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zH3lrj9MhQg2D [746538] · MS 2017 · 쪽지

2017-06-27 01:01:02
조회수 8,583

키작남으로 산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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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먼저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질 시기에 외모 컴플렉스 가지신 분들에게 또다시 그런 외모 스트레스를 상기시키게 했다면 그 분들에게는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저도 사람이기에. 그냥 커뮤든 어디든 속시원하게 말하고 싶은데. 대나무 숲에다 말하면 그게 저일거 같아서 그냥 이곳에다 주저리 주저리 얘기해봅니다.




본론으로, 

키작남의 인생이 어떤지는 말안해도 어렴풋이 아실겁니다.


초중고등학교 생활 통틀어 키가 작으면, 보통은 체격이 작습니다.


체격이 작으면, 어지간한 분야에 재능이 없으면 그냥 깔보이는것이 일단은 대다수입니다. 일반화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습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잔인한 시기죠. 


키는 작지만 대인관계 확장, 친해져보려고 하면 뭐 어디선가 나댄다 라는 말도 들어봤고. 이유도 없이 맞은적도 있구요. 얼굴은 심각하게 못생기거나 그렇진 않은것 같네요. 잘생긴것도 아니고 못생긴것도 아니고 정확히 평균입니다. 그냥 만만해서 맞은것 같네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군요. 전 친구와 그냥 점심먹으러 내려가던길 이었을 뿐인데요.


그래서 그 시기땐 손목도 그어봤는데

결국은 어찌저찌 이렇게 살아있네요. 


어찌저찌 성인이 되고 대학에 들어갔다면, 

더 잔인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세상은 학벌을 본다?

글쎄요.


이마위에 학벌을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학생이 외제차를 끌고, 돈을 엄청 잘 버는 부류도 드물구요. 


외모 정말 많이 보더군요. 

전 그 외모를 커버할게 없었습니다. 

얼굴.. 성형 고민하면 되고. 피부.. 개선 여지가 있지만


신체의 성장은 뼈를 부수고. 고정기달고.


솔직히말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네요. 이 시기가 아니면 그 수술을 할 시간조차 없을것 같구요.


 체형. 살은 안쪘습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멸치도 아니구요. 딱 정상입니다. 165에 59키로.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실수도 있겠습니다.


" 자존감 자신감을 살려라. 그게 없어서 니가 그렇게 인생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어릴때부터 키때문에 위축되고 상처받은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떳떳하게 살 수 있는, 그렇게 따뜻한 세상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호감을 가졌던 사람이 제 키에 대해서 저의 결함에 대해서 뒷담하는것을 들었을땐 뭐 솔직히 아무 생각도 들진 않았네요. 이거 하나는 딱 하고 떠오르더군요


그렇지. 너도 결국 그거구나. 



그저 다른 사람들 앞에선 항상 스마일 스마일 하고다니고

운동도 몸이라도 좋아지려고 하고 다니지만


항상 이성 옆에 자신감 자존감 옆에 그놈의 기억이나 컴플렉스가 딱 달라붙어있네요. 


어떤분이 말씀하시길


"키를 극복하기에 그런것들을 한다는것 자체가 부담이다."


사실 질문글 올린건 한풀이 였습니다.

차라리 더 솔직한 답변을 얻어서 더 후련해지고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니네요. 사람 속이란게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한번 이런 넋두리 올린거에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좋은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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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07567 · 17/06/27 01:04 · MS 2014

    나보다 크네

  • 사쿠라코 · 696323 · 17/06/27 01:06 · MS 2016

    겨우 그정도로 키작남을 논하시다니...

  • cxxxc · 734548 · 17/06/27 01:13 · MS 2017

    항상느끼지만오르비사람들굉장히냉철하네요ㅠㅠ
    힘내시구 앞으론 더 행복한삶 살길 바랍니다..!

  • 지방대반수생 · 749925 · 17/06/27 01:19 · MS 2017

    원래 유전으로인한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노력할거 다노력해서 살도빼고 피부도 여드름없에고 운동해서 어깨넓히고 해도 머리크고 하체비만이라 비율은 극복할 수가 없더라구요 뭐어쩌겠습니까 ㅠ 힘내세요

  • 엘리너스 · 718645 · 17/06/27 01:37 · MS 2016

    같은 처지로서 공감되네요.

  • 공이공 · 721785 · 17/06/27 02:08 · MS 2016

    이성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그런가 물론 단점인건 맞지만 그정도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위사람들 눈치볼 겨를이 없어요 나 하나 발전시키는데에 최선을 다해도 모자랄 판인데

  • 2018정시생 · 634014 · 17/06/27 07:13 · MS 2015

    수술하지마세요 정말 큰일나요ㅜ

  • 진돗개 · 723230 · 17/07/15 20:01 · MS 2016

    키에 너무 집착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남자로서 키가 작다는거 굉장히 스트레스죠. 근데 거기에 너무 집착하시면 안되요.집착하게 되면 더 중요한 수많은 요소들은 눈에 안 보이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불상사를 키와 연관짓게 되고, 사람을 볼 때도 키로 먼저 비교하게 되는 등 모든 걸 키와 연관짓는 관계사고가 형성되는데, 관계사고가 발전되면 그걸 피해의식이라 합니다. 굉장히 비합리적인 사고에요 피해의식은. 사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님 '자체'를 키가지고 깎아내리지 않아요. 절대로요. 그냥 님을 이해하는 여러 수많은 요소들 중 하나일 뿐이에요. 키에 집착하고 기죽고 자신을 깎아내리며 다른 가치들마저 키와 연관짓는 님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못느낄 가능성이 크구요.
    제 주변의 키가 작아도 정말 대인관계 이성 등에 뛰어난 사람들의 공통점은 절대 키에 집착하지 않아요. 그냥 자기 자신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너무 많다는 걸 알거든요.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며 살다보면 어느샌가 그게 매력이 되고 그 사람의 주변인들음 그 사람의 키는 신경쓰지 않게되요.
    사회생활 대인관계에서 키보다 훨씬 중요한 건 자존감과 성숙한 가치관입니다. 이건 정말 엄청난 매력이에요. 그러니까 키에 너무 집착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키얘기를 하도 들여놓길레 눈팅만 하다 댓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