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교쌤 [293822] · MS 2017 · 쪽지

2011-03-20 22:56:41
조회수 5,106

사상 최악의 고3 학생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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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준교쌤입니다.


이번 3월 교육청 모의고사 후 주변의 현역 고3 학생들을 보며 좀 우려스러운 마음에 글 올려봅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수리영역에 한해 사상 최악의 등급컷과 평균 점수를 기록한 이번 3월 모의고사


이후 개인적으로 한껏 자극받은 고3 학생들이 열공 모드에 돌입하기를 기대했건만 현실은 영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 주변의 상황을 보면 재수생들만 자극받아서 목숨걸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은 것이 부족해 보이던 작년 고3들이었지만, 막상 재수를 결심한 친구들은 분위기부터 확 달라진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문과 미적분이 추가된 개정교육과정에의 적응 역시 현 고3 학생들보다 재수생들이 훨씬


잘 하고 있구요.. 이과 역시 다항함수의미적분->심화미적분 순으로 배우던 작년 고3 학생들과 달리 수2에


무리하게 구겨넣은 개정교육과정의 영향으로 현 고3 학생들에게 절대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주위의 경우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면 3월 모의고사 이후의 절실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고3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재수생들이 위기를 느끼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말이죠..


 


이 원인 중의 하나인 정부의 수능 만점자 1% 발표는 개인적으로 볼 때 참으로 불필요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나서서 이런 식으로 학생들에게 나태한 분위기를 만들어버린다면, 정작 출제자가 아무리 쉽게 문제를 낸다


한들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을까요?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는데 수능 시험에서 과연 만점자가 1% 이상 나올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역대 수능 시험에서 출제자들의 입장에서 쉽게 출제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공부량이 부족한 학생들은 어렵게 느꼈던 때도 부지기수였고, 이런 분위기일수록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은 빛을


보게 됩니다.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범위나 난이도가 고3 3월 모의고사치고는 약간 오버스러운 수준이었음을


제외한다면 이번 3월 교육청 모의고사의 문제 질은 상당히 괜찮았다고 봅니다. 특히 이번 교육청 모의고사는 철저히


수능이나 평가원 모의고사의 스타일을 따라갔다는 생각이 들고, 항간에 떠도는 것처럼 수능 스타일이 아니라느니


문제 질이 좋지 않았다느니 등의 얘기들로 자신의 점수를 절대 합리화시키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다 점수가 낮다고 안도하시지도 말기 바랍니다. (재수생들의 경우 가나형 모두 90점이 넘는 친구들이 허다합니다.)


 


물론 현재 재수를 준비중인 학생들 역시 작년 고3 시절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EBS 연계 발표로 EBS


교재만 붙잡고 있다가 정작 가장 중요한 기출문제집을 한 번도 풀어보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우를 범하는


경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그동안 보았던 수많은 고3 학생들에 비해 근성과 노력 모두 2% 부족해 보였던 작년


고3 이었지만, 적어도 올해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눈빛부터 달라졌습니다. (아마도 혹독한 시련과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졌었겠지요.. 이미 한번 뜨거운 맛을 본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수학에 한해 말씀드리자면 요즘 고3들은 너무 공부를 안합니다. 그나마 자신들이 부족하다는 사실만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으려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알고 있지 못한 학생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요즘 사회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대학에 합격해도 등록금 마련에 허리가 휘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세상에 교육열은 자연히 식어갈 수밖에 없고 또 식어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입시 공부에는 단순한 입시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자신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정진해 나가는 과정,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는 끈기, 달성했을 때의 희열감 등은 앞으로 사회 생활을  해


나아감에 있어 오히려 대학 졸업장보다도 커다란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만약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도대체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그냥 "닥치고 공부해!!!" 라고 대답해주겠습니다.


 


올해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에게 다시한번 당부합니다. 이렇게 나태해진 정신상태로는 여러분들 모두


재수생들의 밥이 됩니다. 수능 만점자가 전국 1%, 아니 10% 이상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꼭 여러분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초중고 합쳐 십수년 동안 기껏 준비한 수능 시험장에서 재수생들의 들러리만 서다가 나오기 싫으시면


지금부터 죽어라 공부하십시오. 공부하고, 또 공부하십시오.


 


인생을 누군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수능 시험도 누가 대신 봐줄 수는 없습니다. '가만히 시간만 때우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안이한 생각을 가진 수험생들 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을 저는 이때까지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기우일 수도 있지만, 또 그러길 바라지만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로서, 또한


여러분보다 조금 더 인생을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수능 시험을 앞둔 현역 고3 수험생들에게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 말이죠..)


 


"전국의 고3 학생들이여, 깨어라!!!"


 


 


- 준교쌤 드림(www.gsstud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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