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앵벌이하는 제가 나쁩니까? 인질로 잡혀 있는 학생부 앞세워 교권을 참칭하는 게 나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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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 오늘만 해도 애들이 얼마나 다녀갔는지 아십니까?
강사 : 선생님 의견에 반기를 드는 게 아닙니다.
교사 : 적당히 합시다. 부끄럽지도 않아요?
강사 : 아, 제가 틀렸다면 충분히 부끄러워하겠습니다. 다만 역설과 반어 둘 중 하나만 타당하다고...
교사 : 애들 시켜 점수 앵벌이나 하고, 등급을 교란하는 짓 부끄럽지 않냐고요.
(이후)
강사 : 문제가 이렇게 출제된 이유를 알겠어서요.
교사 : 뭡니까? 그 아유라는 게
강사 : 낡았거든요.
교사 : 뭐요?
강사 : 의인과 활유, 역설과 반어 같은 걸 개념적으로 구분 짓는데 목매는 문제는 수능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낡았으니까요. 하지만 전 아이들에게 이 개념어들을 성실히 가르쳐 왔습니다. 어디까지나 여전히 이걸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존재하시니까요. 교단에서요.
동료 교사1 : (메신저로) 저거 근데 진짜야? 수능에 안나와? 우리 땐 배웠는데?
강사 : 근데도 재고를 안 하시겠다는 건 알고 계시기 때문인가요? 어차피 학생부 때문에 애들이 문제 제기를 세게 못 할 거라는 거
교사 : 어디서 공교육을 감히
강사 : 애들 앞세워 점수 앵벌이하는 제가 나쁩니까? 인질로 잡혀 있는 학생부 앞세워 교권을 참칭하는 게 나쁩니까? 공교육이 지향하는 바야말로 저희의 지표인 걸요.
동료 교사2 : 좀 그만해요. 학교에서 논의할 테니까.
교사 : 논의는 무슨 논의를 해요!
강사 : 재시험 요청드리겠습니다.
동료 교사2 :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교사 : 알긴 뭘 알았다는 겁니까!
강사 : 지혜로운 논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후 실랑이를 벌임)
강사 : 아 한가지 더. 이 문제의 선지는 지금까지 학교 진도에 포함되지 않은 중세국어 내용을 포함하고 있던데요? 선생님이야 말로 학원에서 이쯤 배우지 않았냐 하고 출제하신 거 아닙니까?
-tv N 드라마 '졸업' 중-
너무 감명 깊은 대사들이었습니다. 공교육 현실에 대해 너무 잘 다루고 있어요. 이거 앞뒤로도 인상깊은 거 많은데 다 가져올 수는 없으니 하이라이트만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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