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케 [704650]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8-10 03:37:56
조회수 2,517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은 절대 행해져선 안돼요. 절대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2836399

자꾸 비정규직 교원 관련 기사가 뜨고 이젠 의대까지 공격받으니 참다참다 못해 쓰네요. 

오늘도 조교하는 쌤께서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 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계속 말씀하셔서ㅠ-ㅠ 

임용과 관련 없는 분들은 왜 기간제교사가 정규직 전환이 되면 안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명확하게 사실을 설명해 드려야 될 필요성을 많이 느꼈네요ㅠㅠㅠㅠ

특히 사범대 진학 생각하시는 분들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네요



기간제 교사는 임용고시 합격을 하지 않고서도 사범대학 졸업/ 교직이수/ 교육대학원 졸업을 하고 2급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즉, 검증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열려 있는 자리이다 보니 교사가 되기에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충분히 기간제 교사를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지금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정교사로 전환시킨다면 그 과정에서 무능력한 정교사가 생길 확률이 높으며, 그렇게 된다면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교육을 믿지 못하게 된다면 과연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행해질 수 있을까요? 따라서 임용고시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을 통해 정교사를 선발하는 것이 우리나라 공교육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미 기간제 교사들이 사범대나 교직이수를 마치고 2급 정교사 자격증을 획득하였으며, 교육봉사 역시 60시간을 채운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격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졸업요건을 채우고 교육봉사 60시간을 채우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교사가 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고대 사범대의 경우 정해진 학점 수만큼 수업 듣고, 필수과목 빠짐없이 듣고, 공인영어 성적(지금 당장 보러 가도 넘을 수 있을 만큼 매우 낮음 주의) 제출하고, 교생실습 한달 다녀오고, 교직 인적성검사와 심폐소생술 교육 2번 받고, 교육봉사 60시간 채우면 졸업이 됩니다. 졸업논문도 없고 졸업시험도 없으며 저희 과는 심지어 한자시험도 필요 없어요.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잘만 다니면 졸업이 크게 막 어렵진 않아요. 과연 이렇게 대학을 4년동안 다니고 나면 모든 학생들이 교사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전공실력을 갖추게 될까요?


이러한 비정규직 교사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임용고시 수험생들에게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학교와 학생 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 교사 자리를 늘리기에는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 선발할 수 있는 교사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 한정된 자리에 정규직으로 전환될 비정규직들이 포함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임용고시 티오는 현저히 감소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괜히 임용시험을 괜히 임용’고시’ 라고 부르는 게 아닌 만큼 임용고시는 정말 어렵고 힘든 시험입니다. 방대한 양의 전공과 교육학을 완벽하게 공부해야 하며, 1차에서 전공과 교육학 필기시험을 붙고 나면 2차에서 수업 시연까지 해야 합니다. 이렇게 시험도 어렵고, 특히나 중등학교 교사의 경우 초등교사에 비해 티오도 현저히 적기 때문에 초수에 합격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거기서 티오가 더 줄어든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한 임용고시의 늪에서 더더욱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장수생은 늘어나겠고, 몇 수를 거듭해서 어렵게 합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면 시간적, 경제적인 측면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험생으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고도 합격하지 못하고 임용의 길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기겠죠. 그런데 이렇게 힘들여 공부하는 임용고시 수험생들보다도 기간제 교사들이 더 능력 있는 사람들인가요? 기간제 교사들이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2차 시험에서 훨씬 유리하기는 하지만,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정말 완벽하게 해냈고 모든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한 상태라면 이미 임용고시에 붙어서 정교사가 되어 있겠죠.

만약에 이 정책이 정말 통과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학교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게 너무 당연하게 되어 버릴 겁니다. 임용고시를 통과하지 못했고 전공과 교육학 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간제출신) 교사들, 그리고 교사가 될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교사들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될 학부모와 학생들. 안 그래도 요즘 공교육이 위기다 하는 말이 들려오는 상황에서 공교육의 수준은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진짜 우리나라 교육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이 정책은 말도 안 되는 거에요.


