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조진 사람들 필독. (feat. 예비 고3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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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기하러 ㅋㅅㅋㅌ입니다.
오늘 칼럼은 수능을 보고 오신 고3/N수 여러분들을 위해,
그리고 수능을 보게 될 예비 고3 여러분들을 위해
짧은 수능 총평과 함께 위로의 글을 들고 왔습니다.
어제 저도 수업 중간중간 시간을 내서 시험지를 풀어봤고,
제 선택과목이 아닌 시험지도 수능을 본 친구들에게 정보를 추합하고 하면서
대강의 난이도 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정도 생각을 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올해 수능 전반에 대해서 평가를 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총평>
국어: 미친 불수능.
리트의 향기가 나는 비문학 + 은근 의문사할 만한 문학
+ 짜치는 선택과목까지 지옥의 3단 콤보.
EBS 암기와 연계체감에 의존했다면 진지하게 3등급도 간당간당했을 시험.
수학: 엄청 어렵진 않지만 나름 어려움.
전체적으로 계산량이 많고,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진짜로 '사설틱함'.
미적분은 의외로 할 만했는데 공통에서 변별된 사람들 많을 것.
확통 기하는 기존 대비 난이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특히 기하 선택자들은 26학년도 9월 모의평가와 체감 난이도가 비슷했을 듯...
영어: 절평 이후 역대 최고 난이도. 예상 1등급 비율 2%.
살면서 이렇게 어려운 영어 시험은 25학년도 6월 이후로 본 적이 없음.
이렇게 시험을 내버리면 절대평가의 의미가 있는 걸까...
과탐/사탐: 쌍으로 역대급 난이도 갱신.
사탐런의 나비효과가 단 2년만에 파국을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사탐처럼 컷이라도 낮냐, 과탐처럼 컷도 높고 표점도 못 받냐의 차이만 있을 뿐...
전체 총평: 2015 개정 교육과정(2020년~ 현재) 역대 최고난도의 수능 시험.
수능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보더라도
이렇게 전 과목이 말도 안 되는 난이도로 출제된 시험은 거의 전례가 없는 수준입니다.
24수능처럼 국영수만 어렵고 탐구는 적당했다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정도로 쉬어가는 과목 없이 출제된 수능이 전례가 없고
실제 난이도도 높았던 만큼 현장 체감 난이도가 엄청났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총평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이번 시험은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론상 전 과목을 실력만으로 잘 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며,
운이 미친듯이 좋은 게 아니라면 무조건 한 과목 이상은 망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제가 작년에 만족을 못 하고 올해 삼수를 했다?
진지하게 저는 올해 서울대는 커녕 서성한도 못 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엄청난 난이도였습니다.
잘 봤든, 못 봤든, 시험을 보고 오신 여러분들 모두 진심으로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보고 계신다면,
수능을 망치고 낙심하셨을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수고하셨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공부하면서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았나요?
제 예전 칼럼에 적은 것 처럼,
100억을 준대도,
억만금을 준대도,
올해 입시를 다시 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일 년이었나요?
그럼 충분합니다.
그걸로 여러분들은 할 만큼 다 한거에요.
나름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에 와서
일 년을 다녀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대학은 생각보다 인생에서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서울대 오면 모두가 샤뽕 차 있고 모두가 자부심 느낄거 같죠?
천만에요. 여기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특히나 서울대 에타 같은 곳 들어가보면 진짜 열등감에 찌들어서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을까 싶은 사람들이 가득가득합니다.
중요한 건 대학을 어디로 가는지보다, 대학에 가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는지가 중요한 세상입니다.
단지 대학을 안 가면 큰일날 거 같고, 뭔가 불안해서
무작정 메디컬, 무작정 서울대, 무작정 명문대...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런거 전부 사교육계랑 입시 커뮤니티에서 불안감 조장하는 거에요.
이거 안 하면 인생 망한 것 처럼 느껴질까봐.
근데 사람 인생 그렇게 쉽게 안 망합니다.
