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실패로 밤잠 설치는 분들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048981
안녕하세요 저는 독재를 마친 20.9세 17학번입니다.
방금 어떤 오르비언의 글을 읽고 나니 올해 초 제 생각이 나네요.
저는 16입시에서 내신 4.0에 6논술을 하고 수능도 망치고 최저를 다 날렸습니다.
오르비 수준엔 우습겠지만 세 딸 중에선 제가 가장 공부머리가 있었고 집안에서 투자도 많이 받았기에 부모님의 실망과 질타도 컸습니다.
예전같으면 부모님의 이러한 반응에 짜증을 냈겠지만 피폐해진 정신상태로 자존감이 현격하게 낮아져 자괴감만 들고 자기혐오가 너무 심했습니다.
엄마가 수영장에 가면 방에서 나와 밥을 차려먹고 엄마가 돌아오기 전에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두어달을 하니 15kg가 빠지더군요.
독재를 시작하고 집 앞 독서실에 다녔습니다. 하루에 딱 두 마디를 했죠.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괜히 절 쳐다보는 것 같고 한심하게 보는 것 같고 위축되었습니다.
그렇게 6월까지 다니다가 어떤 남성분이 무서워서 독재학원으로 옮겼습니다.
첫 상담을 받는데 초면인 담임선생님이 누구랑 제일 말을 많이 하냐는 말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랑 제일 친한 친구도 재수를 하는 입장이었고 제가 그 친구보다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푸념을 할 수도 없었거든요.
1월 마지막 주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해서 좋은 사람들하고 일요일에 얘기 나누며 위안을 많이 얻었어요 그래도 정신이 불안정해서인지 저도 모르게 차에 뛰어든 적만 올해로 세 번이네요.
하루종일 우느라 공부를 못한 날도 정말 많았고 땅콩알레르기가 있는데 일부러 땅콩이 든 초콜렛을 먹은 적도 있었어요. 엄마얘기만 누가 꺼내면 너무 서러웠고요. 기계로 치면 저는 가성비 떨어지는 고물 같았거든요.
위염도 너무 심해져서 만성으로 변했어요.
결국 이번 수능에도 영어 때 위가 너무 아파서 울면서 시험을 봤더니 6등급이 떴네요.
저를 도와주고 관심을 준 많은 주위 분들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정말 스물 한 살을 맞이하지 못했을거에요. 그 땐 그런 관심이 너무 부담스러웠지만 저도 이제 고통받고 있을 과거의 제 자신과 같은 분들을 붙집아드리고 싶네요.
지난 입시를 돌아보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은 진심으로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거에요. 여러분의 가치까지 저평가하지는 마세요. 여러분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애정을 깎아내리는 일이니까요. 다들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힘드실 때 언제든지 쪽지해주세요.
진심으로 같이 고민하고 슬퍼해드리고 싶어요.
아픈 만큼 성숙해질 여러분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올랖님도 수고하셨어요
이제 행복하게지내세욯ㅎ
동화님도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천사띠><♥
님 오랜만이에요ㅠㅠ
저?항상있었는데ㅇㅂㅇ
수능 끝나고는 잘 못 본 것 같아서요ㅋㅋㅋㅋ 시간대가 엇갈렸나봐요
글진짜잘쓰시네요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것같아요
정말 올해 수고 많았어요.
횡설수설 안해서 다행입니다ㅋㅋㅋ 우리모두 수고했습니다 ㅎㅎ
저 하나 여쭤보고싶은게
교회 나가면 좋은 분들 많나요?
고3때부터 느낀건데 뭔가 기댈 곳이 필요해요
솔직하게 교회 바이 교회에요 저도 중학생 때 교회나갔다가 상처받은 적이 있거든요. 평소에 신앙심도 깊고 행실이 정말 괜찮은 친구 있으면 그 친구네 교회로 가시는게 가장 안전합니다
제대로 된 곳만 가면 정말 정신적으로 힐링돼요. 작은 교회가 더 좋아요
고마워요ㅎㅎㅎ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교회가 좋을 것 같아요!
제 현역때 이야기랑 너무비슷해서 놀랐네요!ㅠㅠㅠ올라프님 남은 논술발표에서도 좋은 결과있었으면좋겠어요!ㅎㅎㅎㅎ
감사합니다♡♡
행복하게지내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이라는 글자만 봐도 벅차네요
수고했어요
그레이님도 18입시 건승하시길 바랄게요
멋있어요 저도 언젠가 무언가로 성공하고 이런글 쓰고싶네요ㅋㅋㅋ 그게 수능이든 고시든간에...
결코 헛된 노력은 없습니다. 즉각적인 반응이 없을지라도 돌아서 온 만큼 더 큰 보상으로 나타날 겁니다. 응원할게요
글을 정말 이쁘게 잘쓰시네요. 화이팅!!
감사합니다
아이고 ㅠㅠ 수고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아름다운 대학생활이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ㅎㅎ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ㅠㅠ
글읽고 괜스래 찌잉하네여 ㅠㅠ
차에 뛰어들으셨다니 참 힘드셨을거같네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운전자들은 얼마나 끔찍한 경험을 하게됬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맞아요. 차에 뛰어들 만큼 고통스러웠겠지만 또 다른 가족의 고통을 만들 뻔.. 부디 건강하게 잘 사시길요.
고생많으셨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에 와닿네요..비슷한 고민을 하는 수험생들이 정말 많을거라고 생각해요.
다들 이 글 보시고 힘내셨으면 좋겠네요! 올라프님도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있으시길!
가성비 떨어지는 고물 같았다라는 말이 너무 가슴 아프네요ㅠㅠ 1년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땅콩초콜릿 드시지 말고 저주시죠 죽으면 절대 안됩니다. 초콜릿 위험해요 빨리 주셔야해요
고생많으셨습니다...힘이 되는 글이에요.
존경합니다.같은나이지만 저보다훨씬 성숙하시네요
이제 이 글을 봣네요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겟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꽃길만 걸으시길...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하면서 글 읽었습니다.
너무 짠한 글이네요. 하지만 올랖님의 노력들 모두 헛되이 되지 않을거예요~
올랖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부터 행복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