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대샘] 수능국어, 스킬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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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이면 수능 D-100일에 신경이 모아진다. 왜 사람들은 별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백일을 챙기려는 것일까? 더위에 지친데다 취약 과목의 쓰나미에 빠져 있는 마음 급한 수험생의 입장에선 더욱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일은 무엇보다 우리가 드디어 태풍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섰다는 혹은 입시가 뿜어내는 자기장의 영역 안으로 진입했음을 감지시켜주는 틀림없는 신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수험생의 마음 못지 않게 부모님의 마음도 안절부절, 노심초사로 바빠진다. 입시에 몇 번 경험 있는 베테랑 부모의 경우도 속이 타는 건 매한가지이다. 얼마 전에도 학원을 방문한 학부모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 이어졌다.
“스킬이란 게 정말 있는 건가요? 아이가 어떤 책을 보더니 처음엔 어느 정도 성적이 오르더군요. 지금은 예전 그대로 다시 점수가 내려왔어요.”
첫째, 과연 스킬은 있는가? 이처럼 스킬이 있는가 없는가로 질문한다면 ‘스킬은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말을 듣고 ‘어, 나는 스킬을 알지도 못하지만 국어를 잘하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두 가지 경우가 가능하다. 하나는 평소 국어의 내공이 매우 강하든지, 다른 하나는 부지불식간에 스킬의 원리대로 문제를 푸는 눈을 키워 왔을 수도 있다. 스킬의 반은 절차적 지식, 즉, 예를 들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얻을 수 있는 지식적 축적과도 유사한 원리로 체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스킬은 문제를 푸는 요령인가? 이는 스킬과 관련해서 가장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의문 사항이다. 우선적으로 스킬은 문제를 푸는 요령이 맞다. 하지만 엄밀히 보자면, 표면적으로만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면적으로는 문제를 푸는 방법이라기보다는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는 일로 봐야 한다. 이를 수단과 목적의 관계로 치환해 설명해본다면 단순히 스킬은 수단으로 이해하기에는 목적으로 가는 길에 더 근접해 있다.
셋째, 스킬을 익히면 실력이 향상되는가? 수험생의 입장에선 이 질문이 가장 현실적인 물음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해 스킬을 익히더라도 실력이 향상되진 않는다. 사방에서 크게 실망하는 소리가 울려퍼져도 어쩔 수 없다. 스킬은 공격보다는 방어 지향의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에서 공격 지향이 지식의 확장을 통해 점수를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면, 방어 지향은 자신의 실력을 잘 유지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사실이 대두된다. ‘스킬을 익히면 점수가 오를 수는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킬은 어려운 시험일수록 그 위력과 가치를 잘 드러낼 수 있다.
스킬의 세 가지 작동 원리는 절제, 예측, 시선이다. 이 삼박자가 제대로 원활하게 작동된다면 지금보다 덜 피곤함을 느끼며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제를 풀 때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해본 경험이 있다면, 백일 남짓 남은 지금부터라도 시선의 동선을 미리 잘 파악해서 푸는 연습을 맹렬히 익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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