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못내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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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초등학생들 가르치는데 오늘이 첫수업인데도
너무 버릇없어서 정말 빡쳤거든요 근데 어린애라 뭐 막무가내로 화낼수도 없고
그 화를 제대로 분출해야하는데 제가 원체 화를 안내는 성격인데다가
뭐랄까 제대로 분위기 잡고 혼을 못내겠어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성격이랑 안어울려서 우스울듯 ㅠㅠ
나중에 후임도 못갈구고 애도 못키울듯 ㅠㅠ 이거 어떡하죠
아 평범한 초딩이랑도 제대로 지내본적 없는데
개념없는 초딩은 상대하기가 정말 너무 두려워요..........내일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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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앞에서 화내는건 별로 입니다.
화내다가 말을 버벅이면 애들이 코웃음 치고,
혼자 얼굴 뻘개져서 역정내는 것도 애들이 보기엔 웃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분위기로 먹고 들어가야 하는데
수업시간엔 웃지마세요, 항상 정색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만드세요
그리고 어쩔수 없이 소란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그냥 책상에서 한두걸음 뒤로 물러 떨어져서 눈 내리깔고 애들을 하나하나 응시하고 있으세요.. 그럼 지들도 알아서 어느정도 조용해 집니다.
그러고 다들 조용해지면 나지막히 한마디 하세요. '앞으로 또 이런식이면 어떻게 되나 한번 두고봐~'
그리고 답이 없이 나대는 애들 있지요? 그런애는 일단 큰소리칩니다 야! 너 앞으로 나와! 그러고 최대한 무서운 분위기로 끌고 나갑니다.
그럼 남아있는 애들은 그 아이가 엄청난 처벌을 받을거라 생각하죠. 그리고 끌고 나가서는 재량껏 소리를 좀 질러주면서 마지막은 부드럽고훈훈한 감동모드로 끝내시면 되요.
제가 학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제게 힘이됐고 제가 가르치는 저만의 교육의 나름 뿌리가 되준 마인드입니다.
애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교단'이라는 위치는 교실의 헤게모니를 선생님께 쥐어줍니다.
'선생'이라는 직위는 사회적 헤게모니를 선생님께 쥐어줍니다.
그 헤게모니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선생의 문제입니다.
처음부터 시작과 끝을 확실하게 정하고, 수업을 제대로 장악하셨다면 지금같은 상황은 걱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딜가나 다루기 힘든 녀석은 있습니다.
한 두놈이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경우도 대다수지요.
선생입장에서 보면 그녀석들은 '내수업을 방해하는 가해자' 지만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수업을 방해하는 나쁜놈으로 서 받아왔던 불평등에 대한 반사로서
'나를 좀 더 신경써서 봐줘' '내가 알아듣게 설명해줘' '당신수업을 내가 왜 들어야 하는지 보여줘' 라는
몸부림입니다.
애기가 왜 웁니까.
말을 못하니 밥달라고 기저귀 갈아달라고 우는 겁니다.
초등학생이야 물론 덜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애들이 왜 반항하고 공부를 손에서 놓습니까
말하기 쪽팔리고 존중이란걸 배워보지 못했고
늘 약자의 입장에서 '욕'만먹어 봤기 때문입니다.
말을 못하니 반항으로 표출하는 겁니다.
무조건 감싸라는 말이 아닙니다.
적절한 자율과 통제된 한계를 명확하게 주지시키세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별거 아닙니다.
'존중'과 '어른이 되는것'을 가르쳐주세요.
그리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사소한 행동, 말 부터 다시 한번 신경쓰시면
정말 훌륭한 선생님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덧을 좀 더 붙이자면 아이들에게 화를 내려고하지마시고,
성인이자 어른.. 아니 선생님인 그쪽이 먼저 아이들에게 좀더 다가가 보세요.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겠지만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이랍니다...ㅎㅎ
단순히 가르침이라는게 돈벌이를 떠나서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껴주는 마음으로 가르친다고 느껴질때 즈음이면
어느새 그 조그만 꼬맹이들도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졸졸 쫒아다니는 귀여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있지않을까요?ㅎㅎ
금방입니다~^^
그저 푸념식으로만 올린 글이었는데 기대도하지않았던 정말정말 좋은글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역시 화내는것이 답은 아니었군요! 올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