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OT, 정장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넘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766203
2017년 새해가 밝고 모두들 새로운 인연들과 새로운 사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그 누구보다도 제일 강렬하게 희망찬 새해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입시라는 족쇄를 벗어나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대학 신입생들이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있어서 대학 선배와 대학 동기라는 새로운 인연은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 수가 없다. 이들과 어떻게 지내는지에 따라 대학 4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들의 행복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연들을 처음 만나는 때라면 대부분 신입생 OT를 꼽을 것이다. 이제 성인으로서의 첫 인간관계를 맺는 동시에 학과 내 친목과 앞으로의 계획 등 전반적인 대학생활의 스타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신입생 OT에서 강권 등 수많은 악습들이 사라져가는데도 꿋꿋하게 버티는 악습이 하나 있다. 신입생들에게 격식있는 첫 만남이란 명목을 핑계로 정장 착용을 강요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뿌리깊게 내려져온 '정장 사랑'과 같은 맥락을 할 것이다. 15여년 전 국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도, 에너지 절약이라는 정부 시책 속에서도 흐름을 거스르는 기업들의 방침도 다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말이다.
그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유시민 의원은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착용했던 '정장'을 거부하고 '빽바지'를 착용한 채로 당선인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의 사건은 당시에는 그야말로 엄청난, 파격적인 충격을 주면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동료 의원들은 바로 "빽바지를 국회에 입고오는 것은 그야말로 격식없는 행위이다."라며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유시민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따라 '정장'을 입고 국회에 나오게 되었다. 이 때의 '빽바지 논란'은 정치세력을 가리키는 "빽바지"라는 정치용어까지 만들어 낼 만큼 센세이션한 일로 회자되고 있다.
한편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인해 에너지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효과는 미미한 실정인데, 기업에서 "격식있는 업무활동"을 명목으로 사원들에게 여름에 편한 복장 대신 정장 착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업무 효율은 업무 효율대로 떨어지고, 에너지 낭비는 에너지 낭비대로 계속되지만, 기업에서는 그저 정장이라는 겉모습에 집착을 하니 이 또한 낭비가 아닐 수 없으리라.
최근들어 모 S 대학이나 몇몇 특정 학과에서는 정장 대신 가운이나 개량한복을 입게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인 학과에서는 다소 캐쥬얼한 정장이나 넥타이 규정만 남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신입생 입장에서는 여전히 족쇄로 느껴지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정장을 새로 구매해야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 신입학 비용이 두 배로 증가하는 셈이니 부담이 아닐 수가 없다. 비효율적인 정장 악습인 것이다.
이번에도 수많은 신입생들이 새터나 OT에서 정장을 입고 나타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학생활에서 잠재적 트러블을 안고 가는 셈이기 때문이니, 그들 입장에서는 곤란한 선택이리라.
하지만 먼 미래에 정장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정장 대신 평상복을 신입생 OT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더운 여름날 정장 대신 편한 여름 평상복 업무를 볼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면 적어도 그 때의 사회 모습은 지금보단 자유로운 분위기이지 않을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개 ㅈ 같네 ㅆㅂ 내가 객관적으로 잘난 편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닌데 내신높음+ 집 잘...
-
ㅇㅈ 0
-
엄
-
빠른건가요 느린건가요? 고2 모고 이후로 화작 처음 풀어봐요
-
처음듣는 단어들이 우르르 나오는데 그냥 유교윤리는 인 이렇게 암기하면 되는건가요...
-
12-2월 과외 6개 했던 거랑 지역 장학금... 지금 주식은 에바고 청년도약계좌 가입해야할듯
-
그러기엔 덕코 부족... 어떻게 모아요??
-
오르비 한물 갔네
-
휴학하고나서 수능 n년 도전하고, 대실패 후에 원래 학교 복학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
ㅈㄱㄴ
-
메디컬에서 반수 안하고 졸업하는 친구들은 거의 다 지역인재+수시 학종인거 같던데...