그리고 지금 자기들이 꿀빨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시위 나가고 중등 임용 카페에 기간제도 힘들다고 징징대고 우리가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글 쓰고 다니는 기간제 분들은 부디 마인드를 바꾸셨으면 좋겠네요. 물론 현재 학교에서 기간제 근무환경이 좋지 않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처우 개선을 해야지 그냥 정교사로 전환시켜주는 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학교 현장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거에요. 지금도 쥐꼬리 반토막 난 티오를 부여잡고 밤새 공부하고 있을 임용 준비생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정말 계속 이대로라면 12일날 전 진짜로 시위하러 나가야 될 것만 같네요.


이 밖에도 비교과 티오 문제, 영양교사 교사직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은 이 부분이 지금은 제일 시급한 것 같네요. 문 대통령님께서 취임사 때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울 것’ 이라고 말씀하셨던 걸 부디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져도 아마 저는 임용길을 포기하진 않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좋은 선생님들을 정말 많이 만나서! 제가 처음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신 선생님 따라서 고대에 왔는데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꼭 이루고 싶네요ㅠㅠ 제 선생님들께서 저에게 너무나도 좋은 선생님이셨듯이 저도 제가 만날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어요! 제가 가진 지식으로 조금이나마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사실 지금 조교도 그래서 하고 있는 거고요 (물론 빠심이 더 큰 거 인정함) 다만 교사라는 존재가 학생들에게 정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존재인 만큼 정말 준비되어 있고, 학생들에게 학문적으로든 인성적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네 이레기가 이렇게 글을 못씁니다!!!!!! 긴 글 쓰느라 죽는줄 알았어요

넘나 길어서 죄송하고요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졸리네요.. 그럼 전 이제 자러 2000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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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5Pmrz98wIMjSN · 756072 · 17/08/10 03:40 · MS 2017

    인생을 로또화시키는 정책을 계속 실현 중인 듯 착실하게 준비한 사람만 좃같음

  • Orcinus οrca · 753545 · 17/08/10 03:40 · MS 2017

    임고통과하고 정규직 됐을 때 기간제 때의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하는 거라면 몰라도 완전전환은.....Naver..

  • 존예카오나시2호팬 · 754310 · 17/08/13 13:45 · MS 2017

    인정은 지금도 됩니다. ㅇㅇ 그건 되어야죠.

  • MSG · 508334 · 17/08/10 03:41 · MS 2014

    이만 = 20g(0)/17

  • 오이아조씨 · 449010 · 17/08/10 03:43 · MS 2013

    그냥무케님 멋있어요...! 이 글만 읽어서는 웬만큼 흔들리지 않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실 것만 같아요~

  • 부리수엉이 · 417831 · 17/08/10 03:48 · MS 2012

    대체 기간제 교사를 정교사로 돌리면 임용쳐서 오는 사람들은 ㅂㅅ인가..... 진짜 말도안되는 정책을 ....

  • 구너 · 669126 · 17/08/10 05:35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Or7l스님 · 755816 · 17/08/10 05:43 · MS 2017

    정규직해달라는 기간제교사들은 ㄸㄹㅇ임 ㅋㅋ
    제정신이 아님

  • 나비효과♥ · 561174 · 17/08/10 08:01 · MS 2015

    정부는 이미 기간제교사를 정교사로 전환시키려고 마음 먹은거 같네요. 안그래도 해마다 임용고시 교과 티오가 계속 줄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교과과목을 아예 반으로 줄여버린걸 보면...그리고 기간제 교사하다 임용시험 붙어서 정교사 되면 기간제 일했던 기간만큼 경력으로 인정돼서 호봉 다 올려주는데 문재인 정부에 기대어 무임승차 하려는 기간제교사들 욕심이 너무 지나친거 같네요.

  • 청서 · 752209 · 17/08/10 09:12 · MS 2017

    교사 지망생으로서 정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 트위터충 렌즈 · 733095 · 17/08/10 10:21 · MS 2017

    당연합니다

  • 이황 · 756686 · 17/08/10 10:35 · MS 2017

    맞아요.. 정말 이건 아니에요;;
    교사지망생으로서 꼭 정당하게 임용 시험 붙어서 떳떳하게 학생들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 ★메이코패스★ · 676821 · 17/08/10 10:59 · MS 2016

    공감합니다 정말 슬프네요 ㅠ

  • 요조숙녀 빡 · 735062 · 17/08/10 11:00 · MS 2017

    부모님들 교장이신데 업무하다보면 기간제분들 너무 답답하시다던데..

