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 [130998] · MS 2005 · 쪽지

2008-04-22 16:42:49
조회수 4,405

[펌]뉴욕에서 어학연수를 생각하시는 분들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347339


먼저,
이 글은 제가 다니던 대학의 싸이클럽에서 퍼온 글임을 밝혀둘게요.
한 선배님이 직접 쓰신 글인데,
훗날 어학연수를 생각하고 있던 저로서는(웬만한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볼 테죠)
너무 와닿는게 많았고, 느낀 바가 있었기에

오르비 회원분들과 공유하고자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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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7일에 출국하여

2008년 5월 6일에 귀국하는



...뭔가 좀 칼같은 느낌에 무섭기까지 한 그런 9달간의 어학연수 기간을 마무리 하면서

**이가 적은 호주에  대한 글을 보고 불현듯 하던 공부 멈추고 키워질을 잠시 해봅니다.



몇달 미국이란데를 와서 있었음에도 대체 왜 여기서 공부를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더 있으면서 놀고는 싶은데 눈치는 보이고, 영어는 안느는거 같고, 여기저기 학교나 전전해보면서

경험 쌓는다고 헛소리하며 시간과 돈 죽이고 있는 아이들을 정말 무-진-장 많이 보면서,

처음엔 뉴욕으로 영어 공부하러 온다는 것에 대해 끝없이 부정적이 되었었지만, 지금은 나름 장단점이 보이는군요.



주제넘게 헛소리좀 찍찍 해보자면.. 제 생각엔 어학연수를 가는데 몇가지 꼭 필요한게 있는거 같습니다.

아마 이번 학기 끝나고도 우리학교 후배님들도 마구 어학연수를 떠나고자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뭐 제가 경험해본곳이 뉴욕 뿐이니 몇자 끄적여 보자면=





\'첫째는\' 목표와 의지를 확고하게 다진게 아니라면 나올 생각 하지 마세요. 그냥 돈낭비 입니다.

물론! 외국에 나와본다는 것만으로도 젊은 시절의 좋은 경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처럼 약간 어설프게

나이먹기 시작해서 와보면 어린 동생들 정말 많습니다. 대략 89~86 사이에 있는 동생들..

즐겁게 놀다가 가십니다. 뭐 놀 나이니까 그러려니 하긴 하지만.. 한달에 깨지는 돈 생각해보면

집에 장롱마다 통장이 그득하고 바닥에 우드륨 나무장판 누르면 돈다발 튀어나오는 그런집이 아니라면

완전 미친짓입니다.

외국에 나오면 내 생활에 누가 뭐라는 사람이 있기를 한가, 부모님은 그저 자식새끼 외국에서까지 기죽으면 어쩌나

돈 펑펑 나가는거 보이면서도 뭐라 큰소리 하지 못하시기도 하고, 그저 외국에 나갔다오면 다들 양놈들처럼 말이

탁 틔여서 영어 회화의 달인이 되는줄 아시고 계시기 때문에 아무런 태클도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게다가 생활비 부모님이 보내주시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라고 쓰고 쇼핑하기 좋은 이라고 읽는- 준비된 카드는

언제나 쇼핑 천국인 뉴욕에서의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것으로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수많은 친구들을 보면서,

아 이런 정신 나간 쇄키들 지들이 지손으로 그 돈 벌어라도 봤으면 감히 저렇게 간크게 놀지 못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외국에 보내는건 그냥 자식새끼 내 버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정적인 면들을 많이 보면서 \'뉴욕\'이라는 곳으로

어학연수를 온다는 것은 정말 미친짓이다 라는 결론까지 한번 내렸었더랬죠.



사족이지만 뉴욕의 물가에 대해 몇마디 해보자면,

1. 아파트 렌트비가 아무리 싸게 잡아도 유틸 포함 $1000 정도는 기본입니다. 한국에서 오피스텔 처럼 화장실 있고

베드룸 하나에 조그만 부엌 겸 리빙룸이 있는 집을 생각한다면 최소 $3500 씩 한달에 마구 나가게 됩니다.

