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팬더 [636771] · MS 2015 · 쪽지

2017-11-19 07: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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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 차조교, 진짜! 마지막: KEEP CALM AND CARRY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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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 CALM AND CARRY ON


안타까운 일입니다. 포항에 그러한 비극이 일어난 것도, 그러한 비극 때문에 수능이 일주일 연기될 수밖에 없던 일도.
한 가지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은, 지금의 수능 연기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수능은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며, 당연히 제 때 수능을 치르는 것 보다는 수능을 보는 수험생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저 역시 두 번의 수능을 보면서, 두 번의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또한 한 번은 고3으로, 한 번은 자퇴한 반수생이자 영어 조교로 수능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능이 임박한 이 시점에 여러분이 하루하루, 매 분 매 초마다 얼마나 긴장되고 고통스러울지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압니다. 물론 이미 이 단계를 초월한 수험생들도 있지만요. 수능이 1주일이나 연장되었다고 할 때, 대다수 여러분의 심경이 어떠하였을지는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수능 연기로 또다시 만들어진 6박 7일, 초 긴장상태의, 593,527명의 356만개의 밤과 415만개의 낮에 눈앞이 아찔해졌습니다.
저는 이맘때 즈음이면 괜시리 참담해지며, 우울해집니다. 두 번의 수능 동안 제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그리고 또 제가 본 수많은 수험생이 모의고사와 수능 앞에 울고 웃던 모습과 어떻게 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면서요. 물론 모든 것을 달관한 수험생도 있지만요! 어쩌면 제가 올 9등급을 맞을 요량으로 이번 수능시험에 접수한 것도, 수능이 임박하였을 때 실낱 같은 도움이라도 될까 하여 두 편의 글을 적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그래서 수능이 연기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할까, 또는 멘붕이 올까. 하며 저까지 참담해지고 멘붕이 왔습니다.
감성팔이는 여기까지입니다. 수능이 연기된 당일, 은사님과도 연락을 했지만, 은사님과 저의 공통된 생각은 이렇습니다: ‘Keep Calm and Carry On.’ 우리는 여전히 나아가던 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직도 몇 개의 밤과 몇 개의 낮이 남았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또, 기회가 생겼다고 방심하거나, 들뜨지도 마세요. 갑자기 일탈을 범하지 마세요. 지금 하면 점수가 오를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안 하면 떨어지는 건 정말 쉽습니다. 제가 주변에서 물어보면 늘 하는 답변입니다. 1주일이 연기된 건, ‘원래 수능은 23일이었어’, 아니면 ‘그럴 운명이었나보지 뭐’ 정도로 치부해버립시다. 더 이상 발동동 구르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얼마 전 저의 글에서 말했듯이, 여러분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으며, 여러분은 그 응원을 받아 마땅한, 빛나는 사람임을 상기하세요.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그 빛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잘 유지한 페이스를 남은 기간 동안도 잘 유지해서 수능 당일까지 끌고 가시기 바랍니다. 잘 마무리하셔서, 터널 끝에서 빛을 보시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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