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자판기 뉴스 보고 궁금해서 못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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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남녀간의 갈등이 왜 이렇게 심해진 걸까요?
다른 보편적인 갈등들은(군 문제, 출산휴가 등) 뭐 한국 사회 자체의 고질적인 문제고, 공격할 대상을 헛짚은 정도라고만 생각했죠. 전자는 합리적으로 생각하자면 김정은을 때려잡던지, 예산을 마약쟁이들마냥 똥꾸녕으로 빼먹고 사람을 소모품마냥 데려다가 때우려 드는 국방부를 때려잡던지 해야 할 문제인데, 아무래도 보상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걸까 싶었고, 후자의 경우도 역시 사람을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고 아랫세대에서 개선이 이루어지면 그 꼴을 못 보는 윗세대들의 보상심리 문제라고 생각했죠.
생리대 뉴스와 그 댓글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남녀 편가르면서 싸우는 유치원 생 수준 아닌가요? 선생님 왜 쟤한테만 줘요?
낮은 출산율 문제도 사실은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비용이 소득에 비해 부담이 되는 거죠. 게다가 임신 기간은 물론, 아이를 낳고 적어도 2년은 부모의 케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아이 한 명을 낳으면 부부 중 한 명은 반드시 최소 3년간은 아이를 위해 사회를 떠나야 해요.여러 가지 이유로(관례적인 이유, 모유 수유 등 신체적인 이유, 정서 발달 등 아동학적인 이유) 보통 엄마 쪽이 그 역할을 맡게 돼죠. 그리고 3년 정도의 공백기가 지나면, 그 전의 사회적 위치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건 남자건 여자건 상관 없어요. 만약 남편 쪽이 양육을 위해서 사회를 떠나도 똑같아요. 애초에 우리들의 윗세대는 시장경제의 논리를 앞세워서 불만을 틀어막았잖아요. 회사가 그런 '개인적인' 이유로 자리를 비우는 당신을 채용할 이유는 없다 등등. 특히 냉전시기에 시장경제의 논리는 반박시 빨갱이가 되는 반박불가의 명검이었으니까요. 자신들의 손자/손녀 때문에 비웠던 건지도 모르고 남 편한 꼴은 죽어도 못본 우리들의 할아버지 세대들이 지금의 30대인 형/누나 세대들을, 그리고 20대인 우리 세대들을 지옥불반도에 몰아넣은 건데.
단통법이 생각나요. 단통법 이전에 몇몇 발빠른 사람들은 아주 싸게 좋은 폰을 살 수 있었는데, 몇몇 사람들은 호갱이 되었죠. 그런데 호갱이 된 사람들의 분노는 "싸게 산 사람들"한테 돌아갔어요.
그렇게 단통법이 생겨났고, 아주 극소수를 제외한 모두가 호갱이 되었죠.
징병 규모를 감축하고 기술 위주로 군사력을 증강한다고 공약을 내건다면? 이재용이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한 서민들이 반대해요. 알바를 해도 회사를 해도 온갖 꼰대짓을 하며 남 편하게 일하는 꼴 못 보는 건 이재용이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알바생, 똑같은 회사원이 해요. 좀 먼저 했거나 나이가 많은.
생리대 건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아무것도 안 해 줘도 되는 대학이고, 징병 건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지금까지 하던 대로 사람을 갈아넣어서 국방력 채우고 예산은 가져갈 수 있는 바로 그들이고, 출산휴가 건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지금까지 하던 대로 빠지는 사람 눈치 주고 책상 치우면 되는 바로 그들이죠. 심지어 자기네끼리 서로 싸우면서 가장 이득보는 자기들한테는 똥물 안튀기고 있으니 아주 개돼지들 싸우는 꼴 같지 않을까요?
단통법 이전이나 이후나 가장 이득을 보는 건 누구였을까요? 통신사예요.
지금의 남녀갈등이 딱 이 꼴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사회에 나가서 지금의 30대들이 겪을 일 겪기가 두려운, 수능이나 보고 이제 대학 1학년이 될 20대일 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사람들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방향을 잘못 잡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죠. 다들 공격의 상대를 잘못 잡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죠. 아놀드 토인비의 말마따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건 극소수일 테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어쩌면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었을 겁니다. 다들 방향만 다를 뿐이라고.