제 주변 사람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면,
제가 대학교 들어와서 동아리에서 친해진 형님이 한 분 계십니다.
이 형은 19수능때 현역으로 수능을 봤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때 국어가 엄청난 불수능이었죠.
그때 이 형님은 천문학 지문에서 제대로 페이스를 말리면서 4등급을 받고,
결국 아주대학교를 들어갔습니다.
충분히 멘탈이 나가고도 남는 상황이지만,
차마 입시를 다시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죠.
대신 대학교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다니던 학교에서 과탑은 당연히 찍었고,
국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텍스트를 읽고 또 읽었죠.
그 결과
이 형님은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하셨고
지금은 동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세상 생각보다 쉽게 안 망하고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란게 있습니다.
절대로 무너지지 말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이 일 년 불태웠던 그 경험,
그 속에서 배운 '나 사용법' 은 절대로 어디 가지 않습니다.
그 기억, 그 경험을 간직한 채 그 절반만 대학 와서 하면
여러분들은 정말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
대학 와서 느낀 건데, 생각보다 요새 대학생들은 수험생들보다 많이 게으르거든요.
그러니 더는 미련 갖지 말고
훌훌 털어버리세요
그 시간, 그 노력, 그 경험 가지고 사회로 나가셔서
끝까지 버티고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더 멋진 내일을, 더 멋진 어른이 된 나를 마주하시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칼럼을 보고 계실 예비 고3 정시파이터 여러분들께 드립니다.
정시는 정말로, 정말로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흔히 예비고3 정시파이터들은 커트라인만 보고
'아 나도 불수능이면 찍어서 잘 볼 수 있는데'
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런 난이도로 시험이 나와버리게 되면
그 순간부터 내가 잘하는 과목도 제대로 점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른 과목을 다 잘 보더라도, 단 한 과목만 망치면
그 한 과목으로 모든게 망가지는 게 수능 시험입니다.
더군다나, 예비고3 여러분들은 재수하는 순간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수능 제도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만큼
오히려 현역들보다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죠.
앞으로의 일 년 동안 정말 나의 한계치까지 공부하지 않을 거라면,
아직도 수능을 그냥 인생 한방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거라면,
정시 대박?
꿈도 꾸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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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말씀이십니다
근데 이렇게 모두가 불수능이라고 말하는데 비해 컷은 왤케 높을까요… 진짜 미치겠습니다…
빨리 이 판 떠야겠다는 생각만 드네요
군대에서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고3 때 부터 하면 이 시험에 4년을 쓴거죠 (군대에서의 시간은 빼야할지도 모르지만) 6 9 다 설경 갈 수 있었는데 올해의 종착지는 현역때랑 비슷한 건동홍 성적입니다 그래도
할만큼 했으니 다음스테이지로 가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세상의 무슨 일이든 재능의 영향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인생의 매우 중요한 시험들 중에서
수능은 그래도 그나마 '노력'으로 재능러들과 붙어볼만한 영역이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이번 시험의 레벨은 그러한 기존의 관념들을 사실상 완전히 무의미하게 만드는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만약에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그런 무의미함은 곧 정설로 굳어진다고 봐도 될거 같구요
다들 너무 상처받거나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하고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건 사실 재능 그 이상으로 운의 영역이 많이 작용한 시험이 아닌가 싶네요...
특히 탐구는 진짜...
아주대에 법학과가 있다고요?
아 본문에 잘못 적었었네요. 아주대 법대가 아니라 아마 다른 학과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타 이슈 죄송해요 ㅠ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국어때 맨탈나간게 수학 계산실수,
국수영때문에 나간 맨탈이 탐구1 -> 5로 추락해서 삼수하기가 무섭습니다
그냥 지거국이라도 들어가고 아쉬우면 반수하는게 맞겠죠...??
작년에 만족 못하고 올해 삼수 저네요 하..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려나
3년을 죽을듯 한 것도 안 되는데 뭐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