-
나 비호감임? 2
ㅠ
-
의도와 상대가 처한 상황과 맥락을 보고 평가해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하는것 같음
-
월간오해원보는중 0
진자 옙브네
-
우리학교 졸업식에 내 찐친은 911 타고올거라하고 다른찐친은 다른학굔데 지팔공...
-
근데 내가 사서 달고다니면 개꼴값떠는것같아보일까봐 안샀음
-
레버취 1
잘게요:)
-
갤 정리하면서 넋 놓고봤다 진짜순수goat얼굴임ㄹㅇ
-
잠시 휴릅합니다 11
공부에 집중해야하는 시기같아요 목표를 이루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력입니다 인스타도...
-
수면압수......
-
아 풍요롭게 지내려면 지금 돈 모으는게 맞는 것 같은데 노느라 너무 많이 사용했네.. 아껴야지
-
내 할 일도 너무 많고,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생겨서 그거에 대해 정진하느라...
-
이해원N제 0
이해원 N제 작년에 풀었는데 이번에 나오는거 풀까? 재탕 50%는 있다는거 같던데
-
과학고사변만 기다리는 중 진짜 존나 기대중임
-
안보이지 구글로 들어오면 보이는데
-
강아지 하실 분?
-
으흐흐 벌레랑 3판만 하실분
-
엄…기은 0
오늘부로 엄기은지지를 철회한다 오늘부터 지지관계에서 벗어나 엄기은과 나는 한몸으로...
-
션티 교재 4권구매 >> 전부 중고로 팔아버림 신택스, 수능루틴 구매 >>...
-
감사합니다
-
휴식 끝 2
다시 1주일 동안 달려야지
-
잘래그냥 4
잘래그냥 잘자요!!! 이 기요미 들아!!!!
-
6모 수학ㄱ? 7
같은학원에서 접수하고 점심시간에 46문제 완답여부로 승패결정
-
여러분 잘자욥♡ 4
내가 항상 응원하는거 알지♡
-
[첫 칼럼] 합격자가 말아주는 고려대 논술 사고과정!!! 8
안녕하십니까 수리논술러 fr0mhell 입니다! 이번 칼럼에는 작년에 처음 시행한...
-
저건 ㄹㅇ 쉽지 않은데
-
여장친구는 쉽게구할수잇음.
-
한국시리즈 야구장에서 5회부터 실모 풀면 됨 ㅇㅇ 그 성적이 수능장 환경변수 고려한 찐 실모임
-
뭔가 에스컬레이드가 더 신뢰감이 감 미적 엑셀트러스 공통 엑셀 산 거 다 풀고...
-
2025년 3월 3주차 韓日美全 음악 차트 TOP10 (+3월 2주차 주간VOCAL Character 랭킹) 6
2025년 3월 2주차 차트: https://orbi.kr/00072602243...
-
귀 좀 죽은건가 3
헤드셋 최대로들어도 안아프네...
-
3더프에서 남는 사탐 시험지 중고마켓에 팔아도 문제없죠? 0
궁금하네요
-
사기 전에는 6 또는 9모라길래 둘 중 하나만 1받고 수능 1받으면 되는줄알았는데...
-
타도시대인재님 추가모집합니다
-
내가 가려는 지점에 친구가 다니는데 매일 연대 과잠 입고 오는 새끼 있다고 함...
-
러셀에서 급식만 먹다보니 살이 쭉쭉 빠지다 못해 뼈다귀 되는 중이여서 살 찌워야 함...
-
귀찮다 불끄러가기
-
학원 추천 0
독재 학원처럼 자습 위주인데, 모르는 거 질문할 수 있는 질답 조교 계신 곳 있나요?
너무 진지하당..
한줄요약
태그 봐라
ㅇㅈ
킹쩝님 명문장 언제 봐도 늘 감동
일단 추천
진짜 글 잘쓰시는듯
일단은 어쩔 수 없죠ㅠ
괜히 대학생활 처음부터 찍히긴 싫으니깐
똥군기보다 더 극혐
아 마자 성대 개량한복이지ㅋㅋㅋ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