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etit Prince [622521]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7-02-11 18: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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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합격수기 - "부모님의 지원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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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들어가며

 

 운 좋게 운전면허시험에 생동차로 합격하게되어 이렇게 수기를 쓰게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학과시험


 저는 사실 학원에서 나누어주는 예상문제를 1회독조차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충분하였지만 나타와 타성에 젖어 초반 200여문제만 훑어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의무로 받아야 하는 학과교육시간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였습니다. 그림,동영상 문제는 당일 처음 본 것이라서 당황했지만, 기본적인 수준의 것이라 잘 풀어낼 수 있었고, 91점으로 통과하였습니다. 다만 책자 맨 뒤에 나오는 교통표지는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이것은 상식의 수준으로는 풀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3.장내기능

 

 앞서 말씀드렸지만 본인은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합니다. 아시다시피 2016년 12월 22일에 운전면허시험의 편제가 대대적으로 강화되어 어렵게 바뀌었습니다. 특히 장내기능이 이전의 시험보다 대폭 어려워졌는데, 아버지께서 학원을 발빠르게 등록해주신 덕분에 22일 이전에 장내기능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장내기능 시험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으나 (현재로서는 아니겠지만) 장내기능 교육을 이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차량을 다룰때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의 기본적인 조작을 익히면서 차와 나를 "체화"시키는 과정과 차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돌발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배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도로주행

 

⑴도로주행 교육으로 넘어오며 

 장내기능시험을 100점으로 통과했던 것은 도로주행연습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막 스티어링 휠을 잡고 기어를 조작하며 클러치를 밟는 것에 대해 흥미를 알아가던 차,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온 것과 같이 급작스럽게 차량 조작 난이도가 상승한 것입니다. 차량에 대해 재미를 붙여가던 시기였기에 더욱 힘든 과정을 겪어야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의 시스템처럼 장내기능을 어렵게 바꾸는 것이 차라리 도로주행에서 겪을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제게 도로주행은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⑵도로주행 연습과정

 ①도로주행의 어려움

장내기능시험이 워낙 쉬운 탓도 있었지만, 도로주행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요소는 역시 "실격"와 "다른 차량"이었습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간에서의 과속, 횡단보도 일시정지 의무와 같이 잠시라도 주의하지 않으면 실격되는 것들 때문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내기능에서는 다른 차량에 구애받지 않고 평지만 20km/h 이하로 주행했던 것에 비해, 경사로와 코너,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다른 차량들과 혹여 시동은 꺼뜨리지 않을까하는 압박을 이겨내야했습니다.

  

 ②수동미션의 조작

수동차량(이하 "스틱")이 자동차량(이하 "오토")과는 다르게 클러치를 조작해야하는 것 또한 부담의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장내기능시험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조작미숙이 도로주행연습에서는 여과없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무의식적인 동작에 이르러야 합니다. 제가 연습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ⅰ) 엔진원리의 이해

스틱은 오토와 달리 클러치 페달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때문에 조작 난이도가 확연히 다릅니다. 클러치는 기어와 구동축간의 연결여부를 결정하는 부품이므로, 이것의 조작을 능숙하게 하느냐 못하느냐가 스틱 운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이해없이 피상적인 연상만으로 클러치를 조작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판단력이 흐려지게됩니다. 따라서 차량이 구동되는 원리를 이해할 필요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본인은 후술하는 링크의 영상을 보며 수동미션의 원리를 이해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Cu9W9xNwtI

 

 ⅱ) 멀티태스킹의 중요성

 운전이야말로 개인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알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내기능에서는 본인의 조작,조향에만 신경쓰면 큰 무리가 없으나 도로에 나가면 다른 차량을 신경써야하기때문에 잘하던 것도 오히려 못하게됩니다. 이 때문에 앞서 클러치의 이해를 강조한 것입니다. 클러치 조작 실수는 자칫하면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제 경우에는 기어변속이 도로에 나가서까지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히 신호대기 상황이서 출발할때에 중립에서 2단으로, 2단에서 3단으로 변속해야하는데, 걸핏하면 2단에서 5단으로 변속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는 기어노브를 조작하는 감을 숙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도로에 나가기 전에 차량에 탑승하면 항상 2☞3☞2☞3☞4☞3☞2 순서로 변속을 연습하였고, 차차 나아져 시험에서 변속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ⅲ) 이미지트레이닝

 의식적인 연습을 토대로 무의식적인 출력에 이르는 노력의 과정의 중요성은 비단 공부 뿐만이 아니라 운동과 운전에까지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풀 때 어떻게 풀지 고민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해져 더욱 급해지듯이,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조작하다보면 제 때 조작하지 못하게되고, 실수를 저질러 더욱 당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스마트폰에 기어변속의 과정을 메모하며 머릿속으로 과정을 되뇌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하지 않더라도 의식적으로 생생하게 떠올리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③시험코스숙달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은 4가지나 되는 주행코스를 외워야한다는 것입니다. 외우는 것이라 함은 인식의 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눈이 받아들이는 영상만으로 몸이 반응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하고 고민하는 순간 차는 계속 앞으로 가고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특히 4코스를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길기도 길 뿐더러 기본적인  구간의 통행량이 다른 코스보다 월등하여 끊임없이 예외상황에 주의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하루 2시간 연습이 끝날때마다 뒷통수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었고(흔히 뒷골땡긴다고하는 통증), 이유를 알 수 없는 눈꺼풀 떨림 증상이 생겼습니다. 결국 반복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언제까지고 학원수업을 들을 수는 없기에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4가지코스를 녹화한 동영상을 계속 봤습니다. 보면서 글로 과정을 써보기도하고, 기어변속처럼 머릿속으로 주행모습을 상상하는 것 또한 병행했습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덕분인지 다행스럽게도 도로주행시험을 합격한 다음날 통증과 증상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4.시험 당일

 12월 29일, 12시간 과정의 마지막날 연습이 끝나고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았습니다. 30분전의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하기 위함입니다. 되도록이면 이렇게 빠른 시간내에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약간의 기다림 끝에 다른 한명과 같이 시험을 치르게되었습니다. 차량은 포터2 디럭스 더블캡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분이 먼저 시험을 치르는 동안에 함께 시험을 치른다는 마음으로 전방을 주시했습니다. 방금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와 같은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어차피 시험에서는 몇미터앞에서 좌,우회전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기때문에 약도를 보고있는 것보다는 저처럼 바깥풍경을 보는 것을 권합니다. 저는 도로주행에서도 운 좋게 앞선 수험자와 같은 2코스를 주행하게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코스이기도했고, 조금 전에 코스를 똑같이 주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88점으로 도로주행시험을 통과하여 1종보통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5.나가며

 

성인으로의 첫 발걸음을 떼는 시기에 운전면허를 취득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의식적인 노력으로 무의식을 발현시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것과 달리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했다는 것에 약간의 뿌듯함도 느낍니다. 끝으로, 물심양면으로 저를 지원해주신 부모님, 제가 피로와 고통을 호소할때마다 응원해준 형제자매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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