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사람의 한탄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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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허기가 져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 빵 하나 사 먹으면서 집애 돌아가다, 어디에 발이 걸렸는지 실수로 한입밖에 먹지 않은 빵을 떨어뜨려 짜증이 났고..
그래서 오늘은 맥주 한잔 하고 잘려고 편의점에 들러 한캔 고르고 지갑을 봤는데 다른 칸에 꽃아둔 만원짜리가 어디갔는지 없고.. 카드를 꺼냈는데 인강이랑 교재 산다고 잔고 350원짜리 카드를 내밀었다는 걸 안 순간 왠지 울컥해서 씁니다
요즘 부모님께서 자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하세요
재수 대차게 말아먹고, 일년여간 모든 노력과 돈, 시간들이 날아갔다고 부모님은 여기십니다.(뭐..남는거는 경험이란거 밖에 없지만요 사실상 다 날아갔네요..ㅎ)
오르비는 많은 분들이 앨리트인지라...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곳 취직하고, 의치한 나와서 잘나가고 이런 이야기들이 당연시 되기도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아직 저같은 사람에겐 아직 꿈인듯 하고...
그리고 저도 그 꿈 한번 이뤄보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근데 잘 안됬네요
그리고 그 잘 안된 대가는 생각보다 짊어지기 힘드네요.
요즘들어 느끼는 거는 대부분의 어른들은 결과가 곧 노력이라고 여긴다는거, 그리고 이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는거....그리고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승자의 것이라는거.
패배자에게는 조롱과 멸시만 가득하다라는거. 차라리 관심도 주지 않는다면 좋을탠데 말입니다.
삼수를 반대하시는 부모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아버지께서도 3수를 하셨지만 그다지 잘 되지 않았고, 3수 끝에 지방 사립대를 입학하셨고.. 그뒤 군대 2년 갔다 오시고 몇년 지나지 않아 저를 가지셨습니다.
시장 골목 안쪽...바로옆에는 기차가 시끄럽게 지나가는 그 창고방에서 저희 가족은 상당히 많은 시간을 지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엔 물이 뚝뚝 떨어져 태이프로 떡칠을 하고, 겨울에는 그 낡은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와 보일러를 틀건 이불로 몸을 둘둘 말건 오들오들 떨었고..
그리고 그때의 저희 집 바로 옆에는 장난감으로 가득한 골목이 있었고, 어릴적의한 그 길을 지날때마다 길에 누워 울었답니다.(기억은 없네요...어머니께서 지금도 그 길을 지날때마다 이 얘기를 하십니다.)
아버지께선 얼마 있지 않아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빚을 내어 거의 다 허물어져가는(예전엔 술만드는 공장이였다고 들었습니다. 불이난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부가 전부 검었습니다)건물을 구하셔서, 거의 밤을 새다싶이 일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있으셔서 이제는 상당히 풍족해졌습니다.
유명한 곳애 집이 있고, 빚도 다 갚으시고, 왠만한 물건들은 다 구할수 있고...이제는 외제차를 한대 뽑으실까 고민도 하십니다.
특히 교육쪽에는 많은 투자를 하셨습니다.
그렇게 고생하셔서 저에게 많은 것들을 해주셨는데.
그저 철이란 눈꼽만큼도 없었던 저는 공부는 뒷전에 놀기에만 바빴고... 그게 멍청한 짓이라는걸 깨달았을 때는 고3 현역 수능이 끝난 직후였습니다.
상당히 늦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께서 얼마나 속이 상하셨을지는 제가 상상도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작년 한해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잘 안됬어요.
단지 그뿐인데.
왜 이렇게 힘들까요.
한번더..라고 생각하는 내가 싫었고, 한번 더 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에 떨고, 친구들은 거의 다 떠나 난 고등학교때 뭐했냐 라는 후회가 들고, 올해 고3인 동생은 맨날 놀고 있어도 전부 1등급을 받아오는...걸 보고 난 도대체 뭔가 하는 자괴감이 들고, 하기 싫어하는걸 알면서도 강요하시는 부모님이 밉고, 또 부모님이 미운 이런 마음이 드는 나도 쓰래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사실 이런 아픔쯤은 객관적으로 봤을때, 다른 사람들보다 행복할 터인데.
왜 항상 내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기심이 무엇보다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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