그리고 생리대 뉴스는 그 믿음을 깨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정말 궁금합니다. 내가 남자인데 왜 남자들이 저렇게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어요. 게이도 아니고 남자들의 심리를 이렇게 열렬하게 알고 싶던 적은 처음입니다.
누구나 할 법한 대답인 뭐 자칭 페미들의 범죄적 행태 이런 대답이 듣고 싶은 게 아닙니다. 이건 인터넷 어제 개통한 게 아닌 이상 누구나 알아요.
제가 중학교 때, 다른 반에 꽤나 심각했던 따돌림이 있었나 봅니다. 저는 당시 국어부장이었고, 교무실에서 프린트 정리를 하고 있었죠. 선생님이 가해 학생을 데려다가 앉혀놓고 이유를 물어봤는데, 처음에는 피해자의 온갖 안 좋은 행실을 말하더군요. 속으로 정의의 사자 납셨군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선생이 날을 잡은 거였는지 각목으로 애를 패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냥 이유도 묻지 않고 후드려 패더군요. 그러고서 선생이 물어보니까 그냥 마음에 안들었어요 하더라고요.
너무 인상깊은 일이었습니다. 불문율은 언제나 입 밖으로 나지 않고 단지 눈치로 공유돼죠. 그 불문율을 공유받지 못한 사람은 외국인마냥 답답합니다. 아무리 추악하고 시시한 이유라도 사람의 본심을 직접 들은 그 순간, 마음 속에서 너무나 깊은 짜릿함이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에, 네이버 뉴스에서 군내 가혹행위를 옹호하는 댓글에 본심을 물어보는 답댓을 달았습니다. 그냥 답답하고 편해 보이는 행동을 보면 당연히 갈구고 싶은 걸 굳이 물어보는 걸 보니 너도 똑같이 관심병사 될 것이라는 답댓을 받고 당시의 짜릿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ㅁㄱ이 뭔 범죄적 행태를 했단 사실은 누구나 다 압니다. 제가 알고 싶은 건, 그딴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의 본심입니다. 사람은 정의의 사도가 아니예요.
애초이 사람들은 왜 어린 시절 막장 커뮤니티들의 막장 인증글을 보기 좋아할까요? 나는 차마 표현하지 못하는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 추악한 본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머저리들을 구경하는 것 만큼 짜릿함 것은 없기 때문이예요. 내가 금기를 건드리는 것 보다, 금기를 건드리는 인간들의 솔직한 보며 욕을 하는 것이 더 즐거운 법이예요. 모두가 일베는 혐오하지만, 우리 모두 그들의 막장 행각에 관심이 있어요. 일베에서 터지던 각종 막장 사건들이 뉴스 기사로 나오는 것이 그를 반증하죠. 그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보증수표란 사실은 기자들도 아니까요. 마치 관음증과도 같죠.
이제 저는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상대를 잘못 짚었을 뿐이라는 믿음은 버렸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사람들이 ㅁㄱ을 정의감에 싫은 게 아니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광기어린 궁금증이란 것은 알지만, 궁금해요. 사람들의 순수하고 시덥잖고 너무 간단하고 어이없는 본심이 궁금해요. 가장 솔직한 형태로, 동시에 자세하게 알고 싶어요. 나는 곧 군대에 갈 텐데 군대에 안 가니까 꼴 보기 싫다던가, 가뜩이나 뭐가 불만인게 뭘 긁어대서 같잖다던가 뭐 그런 식으로요. 닉을 드러내는게 걱정되신다면 쪽지로라도 좋아요. 굳이 제 성별 같은 게 의심된다던가 그렇다면 무슨 인증이든 할 수 있으니까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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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공
싸움보면서 느낀건 그냥 둘 다 내로남불, 이중성이 강함
져도 병신,이겨도 병신이면 이기는 병신이 되라
딱 이거인듯
진짜 이 글 많이 읽혔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