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265927]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17-04-08 23:40:58
조회수 5,218

정권이 바뀌면 크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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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나는 과연 일반인의 삶이 결정적으로 바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나라 정치구도를 민주 vs 반민주...라고 얘기하는 이들도 많고 박근혜 전대통령이 반민주적인 태도를 취했다라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야당들은 민주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부정적이다(심지어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확신은 못 하겠다)


인류역사상 정치이념에 있어서는 다양한 범주의 대립이 존재해왔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는 왕과 관료간의 치열한 줄다리기의 역사였는데 사실 왕정은 신정의 또 다른 측면으로 볼 수도 있다. 조선의 왕들은 중국황제의 발령장을 권위의 근거로 내세우는데 사실 중국황제의 권위의 근거는 천명이다.(중국황제는 하늘의 아들, 즉 천자이다) 반면에 관료들의 권위의 근거는 학식과 경륜이었고 이는 엘리트주의의 일종이다. 즉, 조선시대에 왕과 관료간의 긴장관계는 신정정치와 엘리트정치 간의 대립으로 볼 수도 있다.


후진국들에서 군부독재자가 출현하고 경제발전을 이끄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이념적 근거는 정치학적으로 나폴레옹주의(또는 보나파르티즘)이라고들 한다. 프랑스혁명 이후 군사력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할 수 있었다는 논거인데, 이들은 그리스식의 순수민주주의로는 어중이떠중이 개판오분전만 되므로 강력한 국가권력(그 정점이 경찰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가발전을 선도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법치주의의 원치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박정희가 독재라고 하지만 박정희는 스스로를 독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강력한 영도력을 바탕으로 한 국가발전은 정당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으로 생각했을 거다. 어찌 생각해보면 박정희 시절의 문제는 독재, 반민주 이런 측면보다는 법치주의 및 사법제도의 훼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일반인 입장에서야 대통령이 누구건 경제발전 잘하고 내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 인권이 훼손되었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다.


그 대척점에 있던 이들은 스스로를 "민주화 세력"이라고 칭하는데 솔직히 그러한 범주구분이 합당한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스스로 평민들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고 엘리트주의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이 시끌시끌할 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어떻게 진보정치를 할 수 있냐?"라고 당당하게 얘기하지 않았었나? 뼈속까지 엘리트주의가 자리잡고 있는 거다.


과거 김대중 정부시절, 노무현 정부시절에 그러한 엘리트주의를 벗어나서 얼마나 국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고자 했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노동, 재벌, 교육, 환경 등등에 있어서 과연 "민주적인 정치"를 했는지 의문이다. 그때에도 파업한다고 하면 때려잡았었다. 내가 엘리트인 것은 다를 바가 없는 거다.


이는 현재의 시민단체에서도 숱하게 나타나는 문제이다. 불가피한 점이 없다고는 못하겠으나 민주화를 주장하는 많은 이들의 실제 행태에 있어서는 민주적이지 않고, 소통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소통하지 않고 엘리트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집권을 했을 때 그러한 태도가 쉽게 바뀔까에 대해서 솔직히 낙관적이지 못하다. 뼈속까지 박힌 태도인 것 같다.


A후보가 되면 수험생들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서 제대로 대입제도를 내놓을까? B후보가 되면 그러할까? A후보가 되면 공무원들의 파업권에 대해서 끄덕끄덕하고 반대세력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진솔하게 수용할까? 의문이다.


평민들이 아니고 엘리트인 우리들이 결정하고 국민들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우리 전 엘리트들은 무능한 엘리트들이었고 나는 유능한 엘리트이다. 이런 정도의 차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차별성이 나타나지만...


p.s) 지금 여러나라 국기를 흔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정희식 나폴레옹의 재림을 원하는 것 같다. 나폴레옹 같은 수퍼히어로가 소소한 위법을 했더라도 우리가 용인해야 될 수퍼히어로이지 않나? 그런데 이미 수퍼히어로의 시절은 지나갔다는 게 에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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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 신 사 B™ · 668113 · 17/04/08 23:43 · MS 2016

    가진게 많아야 바뀌지 우리같은 서민은....

  • 사쿠라코 · 696323 · 17/04/08 23:43 · MS 2016

    여러나라 국기..ㅋㅋ

  • Arcana · 672819 · 17/04/08 23:44 · MS 2016

    잘 읽었습니다.

