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265927]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16-12-27 12: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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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와 7,9급 시험은 하늘과 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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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5급 행정고시와 7급,9급 시험이 그저 숫자 등차수열 정도로 생각되겠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왜냐하면, 7급, 9급시험은 객관식 시험이고 수능과 사실상 같은 종류의 시험인데(당락도 국어, 영어에서 결판난다) 5급 행정고시는 주관식이 본게임으로 수능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시험이기 때문이다.


사촌동생이 지방대를 졸업하고 9급공무원을 생각했었는데(실제로는 순경시험 합격) 그때 공부방법을 코치해주려고 하는데 답이 안 나온다. 100점 만점에 5과목을 보고 평균 80점이고 가산점 따지면 78점 정도 맞으면 합격권인데 국어와 영어에서 40점도 버거우니 나머지 과목에서 하나도 안 틀려야 합격이다. 그렇다고 국어와 영어가 시험점수가 쉽게 오르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무조건 국어 영어는 55점만 맞는다고 생각하고 해라. 그리고 나머지 과목에서 90점 맞는다고 치면 시험운 좋으면 합격하는 것이고 몇번 보다보면 결국 붙지 않겠냐?"라고 했더니 나름 열심히 노력했는지 1년만에 합격을 했다.(아마 국어와 영어를 면과락하고 나머지를 거의 만점 맞은 것 같다) 입학때 수능성적은 전국 상위 80%쯤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말 열심히 공부한 듯...


그때 나도 한번 9급 문제를 풀어봤는데 거의 10년만에 풀어보는 거였는데 영어 95점, 국어 90점, 국사도 90점 정도였다. 만약에 내가 그 시험을 봤다면 나머지 암기과목 두과목에서 50점대로 맞으면 합격했을 거다. 객관식은 이런데...


5급 행정고시는 전혀 아니다. 수능과 전혀 다른 종류의 시험이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도 한다(사법시험 만큼은 물론 아니다) 양도 많고 논리적으로 구성도 해야 되고 다른 이에게 평가도 받아야 되고 하여간에 다른 능력을 요구하는 주관식 시험이라서 수능성적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기본 머리와 관계가 되므로 수능성적이 좋은 사람이 행정고시 합격률도 높은 것이 당연하지만 수능성적이 좋다고 해서 행정고시 잘본다는 보장 없고 수능성적 나쁘다고 해서 행정고시 못 붙는다는 보장도 없다.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르비에서 학생들이 행정고시하면 서울대 아닙니까라고 하는데 나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고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는 면도 있다. 주변에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이런저런 도움도 많이 받고 하겠지만 과연 체계적으로 준비하나는 점에서 유리한지는 의문이다. 내 다른 사촌동생이 이번에 다른 지방대에 합격했는데 거기서는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바로 고시반 체제로 운영해서 학교에서 전략적으로 준비를 시키는 것 같다(그게 바람직한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그래서, 문과생으로서 행정고시를 생각한다면(로스쿨은 다르겠으나) 그 학교에서 얼마나 고시반이나 그런 것이 잘되어 있는지도 따져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맹모삼천지교라고 했는데 몇몇대의 성과들을 보면 입결 떠나서 진학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합격하고 나면 그래도 학벌이 중요하지 않냐고 생각하는데... 입장 바꾸서 생각해보자. 내가 관리자인데 일 못하고 성격 까칠한 명문대생과 일 잘하고 성격 좋은 지방대생이 있다면 누구랑 일하고 싶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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