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dj0VfNTxXmAE [695567] · MS 2016 · 쪽지

2017-09-24 0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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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논술] 게임이론을 해석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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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시립대 문제입니다. 다 읽을 필요는 없어요. 도표와 굵은 글씨만 봅시다.





[문제 2]

 살다 보면 내가 남을 도와야 하는 상황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또한 생길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보자. 내가 타인을 돕는다면 나에게 1의 비용이 발생하고 내가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면 나에게 10의 편익이 발생한다. 타인의 경우에도 나와 동일한 비용과 편익이 발생한다고 하자. 아래 표는 나와 타인의 선택에 따라 각자의 순편익이 발생하는 네 가지 경우를 나타낸 것이다. 표의 괄호 안에 표시된 첫 번째 숫자는 나의 순편익을, 두 번째 숫자는 타인의 순편익을 의미한다. 여기서 순편익이란 편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것이다.


타인

돕는다

돕지 않는다

돕는다

(9, 9)

(-1, 10)

돕지 않는다

(10, -1)

(0, 0)


 나와 타인 모두 각자 자신의 순편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한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인지 설명하고,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추론하시오. (400자 내외, 배점 20)






게임이론의 도표를 보고 합리적 선택이 무엇인지 선택해야할 경우 다음과 같은 순서로 생각합니다. 첫째 타인이 돕는 경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 문제의 경우, 돕고 9를 얻는 것과 돕지 않고 10을 얻는 것을 비교) 둘째, 타인이 돕지 않을 경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 문제의 경우 돕고 -1을 얻는 것과 돕지 않고 0을 얻는 것을 비교)


이 경우 사회적 순편익의 차원에서보면 서로 돕고 각자 9를 얻어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개인의 경우 각각의 상황에서 돕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러한 문제에서 다짜고짜 '신뢰의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효용의 비효율이라고 판단내리면 곤란합니다. 왜냐면 문제에서 사회적 순편익이 왜 최대가 되지 못했는가? 라고 물은게 아니라 왜 개인이 순편익을 극대화하는 상황이 서로를 돕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는가? 로 물었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여지 있음)


결론은 이러한 비용편익 구조가 문제입니다. 타인이 나를 돕든 돕지 않든, 내가 타인을 도울 경우 편익이 더 크거나 같다면 나는 타인을 돕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런 구조를 변경시키는 것, 법이나 윤리 제도적 변형을 통해서 돕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다던가, 도울 경우 보상금을 주는 구조라면 개인의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but


시립대 해설자료에서는 신뢰의 부족이 출제의도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회적 순편익이 최대화되지 못한 상황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도인듯.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각자가 알아서 판단합시다.




anyway


게임이론 표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판단해주세요. 대충 보고 한번에 찍으려고 하면 분명 혼동할 수 있습니다. (9,9)는 그림의 떡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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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mper fi · 695376 · 17/09/24 01:45 · MS 2016

    글쎄요. 발문에서 '근본적 이유'를 묻고 있는데 저것을 출제 오류라 판단할 소지가 있나요? 뭐 돕지 않는 것이 나에게나 타인에게나 우월전략인 것이야 자명합니다. 즉 개인에게 있어서 순편익 극대화하는 선택이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데 어차피 말씀하신대로 (9,9)는 그림의 떡입니다. 그렇다면 만일 저 게임이 비협조게임이 아니라 협조게임이었다면 두 당사자는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요? 서로 도와서 그림의 떡인 (9,9)지점을 선택하는 선택을 내렸을 겁니다. 협조게임이었다면 분명 그리하겠죠. 왜냐면 첫 째, 난 안 도울테니 넌 도와, 해봣자 상대가 들을리 만무하며 둘 째, (0,0)지점보다 (9,9)지점이 양자 모두에게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협조게임'에서 균형이 (9,9)라는 말은 달리 말하면 비협조게임에서 (9,9)가 불가능한 것은 근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란 말입니다. 상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비협조게임의 중요한 특징인거고, 이것이 협조게임과 달리 9,9가 아니라 0,0지점에서 균형이 형성되는 이유인 겁니다. 상대에 대한 신뢰만 있다면 설사 우월전략이 아니더라도 양쪽 다 돕는 것이 9,9지점에서 균형을 형성하게 하고 그럴 때 파레토 개선이 이루어지죠. 그런고로 제가 보기에 전혀 출제오류라 보이지 않네요.

  • nFdj0VfNTxXmAE · 695567 · 17/09/24 01:51 · MS 2016

    출제오류란 단어를 삭제하는 중에 글을 쓰신 듯합니다. 마음속으로만 담아둬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semper fi 님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 semper fi · 695376 · 17/09/24 01:57 · MS 2016

    마지막 줄에 보기에가 아니라 보기엔이라 했어야 하는데... ㄴ이 하나 빠지는게 어감을 좀 건방지게 만드는 거 같네요 흑...ㅠㅠ 암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