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흐름 [706534]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2-11-26 19: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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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가 어려운 학부모께 학부모가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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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쪽 상경대 교수인 친구와 수도권 한의대 교수인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최근 입시를 끝냈거나 진행 중인 자녀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늘 그렇듯이 아버지들은 입시를 그때 가서야 알게 됩니다. 

만남의 이야기는 입시가 한 축이 되었고 

공통적인 내용은 우리 때보다 수험생이 줄고 

90년대 중반 이후 대입 정원이 많이 늘어서 아무대학이나 가려고 하면 쉽게 갈수 있지만,

이해 안되는 부분은 선호도가 있는 대학은 더 어려워졌다 였습니다.

여러가지 내용에 대해 제가 얘기했지만 대화의 끝은

본인들이 지금 수험생이면 원래 갔던 대학 근처도 못 갔을 것이다 라고 끝맺음했습니다.


제가 수험생이던 시절은 여러 부모님들과 마찬가지로 

한 교실에 60명씩 공부하고 

재수종합반 한 반에도 10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있던 인구 과잉의 시대였습니다.

저는 졸업정원제에서 입학정원제로 바뀌는 대학 정원이 줄어든 첫 세대인데 

정원이 줄고 수험생이 늘어도 

현재의 제 아이가 가지는 공부량과 심적 부담보다 적은, 

아무 생각없는 수험 생활을 했던 것처럼 생각듭니다.


5년 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저는 둘째 아이가 지금 고3입니다. 

첫째 아이는 17학번이라서 두 아이의 터울이 제법 지는 편이지요

본인들이 말하지 않으면 제가 잘 묻지 않기 때문에 첫 아이 입시 때에도 그랬고 지금 둘째의 현황을 잘 모릅니다.

가끔 공부하는 모습을 제가 학창시절에 공부하는 모습과 머리 속으로 비교해보면서

아이들이 가져온 모의고사 성적으로 비교해 보면 

제가 지금 수능을 보면 현재 졸업한 대학에 원서도 못 넣을 가능성이 높다 정도만 생각합니다.


입시 또한 많이 어려워 보일 겁니다.

실제로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현재 제가 이쪽 일을 해서 쉽게 말하는 것이다 생각하겠지만 

저의 원래 직업은 무역 쪽 일을 하는 사람이었고

친인척의 입시를 도와 주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고

두 가지 일을 같이 하다가 입시 쪽으로 완전히 오게 된 것도 몇 년 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입시보다 어려워 보이는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능이나 학력고사 한 가지 점수로만 그냥 줄을 세우면 되는 입시였습니다

거기다가 평가원 측에서 340점 남녀 몇 명, 250점 몇 명 등 

일일이 인원을 신문 두 면을 채울 정도로 공개 했으니

기성 업체들이 장판지라고 불리우는 배치표 종이에 

작년에 270점이 몇등이었으니 지금은 몇점으로 하면 되겠다 등 단순히 줄을 세우고 

거기에 맞추어 1번 뿐이 지원 못하는 상황에서 

경쟁률을 보고 원서를 넣으면 끝이었습니다.


지금은 수.정시로 2원화된 입시이고 

정시 또한 모든 학교가 동일한 점수 방식이 아닌 

학교별로 다른 점수 방식을 택할 수 있어서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한 번의 지원이 아닌 복수 지원이 더 어려워 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일단 단순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수시의 내용은 아예 잊으면 됩니다.

정시 중에서도 자녀의 점수대만 집중하면 됩니다.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하는 입시도 아니고 

전문가로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분적인 것만 알아도 충분합니다.

과거는 정보의 이동이 적었습니다.

정보를 이동시킬수 있는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소문이나 감각에 좌지우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넷 사용 이후 정보는 급증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와 그것을 다양하게 해석하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의 감각은 엄청 뛰어 납니다. 

입시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보의 해석력 또한 입시에 있어서는 기성세대보다 월등해 보입니다. 그들에게 오르비 등을 통해서 질문하면 됩니다.

외계어처럼 보이지만 계속 보다 보면 읽을 수 있는 수준이 충분히 됩니다.

답변을 못 받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친절하게 답변해주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여러 번 보고 생각하면 

일부러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내 자녀 점수대 정도의 입시는 전문가와 같은 수준이 될 겁니다.

물론 전혀 내용이 엉터리인 글과 거짓인 글들도 섞여 있지만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그 또한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입시는 여러분 자녀들이 공부했던 것 백 분의 일 보다 쉽고 

따로 시간을 내어서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틈틈이 빈 시간에 여러 자료를 보고 의견을 보면 

혼자 하더라도 혹은 타인의 도움을 받더라도

무당처럼 감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이유가 있는 결과를 받게 될 것입니다.


첫째 때도 그렇게, 이것이 직업인 둘째가 입시인 올해도 

늘 입시는 긴장됩니다.

저도 예상과 예측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틀릴 때도 있고

틀리더라도 바로 대응해서 

결과적으로 좀 더 원하는 학교를 합격시키고 싶은 마음에

늘 초조 합니다.



걱정의 크기와 합불은 별개입니다.

긴장과 걱정은 부모의 입장에서 할 수 밖에 없지만

그 긴장 걱정은 누구나 한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저 또한 매해 긴장합니다.

많이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본인 아이들의 점수대에서는 

그 어느 감각적인 젊은 친구들이나 

전문가 보다 더 높은 수준에 올라 있을 겁니다.


올해 입시를 맞는 모든 부모님들

내년에 저와 합격의 소주 한잔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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