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갈매기 [741336] · MS 2017 · 쪽지

2017-05-03 10:48:04
조회수 592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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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을 짊어진 여인들에게

세상은 살만한 현실을 내어준 적이 없었음에도

그녀들이 누구보다 꿋꿋하게 견뎌낸 이유는

살아볼 만 하기 때문이 아니라,

살아야만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이 바빠 자기 배는 채울 시간도 없고,

몸은 피로에 찌들어 스러지는 와중에도

어머니란, 배고픈 자식의 허기를 먼저 생각하는 법이었다.


바쁘게 세상을 누빈 신발은 닳아 떨어지고,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견디느라 옷이 해져도

어머니란, 떠는 자식의 온기를 먼저 생각하는 법이었다.


자식들이 무심하게 던진 비수같은 말을

가슴에 꽂고 돌아서서 눈물을 감추며

가장 먼저 하는 일이란, 자식 먹을 밥을 짓는 일이었다.


청승맞고 미련스러운 여인들.

당신이 준 은혜에 비하면 너무도 하잘 없어,

고맙다고도 미안하다고도 말할 수 없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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