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대타갔다 영혼털린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2618673
주말 선배가 과외대타를 부탁해서 신나게 수락하고 신나게갔다
학생네 집 앞에 가니까 선배가 카드를 주면서 "이건 부모님 카드고,
둘이 같이 식사비용이나 음료비용 2만원정도 써도 돼,대신 영수증은 예의상 챙겨둬 크게 어려운건 없고 문제생기면 바로 연락주라"
띠요옹오오옹...
카드까지 주는 알바라니...
시급 1만5천원의 알바도 모잘라서 엄카를 받다니
학생이랑 같이 뭘먹을지 기대하면서 씬나게 과외학생의 집으로 향했다.
학생의 집은 우리지역구에서 평당 매매가가 가장 높은 주상복합 아파트였는데, 나도 아파트 아래 위치한 영화관으로 영화를 보러 간적은 있어도 부의 상징이라는 00팰0스에 들어가보는건 처음이었다. 나름 기죽지 않은 척을 하며 최대한 입주민인척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니까 엘레베이터가 6대가 있었다...
급 당황을 탔지만 저층전용 고층전용 이렇게 써있길래 나는 당연히 학생의 집이 29층이기에 고층이겠구나 하고 고층을 탔는데 엘레베이터 버튼이 눌리지를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29층을 입력해봤는데 눌리기만 할뿐 아무리 엔터를 눌러도 입력이 되지 않았다.
입주민 같은 자연스러움은 진즉에 망한 것 이었다.
그러자 뒤에 보던 입주민 분께서 외부인인지 판단을 하시고 " 어머 29층은 저층 엘레베이터 에용하셔야 해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쭈글쭈글 29층이 저층이구나...하며 저층엘베를 탔다.
도착하니까 학생네 집 현관부터 신발장까지가 내 방만했다.
그냥 아주 좋은 집이었다. 바닥도 대리석에 드라마 세트 같이 생겼었다.
학생이 말을 조금 안듣는 다고 했는데 다행이 나에게는 잘 대해줬다.
그리고 나서 같이 밥도먹고 공부를 하려니까 학생이 계속 헛소리를 했다.
내가 원래 알아주는 잔소리 머신이지만 "선생님 진짜 예뻐요" 이 말을 반복해줘서 그런건 아닌데 잔소리는 크게 안했다. 진짜 내 학생이 아니기도 했고
결국 공부는 엄청나게 못하고 과외시간이 끝났다.
끝나니까 내 영혼이 탈탈 털린기분이었다. 과외 시급이 쎈 이유를 알것 같았다. 나같이 유약한 영혼이 남고생이랑 입씨름을 하는건 정말로확실히상당히 피곤한 일이었다.
그리고 집에 가려던 참에 학생 부모님이 오셨다.
매우 근엄 진지하게 생기신 분이었다. 사실 이때부터 약간 쫄았다.
학부모님이 누구에요? 대타로 오신다는 분? 하고 아주 날카롭게 물어보셨다. 당연히 학부모님 입장에서 대타라는게 좋게 보일리가 없기에 나는 최대한 죄송하고 미안한 말투로 "네^^대타에요 아버님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고 빨리 빠져나가려고 했다.
갑자기 짐을 정리하는 나에게 아버님이 "선생님 _______이_______인가요?" 하고 과외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과외가 원래 이런건가???학부모님이 원래 이런걸 질문하는건가????했지만
나는 그래도 내 전공분야이기에 "아버님 그건 _________________아닌가요?" 라고 대답을 했는데
아버님께서 인상을 팍 쓰시면서 "그건 ____________이죠 선생님 , 모르세요?" 라고 반문하셨다.
"아버님 그건___________아닌가요?" 라고 내가 반박하자 학부모님은 근거를 대시며 내 의견을 반박했다.
나도 사실 내가 약간 틀리다는 느낌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받아서 쪽팔리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흠...그런 관점이..그렇군요...하고 수긍하는 척을 했다.
대체 학부모님이 어떻게 이 분야를 잘 아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 집을 빠르게 탈출하고 싶었다. 수치스러운것 보다 학부모님이 또 질문할까 무서웠다.
방에가서 짐을 챙겨와서 인사를 빠르게 하고 털린 영혼을 가지고 집을 빠져나왔다.
과외는 못할짓이라고 뼈져리게 느끼며 '멍청이 죄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대체 학부모님이 그런걸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대타를 부탁한 선배에게 물어봤다.(혼났다는 소리는 쏘옥 빼고)
그러자 선배는 당연하다는 듯이 "아 !ㅋㅋㅋ 00이네 아버님 의사셔서 그러그럴 거야 그 00병원 있잖아ㅋㅋ원장님이셔 쫌 까다로우시지? 많이 힘들었어?ㅋㅋㅋㅋ"
그 병원은 우리지역에서 상당히 전통있고 유명한 병원이었다.
그렇다 나는 무려 의사와 그것도 오랜 경력의 전문의와 토론을 벌인것 이었다.
그 순간 모든게 납득이 가며 '뭐 내가 좀 멍청해 보일수 있었겠네....'
