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ki♪´ [115957] · MS 2005 · 쪽지

2011-02-23 15: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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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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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지 보고서 다 쓸때까지 일기 안쓰려고 했는데

그러다보니까 답답하고 정리도 안되서 결국 이렇게 쓰게 된다

뭐라도 써놔야 좀 정리가 되고 내려놓을수가 있지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기보다는



계속 생각하는 거지만

내가 이번에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에 다녀왔던 것은

내 인생에 제일 잘한 일이라는 것이다.

절대 다시는 겪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했고,

그깟 떨어져도 언제든 다시 쳐서 붙을 수 있는 임용고사 따위와 비교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학교의 지원을 받고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미국 대학생들과 놀고, 미국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미국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우정을 쌓고, 미국의 학부모들과 이야기해보고, 미국의 교육청 회의에도 다녀오고

정말 돈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

나는 자기 합리화가 쩌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절대 자기 합리화가 아니다.

물론 이런 경험이 없어도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정말 죽을 때 까지 이 경험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짧았던 미국에서의 한 달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단 눈앞에 닥친, 10개월 남은 임용고시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절대 나의 이 소중한 경험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 경험 때문에 남들보다 뒤쳐져있다고 해서 조급해하지도 않을거고

나 답지 않게 차분하게 걸어가려고 한다.

남들이 이거한다 저거한다 하면서 따라다니다가 뭣도 안될 것 같고

난 내 페이스대로 꾸준히 밀고 나갈거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처럼 그렇게 죽을듯이 잠도 못자고 공부하는 멍청한 짓은 다시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늘 고민이었다. 노력과 결과는 비례하는가,

결론은 노력은 항상 밑바탕에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무식할정도로 몸을 파괴하는 속의 노력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효율성이 중요하다.

내가 공부에 대한 머리가 떨어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무식할정도로 노력을 해댔었지만

이제 그것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잠도 충분히 자고 즐길것 즐기고 공부하려고 한다.

뭐, 4학년 1년만 죽은 듯이 열심히 하면 된다 이러는데

난 그것보다는 내가 미국에서 배워왔던 여러 가지 경험들과 여유를 느끼면서 정말 스스로 공부를 즐기면서 하고 싶다.

내가 이 글을 1년 뒤에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할지는 모르겠다.

그 때 내가 합격해있을지 불합격해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글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대학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남들 놀 때 공부했으니까 4학년 때 보상 받고 싶은 심리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건 택도 없는 소리고

조급해하지말고 천천히 열심히 할거다.

남들 책 다 보고 기출문제 푼다그래도 내가 책을 봐야하면 난 끝까지 책을 보면 그만이다.

너무 나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실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남들 다 같이 공부할 때 난 혼자 공부하고 내가 생각한대로 내 계획대로 모든 것을 실행한다.

앞으로 남은 임용공부 1년은 더 심할 것이다.

남들 다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난 혼자 집에서 공부할 것이고,

남들 다 아침6시에 일어나서 도서관가서 공부할 때

나는 새벽4시까지 공부하고 그시간에 취침하고, 아침 9시에 일어나서 공부할 것이다.

사실 내가 남들과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가는게 아닐까 조금 두렵긴 하지만서도

나는 내가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남은 1년을 보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쉬워보이는 시험이고

어떻게 보면 어려워보이는 시험인데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해도 될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정말 극단적으로 말해서

내가 만약 올해 이 시험에 떨어진다고 해도

내가 이번 방학 한 달을 미국에서 보냈던 것이나

몸을 아껴가면서 공부한 것이나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떨어졌을 때, 내가 공부를 덜해서 혹은 내가 귀한 겨울방학 한 달을 미국에서 보내서

이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도록

그렇게 내가 나를 소중히 대하는 차원에서 열심히 하도록 해야겠다.




대학 와서 처음으로 주5에서 벗어났다.

학교 3일만 가면된다.

다른 4학년들은 어차피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하느라 별 상관도 없겠지만

난 집이 최고니까, 나머지 시간의 효율성을 최대로 높여버려야지.

열심히 해야지.

지난 유럽여행에 이어 이번 미국인턴십까지,

세상을 바라보고 내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졌다.

한국에서의 모든 것에 압박받고 죽을 듯이 매달리면서 살아왔던 내 자신을 고칠 수 있고

좀 더 질적으로 향상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지만

올해 이 큰 시험에서도 떨어지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열심히 하자, 언제나처럼 나 자신에게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 달리기, 하지만 단거리 전속질주 말고

2월말부터 내년 1월말까지

장거리 마라톤,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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