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샾 [696916]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5-01 0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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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대>서울대 반수 수기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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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반수 수기.pdf

 학원은 가고 싶은데 돈이 없었다. 어느새 연세가 쉰 중반을 넘긴 아버지께 월세 전부와 식비의 절반 가량을 지원받고 있던 불효자였기에 감히 학원에 가겠다고 할 수 없었다. 4월부터 주말알바를 시작해 8월 중순까지 공부할 돈을 벌었다. 월 30만원밖에 안되는 돈이었지만 모아둔 설날 용돈과 국가 장학금덕분에 그 정도로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6월부터 시간 날 때마다 동네 주민센터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고 밥은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 컵라면이 주였다. 2학기 등록금이 아까워 등록을 하지 않았고 제적을 당했다. 종강 이후 아침 8~9시에 동대문도서관에 가 밤 10~11시쯤에 집에 돌아왔고 집에서는 보충학습을 했다. 자취방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지하철에서도 항상 단어장과 태블릿을 놓지 않았고 한국사나 제 2외국어 강의를 들었다. 편의점 음식과 값싼 도서관 식당 밥으로 끼니를 때워서인지,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능이 가까워 올수록 몸이 약해졌고 감기도 자주 걸렸다. 스트레스성 위출혈이 와서 며칠을 끙끙 앓다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았고 수능 3주전엔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 어릴 적부터 내 기억 속에 부모님들의 모습은 수년간 싸우는 모습이 대부분이었기에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더 무겁고 힘들어졌었다.


 수능 일주일전 걸린 감기가 수능 당일에는 꽤 괜찮아졌다. 도시락을 싸줄 사람이 없어 전 날 급하게 보온병과 전복죽을 샀다. 전복죽을 데워서 보온병에 넣다 손이 데여 국어시험 직전까지 따끔거렸지만 정작 시험 풀 땐 까맣게 잊고 미친 듯이 풀었던 것 같다.

성적 발표날, 재수생은 이메일로 성적이 오지만 굳이 아침 9시에 교육청으로 가서 봉투에 성적표를 받아왔다. 시험 중엔 시험에 모든 걸 쏟자는 생각으로 가채점조차 하지 않았기에 처음 보는 성적표였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고 제일 먼저 울면서 아버지한테 전화했다.


2월 초, 나는 서울대 인문, 고려대 경영, 상지대 한의예과에 모두 최종합격했다.



***PDF파일이 수기내용입니다. 국어공부법은 짜깁기만 하면 되는터라 오늘 올릴게요. 참고로 국어 인강들으시고 있으시거나 경제적 여유 있으면 절대로 보지마세요. 창피합니다... 일개 수험생일뿐 제 국어공부방법은 그냥 독재생 참고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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