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 [73077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6-29 12:32:12
조회수 71,501

대학 시험 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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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라니 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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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글을 쓰기 앞서, 본 글은 거의 유우머에 가까운 글이며, 모든 내용에 대한 근거는 제 대학생활과 제가 본 많은 학생들 점수에 근거합니다. 따라서 반례도 충분히 많습니다.


새겨들으시면 희망이 될 수도, 절망이 될 수도.




1.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나 점수는 별반 차이 안납니다.


   같은 난이도의 100점 만점 시험을 총 2회, 100명이 칠때 보통 70명 정도는 중간고사 점수의 +/-10점 내에 기말고사 성적이 나옵니다.

   나머지 30명은 급격한 변화가 있는데 이들 중 보통 28명 정도는 급격한 하락입니다.

   즉 중간고사 망한걸 기말에 뒤집겠단 발상은 극히 드문 경우에나 성공합니다.

   기말에 잘 보겠다 소리 하지 말고 중간고사부터 밤새서 하세요.


2. 서술형에선 글씨체가 영향력이 있습니다.


   물론 "와 글씨 꼬라지 보소 ㅋㅋㅋ 넌 0점" 같은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우리 부모님 세대가 대학 다니던 시절엔 있었을 수도 있지만 요즘은 그랬다간 바로 법원행이니...

   그런데 다만 교수가 "아유 글씨 참 곱다ㅎㅎ" 하면서 여러분 시험지를 읽는거랑 "하 진짜 뭐하는 놈이야"하면서 여러분 시험지를 읽는건 분명 영향력을 줄 것입니다.

   글씨 예쁘게 씁시다.


3. 시험 점수는 엄청나게 몰려있습니다.


   흔히들 입학하면서 하는 생각이 "(아 난 유능하니까/똑똑하니까 등등) 평균정도 보면 한... B+은 노려볼 수 있을듯?"

   상당 부분 개소립니다. 남들 하는만큼만 하면 남들 받는만큼만 받아갑니다. 그리고 그건 별로 좋은 점수가 아닙니다.

   시험 점수 분포는 아랫배가 불룩한 다이아몬드 모양입니다. 즉 불룩한 중간부분에선 실제로 100점 중 5점 정도만으로도 등수가 거의 8~10등 바뀌게 될 수 있습니다. 과장 같죠? 제가 실제로 본 경우 단 10점의 점수 구간에 19명이 몰려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는 바꿔말하면, 평균보다 조금만 더 하면 훨씬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교수들은 여러분들한테 관심이 없거나, 여러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건 거의 1,2학년들한테 해당하고, 특히 50대 이상의 교수들에게 해당합니다.

   여러분이 맨 앞에서 맨날 초롱초롱하게 보고 매일 질문하고 매일 찾아가서 질문하고 난리를 치면 좀 기억은 하는데, 그정도가 아니면 교수는 여러분의 존재 자체를 모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나 평소에 교수님한테 잘 보였는데 좀 감안해주지 않을까? 는 통하지 않습니다.

   1,2학년때는, 아니 사실 학부생때는, 교수가 말하는거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창의성을 발휘해보는게 현명하지 않아보입니다. 교수들 여러명과 얘기해보면 보통 50대나 그 이상의 교수들은 학부생에 대해 중립~비호감 정도의 입장을 갖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학부 수업 특히 새내기 수업을 싫어하는 것 같더군요. 애들은 해맑아서 맨날 수업 째고, 자고, 폰보고, 과제나 시험도 승천하고... 매우 빡쳐하십니다.

   좋은 수업 태도로 기억될 확률보단 한번의 출튀가 기억될 확률이 5천만배 높습니다.


5. 조교랑은 악감정을 갖지 맙시다.


   음식점에서 음식이 늦게 나온다고 웨이터한테 화내는건, 시험 점수 망쳤다고 조교한테 틱틱대는거랑 똑같이 한심한 짓입니다. 음식 만드는 건 웨이터가 아니고, 점수 주는건 조교가 아닙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아니 오히려 더 조교는 교수에게 을이고 노예입니다. 조교한테 시비조로 말하는건 그저 교수한테 화풀이는 못해서 약자한테 화풀이하는 진상짓 뿐입니다.

   조교한텐 항상 잘 대해주세요. 똑같은 을끼리 잘 지내야죠.

   그리고 종종 조교가 채점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더더욱 악감정을 안갖는게 좋을 겁니다. 그게 아니라도 조교가 당신 욕을 하고다닐 수도 있죠.


6. 의외로 학생들은 공부를 안하며, 의외로 학생들은 공부를 많이 합니다.


   시험이 아무리 어려워도 고득점자는 나옵니다. 제가 이번에 평균 61점 시험에서 98점 나온 사람을 봤습니다 (아 물론 저도 96.4점 ㅎㅅㅎ). 비슷한 경우도 많이 봤구요.

   이번 시험 다들 어려웠으니 등수 괜찮을걸? -> 아닙니다. 물론 여러분이 무난한 B+정도를 노린다면 일리있습니다만, A+을 보고있다면 곤란합니다. 톱티어에는 돌I들이 많아요.

   하지만 의외로 평균은 낮습니다. 특히 절대평가인 분들한테 중요한데, "오 평균은 넘었네?" 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건 그저 "오 씨플은 면했네?" 정도 뿐...


7. 보통 B학점부턴 공부 안했다고 봐야합니다.


   이건 좀 예외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여, 미리 몇가지 밝히고 들어갑니다.

   1) 이건 고대 기준입니다.

   2) 고대는 절대평가를 하되, 60% 정도를 A B에 주는 편입니다.

   3) 고대 졸업 평균 평점은 약 3점대 중후반입니다.


   가령 졸업 평균을 3.6이라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A+ - 공부 열심히 한 것입니다. 혹은 원래 잘 알던 분야거나.

   A - 공부를 하긴 한 것입니다.

----- 성실함 커트라인 -----

   B+ - 벼락치기 했거나 그냥 설렁설렁 한 경우.

   B - 수업을 대충듣거나, 공부를 대충했거나 둘 중 하나.

*드물게 B대에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있음. (상, 등.)

----- 사람/비사람 커트라인 -----

   C+ - B의 조건 둘 다 해당. 혹은 수동적으로 던짐 (팀플 안함, 등)

   C - 교수와 사이가 좋지 않음.

----- 트롤/비사람 커트라인 -----

   D+ - 능동적으로 던짐 (교수와 언쟁, 시험 미응시 등)

   D - 반수생/군휴학 예정자 등

   F - 반란 (부정행위, 표절 등)


*이공계는 훨씬 빡셉니다. 고대에서도. 모 대학 공과대 교수 말을 빌리자면, "(이공계가 학점이 박하고 F도 많은 이유는) 강의들이 다 전공 공부에 핵심적인 기본 밑바탕이기 때문에, 이를 완벽히 알지 못하면 통과하면 안되기 때문." 이라고 카더라...



그럼 유익한 대학생활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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