  • 코트왕 이규철 · 570204 · 17/08/10 11:36 · MS 2015

    어차피 안돼요ㅋㅋ 뭔가 떼쓰면 될거 같으니까 몇몇 기간제들이 찔러보는 모양새인데 안그래도 지금 티오문제로 교대에서 데모하고 난린데 이걸 들어주면 대한민국 폭발할걸요.

  • 무케 · 704650 · 17/08/10 11:40 · MS 2016

    그럼 정말 다행이지만... 지금 정부에서 일처리 밀어붙이는걸 보면 시행될수도 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에휴

  • 코트왕 이규철 · 570204 · 17/08/10 11:43 · MS 2015

    정부에서 비정규직 교육공무원에 대한 정규직화는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것 같습니다. 애초에 기간제 교사 대부분이 능력이 안돼서 라기보다는 임고 준비하면서 경험쌓고 수입을 얻으시려고 뛰시는 분들인걸요. 아니면 붙어서 임용대기자 신분으로 하고 계시거나요. 뭐 차라리 임용고시 전면 폐지 이런걸 할지도요?ㅋㅋㅋ

  • Eden Vuela Amor · 557831 · 17/08/10 13:14 · MS 2015

    읽으셨는지 모르겠지만 퍼왔어요ㅠㅠ
    -
    일단 저는 사대생이에요. 요즘 서로 관계가 안 좋은 것 같지만 저는 일단 반감이 없어요. 가족 중에 초등, 중등 다 있으니까요. 여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라 참사랑에서 퍼왔는데 이런 상황이라네요. 현직 초등 선생님들도 반대하는 걸로 아는데 힘을 부탁드릴게요.

    박경미 의원 보좌관과의 통화내용이랍니다.

    요약하자면, 우선 공공부문 비정규직(기간제교사(교과+비교과)/영전/스강) 모두 무기직으로 전환할 생각이 확고하시더라고요. 연금의 혜택은 주어지지 않을거고 다만, 기간만 정년 보장을 하시겠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기간제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육아 휴직으로 정교사가 복직하면 그 자리를 대체해서 기간제 선생님들은 없는 자리를 만들어 주실 거냐? 물으니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되겠죠. 라고 하십니다. 그동안 국영수 위주의 수업을 해서 아이들 인성이 망가졌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인성 함양을 위해 비교과가 매우 중요하고 그런 논리로 영양이 중요함을 역설하시더라고요. 제가 물었습니다. 인성 교육을 강조하실 거라면, 윤리 선생님들을 증원하시라고. 그리고 인성 교육은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생겨나는 거지 밥 잘 먹는다고 인성이 생기는 거 아니라고... 수업은 고사하고 담임도 못하는데 무슨 소통을 하며 무슨 인성교육을 하겠냐고. 국영수 교과를 경시하는 느낌을 받아서 혹시 이 정권에서는 수능을 폐지할 거냐고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수능에서 제일 중요한 교과가 국영수지, 등이 아니다. 그리고 기존 정권에서는 그래도 국영수 시수 확보해 줘서 학생들이 과목별로 각각 1개씩 학원을 다녀도 됐지만, 지금은 시수가 부족해서 국어/영어/수학 각각 2~3개 씩 다닌다고. 현실 좀 똑바로 인지하고 추진하라고 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인기몰이 하지 말라고도요.
    총평은 벽에다 대고 떠들어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냥 한마디로 답정너였습니다. 제가 자녀 없는 아줌마라서 첨 통화 시에 학부모라고 이야기 했거든요. 보좌관한테 더민주는 학부모들의 전반적인 생각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더민주의 생각이 이러하다는 걸 내 지역 최대 학부모 커뮤와 공유하겠다, 증세는 없으니 학부모님들 안심하라는 말도 덧붙여 달랍니다.

  • 존예카오나시2호팬 · 754310 · 17/08/13 13:45 · MS 2017

    사립은 몰라도
    공립만큼은 제발...

  • 존예카오나시2호팬 · 754310 · 17/08/13 13:47 · MS 2017

    사립은 기간제한테 정규직 전환가지고 존나게 괴롭히는데 이걸 개선해야지 왜 공립한테..

  • 아니다 샛기야 · 700335 · 17/10/09 22:39 · MS 2016

    ㅁ뚝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