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킹조리킹 [554779] · MS 2015 · 쪽지

2017-07-17 23:48:05
조회수 842

(잡글) 공부하기 싫어서 쓰는, 고등학교 선생님 자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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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인 과목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거나, 강의력이 떨어져서 많은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욕을 먹죠.

하지만 저는 운이 좋게도 고등학교 때 정말 정말 좋은 참선생들을 많이 만났던거 같아요 ㅎㅎ..

저런 선생님들이 많아진다면, 공교육의 질과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텐데 라고 생각해서 그 선생님들을 자랑하고자 합니다.


1) 2학년 때 수학선생님


사실 교실 내에서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건, 아무래도 내용 그 자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해보기도 전에 어렵다고 지레짐작해서 손도 안대는 경우가 많죠. 이 선생님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쉽게 쉽게 가르쳐주시고 (솔직히, 과외보다 좋았음..),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자신감이 생길만한 쉬운 문제를 계속해서 주셔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수업시간에 깨어있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학교의 특성상 학생 대부분이 3학년 때 제외하고 사교육을 받지 않아 약간 방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선생님은 무료로 방과후 6시까지 보충수업도 하셨습니다. 그 덕에, 반 전반적으로 수학성적이 좋아져서 6월 모의고사에서 반 25명 중 무려 5명이나 수학이 1등급이었어요. (사실, 명문고에서는 흔한 수치일 수 있지만, 상고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엄청난 숫자죠)


2) 법과정치 선생님 


모교가 상고이기 때문에 대부분 직업탐구 응시자입니다. 학교 선생님은 법과정치로 수능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일반적인 학교의 법과정치 수업과 다르게 진행하셨습니다. 수업의 주를 이루는 것은 토론이었는데, 어떠한 토픽을 제시하고 (ex. SNS를 통한 정치참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팀을 나누어 각자 사전에 조사한 후 토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실, 이런류의 토론은 자신의 정치성향에 따라 반으로 갈라져 토론의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을 이기는게 되기 쉬운데, 선생님은 이러한 토론이 결국 상대방을 이기는게 목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고 더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임을 인지시키고, 상호 의견을 존중하는 그런 토론으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법을 가르치실 때도 교과서 중에서도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부분을 중심으로 가르치셔서 실생활에 유용했던거 같아요.

(물론, 사탐을 안보니까 이런 수업이 가능했겠지만...)


3) 영어선생님


학교내에서 최고령이신 (거의 70에 가까운) 선생님인데, 수업에 대한 열정은 젊은선생님들보다 훨씬 뛰어났습니다. 수업이 독해와 문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특히 문법을 진짜 잘 가르치셔서 수업시간 문법필기를 과외쌤한테 보여주면, 학교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치시는 구나 놀라실정도에요. 고2 기말고사 후에는 영어 빈칸 기출문제를 수업 때 나가셨는데, 혹시나 본인이 미흡한 부분이 있을까봐 해당 지문의 원문까지 찾아서 읽어오실 정도로 수업준비를 철저히 하셨어요..


사실 이외에도 자랑할 선생님 진짜 많은데 기말준비하러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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