멍청함에 대한 자괴감은 바로 눈녹듯 사라지고 수긍을 하며 입금된 과외비로 만난걸 사먹었다.
결론 ; 돈은 좋다 헤헤
끝.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왜 잡을때 후후후 그러고, 왜 일어설때 느끼하게 일어서는겆노?
-
강사님 몸매가 나랑 별 차이가 없으심..
-
작년까지 ㅈㄴ 쓸모 없는 거 넣더니만 올해는 드디어 그나마 쓸만한 내용으로 갈았네
-
이러다 수능날 ^2211^ ^2406^ ^2409^ 해버리는거 아니냐
-
주 1회 1시간반~2시간 45만원이면 엄청많이높은건가요.(시급으로 따지면.....
-
아... 무료체험 끝남
-
이것중 뭐가 제일 어려움??
-
아… 제발 그만나왔으면
-
매우 귀찮은데 안경 끼면 별로라..
-
더프 씨발련들아 0
사문은 쉽게내고 한지 난이도 개창렬이네 난이도 조정좀 ㅋㅋ
-
7덮 경제 2
빡셌던거 맞지? ㅈㅂ
-
https://youtu.be/5WWXbQhPoig?feature=shared 링크...
-
내일 모교가서 대학교 입학설명회 겸 썰풀이가는데 내 내신등급 추이,생기부,대학면접...
-
검토, 조교등등등
-
과연 이 인간 하나뿐일까요?
-
기축통화국 포지션이면서 전세계 대상으로 무역흑자를 보고싶어하는건지? 달러유동성...
-
오댕이 8
자세히 보면 오리비랑 카톡 중 +모에화 오댕이
-
제가 피램하면서 독해력 올리고 있는데요 기출분석을 안해서 방학동안 들어볼라 하는데...
-
6시 기상 오전 순공 2시간 20분 스튜어트 미적분2 오후 순공 40분 4시...
-
아직도 모르겟네
-
?
-
대가리든 엉덩이 힘이든 암기력이든 타고난걸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노력이라고...
-
공부할게없어 0
ㅜ할게없어 ㅠㅠ 속상해 ㅠㅠ
-
내가 스스로 저능하다하고 성적 올린거 인증하는 이유는 6
너도 할 수 있다. 딱 그정도.
-
학원에서 한글제시문만 연습했고 통계는 해보니까 잘 안 맞는 거 같았는데 그래도...
-
손에 땀나면 컴싸 뚜껑 미끄러워서 잘 안열리고 그랬는데 그거 열받아서 종이 반창고?...
-
ㄷ 틀리다고 했으면서 ㄴㄷ 체크해서 틀리고 5분동안 고민함 작년에도 수능때 이렇게...
-
기분이 생숭싱숭 10
sangsungsingsung
-
별로 안어려울것 같은데 근들갑이 심하노
-
저만 1과목씩 밀면서 수1끝내고 수2끝내고 선택과목 공부하는 식으로 한건가요?
-
실전 개념 강좌 뭐 있을까요
-
미분파트 푸는데 30번부터 장마가 시작됌ㅅ어오 원래 이런건가요 아니면 제가...
-
정신이 2
몽롱하네ㅔ..
-
평균 백분위가 83정도 나오면 누적 백분위가 8정도 나오나요?
-
열심히해도 맨날 실모 풀면 4페이지에서 2문제는 항상 시간부족함. 걍 다 푸는애들은 지능이 높은건가
-
저는 샤프심 그라파이트 B 지우개 피버카스텔 더스크 프리 파란색 이렇개 쓰고 있음
-
지방인이여서 배달받아서 치는데 곡소리가 다들 엄청나네요
-
8:00~14:50 자습&칼퇴 ㄹㅇ 내신 ㅈ같다고 욕한거 다 용서되네
-
한국사때 다시풀어보니까 14번 ㄷ에서 내가 다풀어놓고 곱하기를 더하기로 써서 몇십분...
-
경영 경제 이런 데가 경쟁률이 낮던데 애초에 표본이 높으니까 좀 빡센가요? 논술...
-
체력을 고려하면 0
에너지드링크보다는 녹차가 낫겠져?
-
4등급도 들을 수 있음?
-
노베 삼반수생 현재 쌍윤이고 윤리 좋아해서 하는데... 이해되는것과 재미있는거...
-
과외알바를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매뉴얼&팁입니다. 5천원 커피값에 미리 하나...
-
정신안차리네 ㅠ
-
ㅈㄱㄴ 7덮 수학
-
오호라,,,,
-
우울해 4
흐어어어어ㅓㅇ
-
기록 2
kg(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117 g 109 dhz 123 d 71 b 70 s...
전문의와 토론이라니 값진 경험이군요
그렇게 생각은 전혀 못해봤는데 ㅋㅋㅋㅋㅋ긍정적이시네요
잼있네요 아주머니 또 써주세요
깔......내가 아주머닌건 어케알았지
ㄷㄷ
계속써주세여
ㄷㄷㄷㄷㄷ
와.....ㅋㅋㅋ 나도 과외해줘여
시급얼마주시나여? 고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