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원서재벌 [257626] · MS 2008 · 쪽지

2010-11-28 04: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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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논술 존망 기념 오랜만의 패러디시 신경림, '냉무(논술 답안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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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울린다 답안지를 내렸다.
낙엽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고려대 정경관
고3글링이 돌아가고 난 텅빈 캠퍼스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고대 앞 막걸릿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수시에 인원뺏겨 울며겨자먹기로 시험친게 원통하다
부부젤라를 앞장세워 안암역으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뿐
고잠입은 고부심족들은 인촌관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경영이처럼 축지법하고 또 어떤 녀석은
빵상이처럼 깡깡대지만 이까짓
독서실에 처박혀 공부한들 무엇하랴.
점수도 안 나오는 논술 채점 따위야
아예 교수네에게나 맡겨두고
안암역을 거쳐 동대문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공중부양을 할까나.
합격자 홈페이지 들어가면서 허경영을 부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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