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oiioilllllllll [742727] · MS 2017 · 쪽지

2017-09-02 21: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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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여고생과있었던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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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로 추정되는 여학생이 수학책 코너에서 열심히 쎈 미적분1을 보고 있었음.


너무 귀여워서 걔 옆으로 간다음 블랙라벨 기하와 벡터를 꺼내들며 "하... 일품 기벡은 넘나 쉬웠는데 블라는 좀 어려우려나..." 했더니 그 여자애가 헉하면서 짧게 감탄하더라.


그 여고생을 돌아보며 "어이 학생, 방금 뭐라고 말하지 않았나?" 했더니 걔가 얼굴이 아주 새~~ 빨~ 개져가지고는(하긴 잘생긴놈이 공부까지 잘하는데 반하지 않을수가..ㅎㅎ)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음.


살인미소를 날리며 공부 열심히하라고 어깨 쳐준 다음 내 원래 목표였던 사회문화 기출문제집을 살펴보기 위해 수능문제집 코너로 가서 문제집을 살펴봤다.




한참 매3 사회문화를 보고있었는데 아까 그 여고생이 책 몇권을 껴안고 걸어오더라. 눈이 마주치자 윙크를 하며 "여어-- 공부 열심히 하라고!!" 날려줬는데 얘가 갑자기 사색을 하며 나를 쳐다봤다.


"이봐, 무슨 문제...?"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 여고생이 달려와 지가 들고있던 책으로 내 머가리를 사정없이 찍었다.


뜻밖의 공격에 당황한 나는 "뭐냐 이기야! 왜 그러냐..!"를 외치며 그 아이한테 매달려가지고 바짓가랭이 잡고 매달려가지고 응디, 응딩이 뒤에 숨어가지고 계속 쳐맞고 있었다.


그 여자애가 나를 계속 때리며 비로소 입을 열기를 "이... 시발... 문과... 새끼가... 감히... 공대여신이 될... 나한테... 손을 대?"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하 시발 사문 들고있는걸 봤구나... 이제 어떡하노??' '매3문 보려다 실수로 매3사문 집었다고 할까?'


그러다 엄청난 혜안이 딱 떠올라서, 그 여자애를 벽에 사정없이 밀치고는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친구야, 나는 올해 물2화2로 수능을 칠 개씹상타취 프로페셔널 이과생이다. 사문은 아미노산을 배우다가 아노미론이 궁금해져서 심화학습을 위해 살펴보던 거였고."


그냥 아는걸 대충 말했을 뿐인데 역시 깨우치지 못한 어린 친구라서 그런지 "아노... 뭐라고요?" 이러더라.


내가 "아노미산이라는건데, 꽤 어려운 내용이지. 나중에 배우게 될거야 하핫! 그리고 이런 식으로 공대 선배를 갈구는건 부적절한 처신이라구~" 이렇게 말해주니까 한창 나를 갈구느라 상기된 걔 얼굴이 더욱 빨개지더라. 그리고는 울먹거리며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 여고생의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주며 "응 그럴 수 있지~"라고 그 아이를 용서해줬다.




그러자 그 여고생이 말했다. "그러면 저 도와주실 수 있어여? 요즘 미적분2 선행을 하는 중인데, 네번째 대단원이 너무 이해가 안돼요.."


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미2의 네번째 단원이 뭔지 생각했다. 미2면... 미적분을 다룰테고... 미적분이면 함수... 함수면... 일단 삼각함수랑 지수함수가 있을텐데... 미분이랑 적분은 따로 배우는건가?


이러고 있는데 그 애가 "미2 4단원 뭔지 모르세요?" 하면서 주먹을 꺼내려고 하더라.


주먹을 꺼내기 전에 대충 얼버무리기를


"아 삼각함수?ㅎㅎ 나때는 그거 고1때 배웠는데ㅎㅎㅎ 그거 좆나 어려운거 맞아ㅎㅎ"


그랬더니 그 여고생의 감탄에 찬 똘망똘망한 눈빛이 한층 바래지더라. "아... 97년생 삼수생이셨어요?"


"어..." 내가 말했다. "그래도 삼각함수는 내가 전문이지!ㅎㅎ"


그랬더니 그 여고생이 다시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음. "아니 그런데 왜 말을 돌리세요? 삼각함수따위 좆도 관심 없고 지금 미2 4단원 말하잖아요. 혹시 이과생인데 미2 4단원이 뭔지도 몰라요?"


"응 씨발련아" 나는 그 여자애를 밀치고 일어서려고 했다. 더 이상 거짓말을 하다간 문과생으로서의 내 정체성에 혼란이 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여고생이 다시 물었다. "유리수 2의 x승을 미분하면 뭐야?"


이과생들이 서로를 변별하기 위해 한다던 이 질문. 나에게도 익숙한 문제였다. '이의 엑스승'이라는 말 앞에 뭔가 은하수인지 우리수인지 하는 이상한 조건이 하나 붙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개의치 않고 바로 대답했다.


"당연히 2의 x승 그대로지! 하하 그것도 질문이라고!"


그러자 그 여자애가 나를 덮쳐 쓰러트리고는 무릎으로 목을 짓누르며 말했다.


"아니, 유리수 2의 x승 말이야..."


나는 입을 닫고 고개를 돌려 그 친구를 쳐다보았다. 그 아이의 두 눈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나지막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2의 x승.. 아니에요?"


그 여고생의 무릎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만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출처 머게펌 http://www.ilbe.com/10000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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