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헤헤ㅔ헤ㅔㅔ헷 [623822] · MS 2015 · 쪽지

2017-02-20 00:02:46
조회수 657

오늘 할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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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어제 할아버지 알마 남지 않으셨다고 오늘 문병가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오늘 자습도 조퇴해서 나왔죠...

그리고 병원을 갈 때, 병실에 들어가기 전엔 그래도 기력이 남아 계신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상상은 상상일 뿐,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앙상하게 뼈만 남으신, 이미 썩어버린 발에서 나오는 고름, 진물, 숨도 겨우 겨우 쉬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순간적으로 아무생각,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눈에는 그냥 눈물만 나고...

태어나서 할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얼마나 괴롭고 무서우실까...

할머니가 우시는 모습은 오랜만에 봤습니다.

할머니는 계속 엄마와 이모께 제발 할아버지 집에 모시고 가자고 우시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았습니다...

아빠가 의사 선생님께 전화하셔서 병실 옮겨달라고 부탁하시고 나서,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저와 누나는 병실 밖에서 있았슴니다.

아찌할 바를 모르고 서성거리며 눈물만 나고,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이모가 말씀하시길, 이번 주 내로 떠나실 거 같다고 하시네요...

정말 해드린 게 앖는데 진짜.... 미칠 거 같아요


앞으론 암걸릴 거 같단 말 다시는 못할 거 같아요

앞으론 죽고 싶다라는 말 못할 거 같아요...

엄마한테 올해도 재수 망하면 이과로 전향해서 의대를 목표로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마음 약해진 제 자신을 보니무리네요...

멀리서 응원 해 주실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올해는 진짜 목숨 걸어야 될 거 같아요


우울한 글은 죄성하지만 어디다 털어 놓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오르비에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사, 간호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참된 의사, 간호사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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