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피해자였고, 가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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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 난사’ 김 상병 아버지 단독 인터뷰 “죄인이 무슨…”
아버지의 기억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난 4일, 아들이 다쳤다는 막연한 얘기를 듣고 정신없이 경북 구미에서 차를 몰았다. 경기도 김포 우리병원에서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다시 대전 국군병원으로 행선지가 수차례 바뀌면서 10시간 가까이 운전을 했다. 처음엔 아들이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친척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뉴스 속보에 뜬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의 김 상병이 아들입니다.”
다음날 아들은 눈을 떴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동생에게는 말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제가 영원히 외국에 나갔다고 해주세요.” 아들은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될 걸 알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들은 지금도 연일 보도되는 ‘김 상병’이 자기 형인지 모른다. 아버지는 인터넷 기능이 고장 난 집 컴퓨터를 일부러 고치지 않고 있다.
아들은 지난달 15일쯤 휴가를 나왔고, 군 생활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관이 되길 꿈꿨던 아들은 “힘든 일을 견뎌 보고 싶다”며 재수 끝에 해병대에 입대했다. 잘 지내는 줄 알았다. 지난달 26일 아들은 무슨 이유에선지 경찰관의 꿈을 접고 아버지가 하는 반도체 관련 사업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다음 휴가(7월 26일) 때 다시 상의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며칠 뒤 아버지는 살인자가 된 아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사건 당일 탈영을 결심하고 소총을 훔친 아들은 누군가 나타난 것 같기에 순간 총을 쐈다. 복부를 잡으며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 준 같은 대학 출신의 이승렬 상병이었다. 아들은 “그 순간부터 손이 덜덜 떨리며 내 정신이 어떻게 된 것 같았다”고 했다. 그 뒤로 병사 3명이 더 아들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
“왜 그랬니?” 아버지가 물었다. 아들은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끊임없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했다. 전역한 한 선임은 성기와 손을 담뱃불로 지졌었고, 사건 며칠 전 후임에게는 모욕을 당했다. 같이 근무하러 나가자 했더니 “기다려”라는 반말이 돌아왔고, 이에 화가 나 따지자 후임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네가 선임이냐?” 몸싸움을 했지만 바닥에 넘어진 건 아들이었다. 선임도, 후임도 말리는 이는 없었다.
13일 경북 구미시 인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 상병의 아버지(49)는 사형수 또는 무기징역수가 될 아들의 미래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저는 죄인입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는 울었다.
아들의 과거
눈을 떴다. 죽으려 했는데 살아 있었다. 선·후임 4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직후 김 상병은 소초장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창고로 뛰어가 수류탄을 터뜨렸다. 자살 시도는 실패했고, 사건 직후 그는 구속됐다.
김 상병의 개인 사물함에선 이런 메모지가 발견됐다. ‘학교 다닐 때 문제아였다. 선생님께 반항 및 욕설. 사회 성격이 군대에서도 똑같아. 모든 것 포기 심정. 다 죽여 버리고 싶다. 엄마 미안.’ 그곳에서 그는 문제아였다.
김 상병은 훈련소 인성검사에서 불안, 성격장애, 정신분열 증상을 보인다는 결과를 받아 지난해 9월 ‘관심사병’으로 분류됐다. 이후 그의 심리상태가 어땠는지, 인성검사에서 나타난 증상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보여줄 구체적인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군대에서 ‘나는 못된 놈이다’ 이런 식으로 쓴 것은 그만큼 좌절감이 깊다는 의미다. 조직은 거대하니까 욕할 수 없고 대신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이런 좌절감이 극대화돼 나온 표현 같다. 그나마 (군대에서) 생존해 보려고 애썼던 흔적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군부대 상담교육을 해온 평택대 차명호 교수(상담대학원장)는 김 상병의 메모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입대 날짜인 지난해 7월 19일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를 지도한 교사들은 조용하고 공부에는 크게 관심 없는 학생으로, 친구들은 눈에 띄게 나서진 않지만 친해지면 말수가 많고 잘 웃기는 학생으로 김 상병을 기억했다. 사물함 메모지에 스스로를 반항적인 사람이라고 적었다는 말에 교사도, 친구들도 의아해했다.