2. 생활비- 생수한통에 2천원 정도는 기본이고, 쪽문 식당에서 먹는 3천원짜리 메뉴같은 밥을 먹으면 $12-15 은 기본,

좀 잘먹었다 싶으면 $20은 기본입니다. 정말 이게 밥이냐 캐 허접하다 그래도 $7 정도.. 7천원은 하는거죠. 이게 하루에 3끼..

게다가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느냐? 아니죠.. 꼬박 꼬박 커피도 마셔줘야지, 음료수도 마셔야지, 군것질도 해야지~

커피에 브라우니 정도 먹어도 한 $10 은 기본이죠. 아 멋지다.. 홈리스가 괜히 많은게 아니네 그랴.

3. 차비 - 참고로 저는 뉴저지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버스비까지 나가는데, 지하철비 포함 한달 $200 정도 나갑니다.

맨하튼 안에 산다고 하면 차비가 $100 정도만 들지만 아파트 값이 훠얼씬 비싸지기 때문에 뭐 비스무레..

4. 학비 - 이게 최고로 무섭죠. 어느 학교를 가느냐에 따라서 학비는 천차 만별이지만, 값싸고 후잡한 사설학원 및 컬리지 다니며

영어 제대로 하는 인간 정말 죄송하지만 단 한명도 못봤습니다. 그냥 후잡한 수준..차라리 한국에서 빡시게 회화학원을 다닐것이지.

그나마 커리큘럼 제대로 짜여져서 공부하게 되는곳은 NYU나 제가 다니는 콜럼비아 정도 입니다. 한학기 학비를 한달씩 나눠서

계산해보면 한달에 한 $2500 정도군요. 한 250만원..ㅅㅂ 한학기 등록금이네..ㄷㄷ

여기까지가 그나마 공부하러온 삶을 위한 최저 조건이라고 했을때, 이게 끝일리가 없죠.

나름 뉴욕까지 오셨는데 브로드웨이 쇼도 좀 봐야지, 영화도 봐야지, 나가서 유명한 식당같은곳도 가봐야지, 쇼핑도 해야지~

첨 오면 가구도 구해야지, 핸드폰도 사야지 뭐 돈 나갈일은 트럭으로 있기 마련이죠.



손가락 아프게 사족을 달았지만, 그냥 여기 아는사람 하나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왔을때, 한달에 최소한 500만원정도의

예산을 잡고 와야 좀 사람같이 살수 있습니다. 제가 대강 알아본 바로는, 한국에서 집좀 잘산다 싶은 아이들 한달 생활비가

학비 빼고(!!!) 약 250~300만원 선인 걸로 보입니다. 렌트비 포함해서. 결국 \'남들\'처럼 여기서 생활 하려면, 학비포함 한달에

500은 들고와야 된다는 이야기.. 이게 뭐 부모 등골 빼먹고 피말리자고 외국나오는거도 아니고 허허;



저는 여기 좀 잘사는 친척이 있는 덕분에 부모님 등골 좀 덜 빼먹고 공짜로 사는 집을 구할수 있었기 때문에,

모은돈으로 어케어케 생활비도 좀 메꾸고- 매일 밥은 집에와서 요리해먹고, 쇼핑은 개뿔이, 9달동안 브로드웨이 쇼 한번

간신히 보고, 커피 한잔 마시는거도 벌벌 떨고, 주변 한국 애들에게 아 존내 cheap하다 라는 소리도 들어볼 정도로 -

하면서 그야말로 공부만 죽어라고 해서 무언가 좀 얻어가는구나 라는 느낌을 겨우 받고 있을 정도 입니다. 그래봐야

부모님 등골 빼먹고 엄청나게 돈 들어가고 있는건 마찬가지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 하고라도, 뉴욕에서의 삶을 즐겨보고, 죽어라 공부해서 영어 실력을 쌓고, 젊음의 무언가를 얻어가고자

하는 후배님이 계시다면, 어학연수를 결정하기 전에 스스로를 한번 더 돌아보고, 정말 반드시 죽는한이 있어도 가서 공부하고

세상 보는 견문을 넓히고 오겠다는 생각이 너무나 강하게 들어, 부모님이 돈을 안대준다고 하더라도 학자금 대출이라도 받아서

-뭐 그정도로는 분명 무리입니다만- 올 각오가 생긴다면 꼭 오라고 추천하고 싶은곳이 뉴욕입니다.





