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265927]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16-12-20 14:48:44
조회수 7,103

고객마인드가 없으면 어딜가든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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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생들이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사실 나도 많은 사람을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대략 감은 오는 것이 있음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조직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상황(직장상사의 지시, 동료의 의견 등)을 접하다보면 황당무계할 때가 많음. 아니 어떻게 저런 쓸데없는 짓을... 저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ㅉㅉㅉ


그런데 웃기는 것이... 다른 사람도 나에게 대해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임. 동료하고 얘기를 하다보면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의 의견이 논리적인데 그쪽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나의 생각이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음. 그럴 때 "내가 이딴 조직에서 이런 꼴을 당해야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사표도 고민하게 되고 그러는 것임. 사표쓰면서 나는 뿌듯해하지만(ㅋㅋㅋ 그래 나는 이런 사표를 쓸 수 있는 인간이야. 알았지?) 다른 조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낙오자가 또 한명 나왔군"이라고 생각할 뿐 신경쓰지도 않음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내가 너의 고객이고 네가 나의 고객인 상황임. 이것은 남녀관계든 부모자식 관계든 다를 바가 없음. 고객이 짜장면을 시켰는데 "아니야. 내가 볼때는 너는 짬봉 먹어야돼. 짬봉 만들어줄 테니까 고맙게 드셔~~"라고 하면 그 가게는 망하는 거


직장상사나 동료와 교류할 때 그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이걸 고객마인드라고 보면 될 듯) 그쪽 입맛에 맞춰주고 또 그러다보면 그쪽도 내 입맛에 맞춰주고 그러면서 적응하고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회사생활임


부장이 나에게 "이러이런 보고서를 작성해달라. 전무님에게 보고할 자료다"라고 한다면 내 입맛대로 보고서를 써서는 안되고 부장 스타일에 맞게 보고서를 써야 되고 한발 더 나아가서 전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보고서를 쓰는 것이 맞음. 왜냐면 그 보고서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람이 전무이므로...


내가 비록 몇년차 안되고 직급은 낮지만 내 입맛에 당신들이 적응해. 왜냐하면 나는 명문대를 나왔거든... 이러면 왕따에 퇴출임.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상당히 많음. 고객마인드가 없는거... 왜 내 가치를 몰라주는 거냐? 이 회사는 나에게 맞지 않는 회사다 인재를 몰라보는 회사다.


그렇지 않음. 나는 인재가 아니었고 나를 회사에서 알아봐줄 이유도 없으며 회사에서 인정해 줄 나의 가치란 것도 당초부터 없었음. 나중에 회사에서 역량을 쌓아나가다보면 그때가서는 핵심인재가 되어있겠지만 아직은 옥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돌덩어리일 뿐임. 그런 돌덩어리를 옥구슬로 봐달라고 주문한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음.


명문대생인 내가 다니기에는 아까운 회사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나를 아까워하는 곳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음.


p.s) 입사라는 것도 마찬가지임. 채용권자라는 고객이 무엇을 주문하는지 알고 짜장면을 준비해서 가져다 바쳐야지... 나는 짬봉이지만 명문대생이니까 짬봉 먹어라라고 짬봉 드밀면 누가 먹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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