  • 마음에안드는상황이면짖는컨셉 · 671139 · 17/04/08 23:45 · MS 2016

    국가의 주인이 똑같은데 상황이 바뀔 리가...이명박근혜가 너무 망쳐놔서 그래욧!!! 이라 한다면 할 말은 또 없겠네요 ㅋㅋ

  • 동화같은마음 · 647037 · 17/04/09 01:50 · MS 2016

    무적논리 ㅋㅋ
    그렇게치면 명박정권의 실패는
    대중무현이 망처놔서인가

  • 이창무 · 456925 · 17/04/09 12:54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University of Seoul · 641886 · 17/04/09 00:06 · MS 2016

    잘 읽었습니다.
    다만, 통합진보당 관련해서 언급하신 부분에 대해 제 견해 조금 붙여봅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새로나기특위에서 내놓았지요. 소위 '구당권파'에서 그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이유는 정말 그들이 엘리트주의에 빠져서라기보다는, 그러한 발언 자체를 특정 정파에 대한 정치적 음해이자 공격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물론 진보정당에 엘리트주의자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도 여럿 봤고, 주변 분들도 여럿 보셨다고 하네요. 다만, 어떤 맥락에서 그런 반응이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수학과물리와예술 · 640644 · 17/04/09 01:08 · MS 2016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엘리트주의 나타나는 건 어쩔 수 없음. 그게 맘에 안 들면 아예 직접민주주의를 하든가 해야함. 1당 체제를 해가지고 국민 전체가 당원이 되어야함. 그 당원들이 토론한 걸 가지고 합리적으로 정책을 내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엘리트 주의가 청산됐다고 할 수 있음.

  • 스쿨드 · 714271 · 17/04/09 01:52 · MS 2016

    다들 수준 넘나 높으심..ㅠ

  • 병우와 근혜의 은밀한 구속 · 503582 · 17/04/09 02:08 · MS 2014

    대의적인 명목으로 투표장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뿌리깊이 박힌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폐단은 바뀌지 않을지 몰라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적폐는 확실히 청산할 수 있겠죠.

  • 에밀 싱클레어 · 429588 · 17/04/09 03:10 · MS 2012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안별 투표 등 직접민주주의적 요소의 도입으로 일부 보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현우진현좌진 · 683650 · 17/04/09 09:29 · MS 2016

    주작+알바가 엄청 심해지지 않을까요??

  • 밥을안먹었어 · 457528 · 17/04/09 17:57 · MS 2013

    다른나라도 마찬가지로 정부도 해킹을 당하는 시대에서,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전자기기로 직접 민주주의를 행한다는건 불가능하다 봅니다 ㅎㅎㅎ

  • 에밀 싱클레어 · 429588 · 17/04/09 03:11 · MS 2012

    참고 : 사실 고속성장님이 글을 잘 쓰시긴 했는데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신건 아니에요.

  • 밥을안먹었어 · 457528 · 17/04/09 17:55 · MS 2013

    새로운 의견이란게 존재하긴 하는건가요 ㅎㅎ 인류가 존재한지 2000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있었겠습니까 ㅎㅎ 계속 돌고 도는거죠
    그 중 상황에 맞는 의견을 적절히 재진술하면 좋은 의견이라 하는거구요. 그런 의미에서 고속성장님 의견은 좋은 의견인것 같네요

  • 인류보편가치 · 591798 · 17/04/09 18:13 · MS 2015

    최근 세계 대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 최악의 인물 순위에 나폴레옹이 등장함...
    현재 프랑스에서조차 항상 존경의 대상 1등이던 나폴레옹은 루이 파스퇴르에게 1위자리를 빼앗긴 후 심지어 젊은이층들에서 나폴레옹 비판론이 주를 이루는 중.
    나폴레옹은 엄밀히 따지면 도요토미 히데요시같은 정복자이자 침략자임.
    나폴레옹을 영웅이라고 칭하는 순간, 전쟁의 정당성은 확립됨.
    나폴레옹을 영웅이라 하는 순간, 군인이란 직업은 정체성을 상실하게 됨.
    "국가를 정당하게 지키기 때문에 군인이란 직업이 필요하다"
    "평화를 위해서 군인이 필요하다" 라는것이 정설인데,
    나폴레옹같은 침략자가 영웅이라면, 이 정설은 정정해야함.
    침략자가 영웅이 되는 세상이라면 평화를 위한것이 군인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깰수도 있는것도 군인이 되는거임.
    그 영웅에 맞서 지키던 영국군인같은 경우는 영웅에 대적하는 무의미한 존재란 말인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에 맞서 싸우던 이순신과 조선 수군들은 헛짓거리란 말인가?
    나폴레옹같은 침략자가 우리가 용인해야 할 수퍼히어로라는 말에는 전혀 공감이 안됨.
    요즘 서방국에서는 애국,충성의 관점에서 영웅을 판단하기보다는 인류보편가치에서 영웅을 판단하는것이 대세를 이룬답니다.
    우리도 서양 선진국을 좀 본받읍시다.

  • 뱃사람 · 490111 · 17/04/13 16:54 · MS 2014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꿔나가는 것. 그 소소한 변화들이 혁명 없는 사회 발전을 만들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