친구들이 기억하는 김 상병의 마지막 모습은 지난해 겨울 첫 휴가를 나왔을 때다. 고등학교 친구 6명과 만난 자리에서 해병대 생활이 힘들다는 말 대신 “여기와는 조금 다른 세계”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김 상병은 지난해 7월 입대한 지 한 달쯤 지나 인터넷 메신저 ‘네이트온’으로 친구들과 소식을 주고받았다. 그는 “선임이 잘 대해 주신다. 편하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후 김 상병은 네이트온에 거의 접속하지 않았다. 같은 날 해병대에 입대한 고등학교 친구 이모(20) 상병은 김 상병과 달리 최근까지도 네이트온에 가끔 접속해 친구들과 안부를 주고받았다.
입대 직전인 지난해 여름, 김 상병은 고등학교 친구 전모(20)씨와 경북 칠곡군의 한 술집에서 오후 7시쯤 만났다. 군인 머리로 깎은 뒤였고, 보통 남자들처럼 “막상 군대에 가려니 기분이 우울하다”고 말했다. 늦게까지 술을 마신 김 상병과 전씨는 인근의 다른 친구 자취방에서 함께 잠을 잤다.
같은 해 2월,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김 상병은 경북 구미에 있는 한 대학의 경찰행정학과에 2010학번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출석률이 낮고 시험을 치지 않아 학사경고를 받았다. 지도교수가 상담했는데, 김 상병은 “곧 군대에 갈 예정입니다. 다녀와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시간의 기차를 타고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갔다. 고등학교는 출신 지역인 구미가 아니라 인근 다른 군에서 다녔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였다. 한 학년 학생이 80여명뿐이었고 기숙사 생활을 했기에 쉽게 친해졌다. 어떻게 하면 야간자율학습 안 하고 놀러갈까 궁리하는 보통 아이였다고 주위 사람들은 기억한다.
“4차원적인 구석도 있고 처음엔 조용한데 친해지면 말 진짜 많은, 웃긴 친구였어요. 몰래 교장실에 드러누워서 손가락으로 V자 표시하고 웃고 있는 사진을 싸이월드에 올려서 다들 웃은 기억도 있고요. 약간 어리바리하고, 그러면서도 재치 있고. 공부는 좀 못했어요. 같이 놀면 재밌어서 무슨 일 생기면 꼭 부르게 되는 친구였어요. 경찰관 되고 싶다고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너, 공부 잘 못해서 안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놀리고, 내기한 적도 있고요.”(친구 전씨)
김 상병이 친구들과 싸운 일은 없었다고 한다. “마음이 여려서 말다툼 하면 좀 꽁해 있다가 먼저 화해하는 편이었어요. 한번은 제가 친구랑 싸워서 학교를 빠져나가는데 그 애가 1층까지 저를 따라오더라고요. ‘참아라, 인마’ 이렇게 말하면서 어깨동무 해줬을 때 고마웠어요.”
시키는 일을 빨리빨리 하는 성향은 아니어서 군대생활을 잘 할 것 같은 생각은 안 들었다고 한다. 전씨는 면회가 허락되면 친구들과 함께 찾아가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1년만 더 참으면 제대인데, 그럼 다들 볼 수 있는데 왜 그랬냐고. 그 말, 꼭 하고 싶어요.”
김 상병은 고교 동창인 이 상병과 날짜를 맞춰 이달 초 함께 휴가를 나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상병만 휴가가 연기돼 이 상병 혼자 휴가를 나왔다. “원래 (휴가) 날짜에 맞게 나왔다면 사고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요. 미안해요, 걔한테. 만나면 장난만 치고 도움 주지 못해서.” 고등학교 친구 박모(20)씨는 안타까워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9년에는 구미 진평동의 한 권투체육관에 다녔다. 취미로 권투를 배웠다. 주말에도 빠지지 않고 거의 매일, 어떨 땐 하루에 두 차례 체육관에 들렀다. 강모(36) 관장은 “말수는 별로 없었고, 다른 애들보다 성실해서 내심 진짜 권투선수로 한번 키워볼까 생각했었다”고 기억했다.
“친구들과 늘 잘 어울리는 아이였어요. 결손가정도 아니었고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경제적 환경도 넉넉했고요. 부모님도 공부를 잘 못하는 것 때문에 걱정했지, 행동적인 부분 때문에 걱정할 만한 애는 전혀 아니었어요. 교사가 가끔 꾸지람을 해도 잘 받아들이는 애였는데, 그런데 정말 김 상병이 제가 가르친 그 애가 맞나요? 어떻게 이런 일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도덕을 가르친 박모 담임교사는 믿기지 않아 했다. 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던 박모 교사는 김 상병을 이렇게 기억했다. “사고를 쳤거나, 뛰어나게 공부를 잘 했다면 기억할 텐데,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어요.”