굉장히 비꼬는 농담처럼 들렸지만, 이곳에서 얻은 삶의 경험은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보물이 되었습니다.

미국, 그중에서도 뉴욕이라는 대표적인 도시에서 - 뭐 정작 미국인들은 뉴욕은 미국이 아니고 그냥 뉴욕이라고 하지만 - 의 삶을

살아봄으로써, 미국 이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없애고 현실을 직시할수 있었으며, 새로운 곳에서, 지금까지의 나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가지는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할수 있었으며 - 뭐 결국 한다리 건너면 다들 아는 사이였지만;; -, 또한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이라는 위치가 세계 속에서는 어떠한가를 뼈저리게 깨달을수 있었죠. 그야말로 캐 바닥으로 버로우중.

자신의 미래와 앞으로에 대한 수많을 생각을 해볼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으며, 돈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우쳐주는 경험이랄까요.

가장 중요한 영어 실력은 뭐..그냥 스스로 이정도면 됬다라고 생각하는 선을 그어야 하긴 하지만 그냥 이제 겨우 남들정도는 하는거

같다라는 생각은 들었기 때문에 후딱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 두서없이 적다보니 뭔가 쌍욕만 날리고 좋은점은 몇 없는듯이 적긴 했지만..

뭐 어느정도는 사실입니다. 그게 이곳에 어학연수 -라 쓰고 돈ㅈㄹ이라 읽는 -를 하러 오는 학생들의 80%이상이

어학에는 실패하고 연수에는 성공하여 돌아가는 이유중의 하나겠지요. 다만 그걸 뚫고 나갔을때 돌아오는 장점이 굉장하다는거..

콜럼비아 대학에서 사귄 친구들 중엔 이탈리아에서 온 베르사체라는 새끼도 있고, 사우디에서 온 왕족도 있었으며,

카자흐스탄 왕자라는 새끼도 있었고, 러시아 외교관 딸도 있었으며, 태국에서 온 스님도 있었고, 벨기에에서 갑자기 영어가 배우고

싶어져서 온 아줌마도 있었고, 뭐 벼라별 인간들이 잔뜩 모여있는곳이 미국의 대학이라는 곳이었거든요.

거창하게 인맥 운운하지 않아도, 세계에 다른 또래의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더라 라는것 정도는

알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죠. 뭐, 다른 곳에서도 이러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테지만 여기는 여기에서밖에 만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말도 꺼내본 겁니다.





으..수업들어가야되요. 뭔가 키워질 하다보니 신이나서 마구 두드려 버렸네 -ㅅ-;;;

다들 봄이 오고 있는데 건강하고 즐겁게들 지내고 계시길! 그리고 아 *** 미안하다 같이 여행 못해서 ㅠㅠ 그냥 후딱 들어가게

되따 ㅋㅋ 한국가서 술을 한잔 살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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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amsci · 68743 · 08/04/22 17:17 · MS 2017

    미국에서 박사학위 취득하고 오신 연구원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유학생은 뉴욕을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 두 부류로 나뉘는데 나는 이라크전이 있을 때 제국의 심장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게 싫었다. 그래도 뉴욕에서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것은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사실 공부하려면 굳이 유학 갈 필요 없는데 해외 학계의 흐름과 한국 학계의 흐름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점이다\"

  • 란테르트 · 1063 · 08/04/22 22:11

    남자분들은.
    결국은 운이지만
    카투사 오세요. 제가 알기론 중산층 이하의 한국가정에서 가장 영어다운 영어를
    가장 돈 안들이면서 또 가장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입니다 :)

    뭐 이것도 RSO, RSG 등등 영어를 아예 쓸일이 없는 보직도 많아서, case by case 이지만
    윗글 읽어보니 ㅎㄷㄷ 하군요.

