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 비문학 독해 - 서두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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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알아야 하지만, 우리말 다 알면서 왜 언어를 틀릴까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나도 남들만큼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그 언어적 해석 능력이 사실은 언어영역 1등급 학생과는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차이인지, 언어영역을 위한 언어적 능력이 어떤 것인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래 글은 수능 언어영역보다 상당히 수준이 높은 언어이해(법학적성시험)의 비문학 지문 서두입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물리학은 크게 변모했다. 특히 특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이 두 예는 과학의 진보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는 물음의 관점에서 볼 때 상이한 특징을 드러낸다.
위 글을 어떻게 이해한 상태에서 다음 내용으로 옮겨가야 할까요?
우수한 학생일수록 앞으로 전개될 글의 방향을 더 이른 대목에서, 더 빨리 이해합니다. 평범한 학생은 이 글 전체가 다룰 내용을 뒤에 이어지는 단락에서 파악합니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은 서두에서 글이 다룰 화제, 방향, 그리고 핵심적인 내용이 무엇일까에 대한 대비를 시작합니다. 마치 사냥터에 간 두 사냥꾼과 같습니다. 한 사람은 뭐가 나올지 몰라 두리번 거리고 있고, 다른 사람은 이 숲에서는 반드시 여우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여우의 움직임에 맞는 대비를 하고서 여우의 형상을 찾아 눈동자를 이리저리 옮깁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첫 문장, '20세기의 물리학의 큰 변모'의 의미에 충분히 주목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휙 지나가지만 그것을 충분히 유념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변모'라는 단어의 의미도 깊게 파악합니다. '변모=변화'는 없던 것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흐름에서 없던 것이 나타나는 것도 변화라 할 수 있지만, '없던 것이 있게 된 것'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단지 흐름 안에서 '달라진 것'으로 치부될 뿐입니다.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등장은 '없었던 이론이 생겨난 것'이라는 의미보다 이전과 달라진, '변화'의 한 내용으로서 다루어집니다. 또한 특수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자체를 다루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온 기존 과학으로부터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파악합니다. 특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각각 가져온 변화는 서로 다르다는 게 서두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학생은 서두에서 특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과학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하니, 이 글은 두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 이론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을 파악하려 합니다.(물론 아무 생각없이 나오는 내로 기억하겠다고 보는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두 이론 자체에 대한 내용은 너무나 단순하고, 그 둘이 가져온 변화에 대해 내용이 전개될 때, 평범한 학생들은 자신이 기대한 내용(두 이론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 이미 나왔고 그것은 자신이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에 글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하지만 글은 전혀 다른 방향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의 특성 가운데 앞에서 말씀드린 두 가지는 '변화'라는 단어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문장의 의미를 정밀하게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이건 누구에게나 완벽하게 있는 것처럼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어의 지식만 해도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1. 사전적 의미(보통 의미라는 것)
2. 통사적 지식(문법적 사용규칙)
3. 다른 단어와의 관계(어떤 단어와 반대, 유사, 포함 관계이냐 그리고 그 정도가 어떠하냐 등)
4. 흔히 사용되는 맥락적 상황에 대한 지식
...
2의 통사적 지식을 보겠습니다. '칭찬'이라는 단어가 능동적 동작(칭찬하다) 또는 수동적 동작(칭찬받다)의 의미로 사용된다는 지식이 있으면 그 지식은 곧 목적어(누구를? 누구에게서?)를 탐색할 뿐만 아니라(사실 우리말은 목적어가 '칭찬'보다 먼저 나오지요) '칭찬을 하거나 받는 이유'를 탐색하게 합니다. 이런 자동적 탐색의 여부 또는 신속함의 정도가 우수한 학생과 평범한 학생 사이에 차이를 나타냅니다.
문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서두에서 '변화'라는 단어의 의미를 배제하더라도 서두 이후에는 무엇이 나올 것이라는 서두의 소개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영역을 잘 하거나 잘 하게 된다는 내용은 사실 이러한 변화와 숙달을 의미하지만 이런 내용을 밝혀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언어의 기술>이나 여러 훌륭한 선생님들은 이런 변화를 가져다 줄만한 행동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학생이 구체적으로 목표해야 할 변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즉, 열심히 운동해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라...좀 더 빠르게 드리볼을 해라...더 빠르게 드리볼이란 공을 가지고 몇 번의 터치를 하면서 몇 미터를 몇 초안에 가는 것을 의미한단다 그러니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라 라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발목과 무릎의 근력, 유연성 등의 하드웨어적 준비와, 발가락에서 대퇴부에 이르는 근육들이 어떤 움직임을 발생해서 공이 어떻게 움직이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사실 언어라는 과목은 이런 세세한 중간 과정을 모두 수험생에게 내맞겨버린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시험이지만 그것을 가르칠 교과과정은 전혀 마련이 안 되어 있습니다. (사실은 마련만 되어 있고 선생님들은 전혀 가르칠 줄을 모릅니다 - 논술 시험은 있고 아예 과목이 없는 것과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실력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험생이 제가 적은 것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용기있게 언어 기출문제를 연구해서 시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이미 풀어보았던 수능 기출문제를 연구해 보기를 권합니다. 수능 언어기출을 보면서 이것을 어떻게 공부해야 잘 풀 수 있겠는지 스스로 연구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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