고등학교 친구들과 김 상병은 1시간쯤 버스를 타고 군위군 동산계곡에 자주 가곤 했다. 수영을 하고, 야영도 했다. 친구들은 김 상병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말했다. 한번은 수업 시간에 졸았는데 교사가 김 상병을 불렀고, 잠이 덜 깬 김 상병이 턱을 괸 채로 대답을 했다. 교사가 반항한다고 혼을 냈는데 김 상병이 억울해했다고 한다. 자신은 그저 잠에 취해 멍해서 턱을 괸 것뿐이라며 친구들에게 항변했다는 것이다. 이 모습이 재밌어서 다들 한바탕 크게 웃었다.
현재
그러나 지금, 김 상병은 선·후임 4명을 살해한 피의자다. 법적 구속 상태로 해병2사단 의무대에 격리됐다. 친구들과 동산계곡에서 수영을 하고, 수업시간에 턱을 괴고 졸다 혼이 나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군대에서의 김 상병은 성격장애를 앓는 관심사병이었을 뿐이다.
“교도소 가면 거기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남을 위한 마음으로, 죄를 씻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아버지는 침상에 누운 아들에게 말했다. 김 상병과 가족들은 사고 당일인 4일부터 9일까지 대전 국군병원에서 함께 지냈다.
지난 13일 만난 김 상병의 아버지는 몇 번씩 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말을 이었다. “유가족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죄인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저 왕따, 기수열외 문제는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해병대에) 보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관심사병 김 상병에게도 평범한 과거와 친구들이 있었다. 그는 피해자였고, 가해자이다.
구미=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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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입대하면 대부분 입대사유가
"날 바꾸고 싶어서."
"힘든 경험을 겪어보고 싶어서"
"주변 지인의 모습이나 권유로" 등등.. 하여튼 각종 사유가 많긴 한데
대다수가 처음 생각했던 의지는 잊고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변태적인 가혹행위를 자랑스레 대물림한 해병대 선후임 개객끼들이 더 망할종자들임.
뭐가 선후임을 위한 배려고 마음이었는지 다 묻어버리고 처패고 괴롭히는것만 즐기는 쌍놈쉐리들.
좋은것만 물려줘도 모자랄판에 그런 선습마저 쓰레기취급 당하게 만든 사티스트 자식들.
마지막 세줄에 그런 쓰레기들은 쳐 죽여버려야 됩니다
여호성만도 못한새끼들
근본적인 문제는 병영내의 경직되고 폭력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가혹행위를 한 선임이나 총기사고를 저지른 어린친구나 애초에 그렇게 폭력적이고 몰상식한 가치관을 가진건 아니었을거에요. 폭력과 비합리성이 군기와 전통으로 정당화되는 군문화와 인식수준이 문제지요. 입대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폭력을 자행한 선임과 후임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가해자는 관심병사와 가혹행위자를 양산하고 있는 군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있는 군대와 국민들이지요.
세상 살다보면 사람을 어떻게 모아놔도 모두 똑부러지고 잘나가는 사람들만 모이는게 아니라 그 안에서 잘난 사람 평범한사람 처지는 사람 모두 나뉘게 되어 있는데 군대라는 시스템 자체가 이런 차이를 인정 안해요. 모두 똑같아야 하고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모두 하나의 가치관으로 대상을 바라봐야 하니까 그런 생각에 의문을 가지는 누군가는 더 도태되고 소외될 수 밖에요. 특히나 해병대의 경우 기수열외라는 시스템으로 처지는 사람들을 더욱 인간본성의 끝까지 몰아세웠으니 누군가는 미쳐돌아가 이런 사태를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계속되는 자살이나 폭력 사건을 자꾸 가해자 개인의 책임으로만 몰고 간다면 아마 군대는 계속 그렇게 남겠죠.
요즘 애들이 유독 자유롭고 나약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구요? 그럼 왜 그 사람들에 맞게 군대 시스템은 변하지 못하는 걸까요. 시스템이 사람들에 맞추면 더 간단한 일을, 매년 수십만의 장병들에게 바뀔걸 강요하니까 일이 쉽게 안풀리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