  • 중도 · 8240 · 08/04/23 12:25 · MS 2019

    솔직히 어학연수는 가격대성능비로 따지면(대딩이 무리하게 워홀을 할수도없고).... 그러나 떠나는사람들도
    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지을수는없고 다만 이미 이런글을 진지하게 읽는사람에게는 도움이 되겠죠

  • Snu Roman. · 69422 · 08/04/24 00:44 · MS 2004

    글 잘 봤습니다만, 사실과 다른 것이 있네요. 밥다운 밥을 먹으려면 20불이나 든다니.. 무슨 스위스도 아니고 뉴욕도 사람사는 곳인데 말이 안 됩니다. 맥도날드 가면 5~6불 정도에 흔히 말하는 알찬 세트 먹을 수 있고 판다 익스프레스라던가 그 외 유사 동양음식점에 가면 10불 정도에 충분히 잘 먹을 수 있습니다. 파스타집을 가도 고급스러운 곳이 아닌 이상 10불 이하로 다 커버할 수 있구요. 한인 타운이 있는 32가 가도 설렁탕, 냉면 등이 비싸봐야 7~8불 정도 햇던 걸로 기억하는데 좀 과장이네요. 그리고 물도 1불이면 삽니다. 저도 미국 유학시절 돈 정말 저기서 나온 금액을 훨씬 상회화는 만큼 펑펑 다 쓰고 다 놀고 왔지만 느끼는게 다른 이유는 저는 그런 경험이 인생에 굉장히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그런데 정말로 의지 확고히 다지지 않으면 영어실력은 거기서 거깁니다. 차라리 한국에서 빡세게 회화 학원 다니는게 나아요.

  • Snu Roman. · 69422 · 08/04/24 00:44 · MS 2004

    일단 요 밑에 유흥가 탐방 글을 1주 안에 마무리 하고 기회가 된다면 외국 생활기도 한 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잘 봣어요^^

  • 이제공부해야지. · 20070 · 08/04/27 00:01

    대딩으로서,, 어학연수 글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 라미-☆Intro · 9800 · 08/05/02 00:11 · MS 2003

    컬럼비아대 학생입니다;
    뉴욕\"주\"의 물가는 한국과 비교하면 오히려 싸다고 느낄정도지만 맨하탄은 비싸요.
    정말 안에 뭐 들어있는거 같지도 않은 샌드위치도 기본이 Tax 포함하면 6불 50, 일반 샌드위치면 7불 50에서 8불은 생각해야하구요
    간혹가다 Chinese Restaurant이나 10불 전후로 커버가 가능하지 그 이외의 곳들은 최소 12~15불, 좀 제대로 먹었다 싶으면 20불은 훌쩍 넘는게 맞습니다. 특히 이동네는 레스토랑가면 Tip이 아예 계산서에 15~20% 포함되서 찍혀-_- 나오구요 거기에 텍스 붙이면 10불 이하로 밥다운 밥을 먹는건 매우 힘들어요.(뭐.. 몇몇 극소수의 싼 음식점들이 있긴하지만요.) 물도 자판기에서 뽑아먹으려다보면 기본이 1.5불, 심한곳은 2불도 있구요.

    원본글 쓰신분이 컬럼비아에서 연수받으셔서 기타 뉴욕\"주\"의 물가 기준이 아닌 뉴욕\"시티\"의 물가 기준으로 쓰신듯한데 읽으시던 중 오해가 있으셨던거 같아서 정정합니다.

  • 저녁별♡ · 156106 · 08/05/03 18:26 · MS 2006

    김기훈 인강보면 중간에 어학연수가서 성공한 사람 한명이라도 있으면 열손가락 다 깨물고 피 토하고 죽는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그건 좀 심하긴 하지만 그만큼 성공확률이 낮다는 거겠죠?
    진짜 외국나가서 공부는 쥐뿔도 안하고 탱자탱자 노는 몇몇 친구들보면
    돈 몇천씩 써가면서 공부 안하고 노는거 보다
    차라리 집에서 미드 다운받아서 자막없이 보고 직접 번역해보거나
    한국에 있는 좋은 학원을 다니는게 훨씬 더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물론 열심히 공부하시는 소수의 학생들은 제외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