싶어요 ~
최군너무 안타깝네요. 저였다면 절망해서 폐인이 되었을지도-_-.. 참 굳은의지의 소유자신것 같습니다. 존경스러워요.
집에 불이 나서 ;;;;; 라니 , , , 정말 수능도 운인가봐요 ㅠ_-
켁;; 집에 불나서.. 정말 운이 없으시다;;
예상치 못한곳에서의 극적반전이
글의 맛깔스러움을 감칠감나게 표현하고 있는
秀作입니다.
글 솜씨가 퇴계이황 못지않으십니다.
지원군님//
무슨 과찬을 그렇게..
님의 리플 솜씨는 신사임당 못지않으십니다.-_-a
불이라 _-_
참 수능이란 게 헐헐
준호친구였구나... 준호보구 싶다..준호.. 초등학교 같이 다녔었는데...초등학교때...절친이여쪄...어떻게 됐을까나....궁금하네...
신사임당 ㅋㅋ아이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