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MD [443099] · MS 2013 · 쪽지

2013-04-23 13:18:57
조회수 4,601

EBM 없이 단순히 "수천년 경험"만으로는 한의학이 과학적이며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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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까들이 한의학 깔 때 잘 쓰는 말이 "말로는 효과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EBM으로 나온 증거가 뭐가 있냐" 입니다.
EBM이 뭘까요? 뭐길레 의사들이 짜증나게 자꾸 EBM EBM 거릴까요?

한의사 분들과 한의대 고학년 분들은 EBM의 정의 등에 대해선 다 아시겠지만 여긴 수험생들이 많이 오니까 가급적 쉽게 풀어서 써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의 상당 부분은, 제가 예전에 DC한갤에 썼던 내용 http://gall.dcinside.com/list.php?id=oriental_medicine&no=40988&page=1&search_pos=-39383&k_type=1000&keyword=%EB%82%9C%EB%AF%BCmd&bbs= 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당시 경희대 한의대생이라 자칭한 사람이 너무 헛소리를 해서 썼던 글입니다. 여기선 그 때 썼던 내용을 바탕으로 개념 설명을 보충하여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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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evidence 어쩌구 한까들이 그러면 대부분의 한빠들이 '동양에는 동양만의 검증방식이 있다' '서양식으로 동양의학을 재단하지 마라' 이런 반응 일색이었던 것 같은데...
이젠 '일부'를 제외하고는 evidence based medicine (EBM)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그래도 대부분의 한빠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은 EBM을 하기 어렵고, EBM이 없어도 효과는 수천년 경험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따라서 당장 EBM 없이도 그냥 한의학은 과학적이라 할 수 있으며, EBM적 증거는 차차 나중에 밝힐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일단 EBM이란 무엇인지 간략히 써 보겠습니다. 다음엔 "수천년 경험으로 EBM 없이도 충분히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다" 란 말에 대해 반박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EBM에 대해선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Evidence-based_medicine 에 자세히 나와 있고, 각 기관별로, 다양하게 EBM을 정의해 보았는데, 사실 그게 그거긴 합니다.
EBM은 한글로는 "증거기반의학"으로 번역하며, 쉽게 말해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된 의학"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이 객관적이냐? 그것은 엄밀한 통제를 거쳐 여러 비뚤림(bias)을 피한 연구를 통해 통계적으로 얻어낸 자료를 말합니다.

위 위키 글이 영어로 되어 있다고 안 읽을 일부를 위해 다시 정리하면, 그리고 여기 영어에 빠진 것까지 해서 간략히 하면, EBM의 증거는 다음과 같은 위계구조를 가집니다.

1. meta분석에서 효과 있는 거 (2011 Ernst의 Pain지 논문 - 침술은 통증에 효과가 없던데?, 2012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논문 - 침술은 만성통증에 효과가 있다!)
- 각각의 연구에서 어떤 연구에선 침술이 효과 있다고 나올 수도 있고, 어떤 연구에선 침술이 효과 없다고 나올 수 있습니다. 이에 여러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여 전체로 보았을 때의 결론을 보고자 만들어진 것이 meta분석입니다.
2. 여러 이중맹검무작위배정실험에서 일관성 있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
-
이중맹검무작위배정실험에서 이중맹검(double blind)은 환자와 치료자에게 "어떤 치료가 행해지고 있는지"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위약효과(그냥 '난 치료 받았어!'란 기분만으로도 좋아지는 거)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무작위배정실험은 치료군과 대조군을 무작위로(임의로) 나누어 그 결과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실험군-한약먹은군'이 '대조군-위약먹은군'에 비해 효과가 있다는 걸 입증할 수 있습니다. 이게 Randomized controlled study (RCT) 입니다. 위약은 보통 밀가루 같은 걸 씁니다. 여기서 나온 개념들은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엔 그 내용을 신뢰할 수 없고 따라서 의사들에 의해 폭풍까임을 당하며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한두개의 이중맹검무작위배정실험에서 효과 있다고 하는 경우 (신종플루에 한약이 효과 좋더라, 감기에 소청룡탕이 좋더라)
4. 이중맹검 하지 않은 무작위배정실험에서 효과 있다는 경우
5. Cohort study에서 효과 있다고 나오는 경우
6. 후향적 연구, case-control study 등에서 효과 있다는 경우
7. Case-series
(치험례 몇개 묶어서 발표하는거, 말기암환자를 치료한다는 넥시아 치료의 유일한 학문적 근거)
8. Case report (이것이 간증! 내가 아토피인데 양방에서 한참 해결 못하던걸 한의원 치료 받으니 싹 나았다!)
9. 전문가의 의견 (내가 음양오행에 따라 환자를 보니 치료효과가 좋더라고)
- 사실 7,8,9는 여기선 나눠서 서술했지만 실은 비슷비슷하죠. 어쨌거나 위약 효과도 제낄 수 없고, 실험-대조군 구별도 없고, 통계적 검증도 없고, 따라서 전혀 객관적이지 못한 증거입니다. 이런 간증 수준은 아주 희귀한 질환일 때, 이미 알려진 질환이지만 최초로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 치료의 부작용 보고시 등에나 의미가 있습니다. 아토피, 허리통증 같이 엄청 껀수가 많고 오랜 시간 행해진 질환에 대해서는 마땅히 상위 레벨의 증거를 들이밀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간증을 들이밀며 한의사들이 증거라고 하면 의사들이 엄청 비웃는 거고요. "수천년 경험"이란 건 사실 Case-series, 전문가의 의견 수준 밖에 안 됩니다. 물론 Case-series나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무조건 무시하는 건 아니죠. 이런게 있으면 "오 진짜 효과 있을 확률이 꽤 되겠는걸?" 하며 RCT 등 보다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서 입증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 진짜 객관적인 입증은 하지도 않아 놓고 "내가 해보니 효과 좋아" 이러면서 "과학적"이라고 주장하니 얼마나 웃깁니까?

...정도로 서열을 매길 수 있겠습니다.

위 증거의 서열에서, 그 아랫단계의 의견은 수백만개가 있어도, 그 윗단계의 증거가 반대되는 내용을 제시한다면 이에 의해 밟힙니다.

즉, 치험례를 묶어 놓은 황제내경이나, 넥시아 팔아먹는 근거로 쓴 case series 2 case 같은 것은 저기 7~9 단계의 아주 하등한 근거에 속합니다. 윗단계 연구, 예를 들어 RCT를 했더니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case series 따윈 쳐다볼 필요도 없는 거죠. 또한 RCT 수준조차 없다면 "과학적 입증!" 이딴 소리는 하면 안됩니다.
저런 하등한 근거는, 이제 막 시작하는 분야이거나, 아주 희귀해서 제대로 된 연구하기 힘들 때는 accept가 되지만, 넥시아 같은 항암제를 마구 팔아먹는다던지, 전화상담하며 불티나게 팔리는 편강탕 같은 것에서는 용납이 안되는 근거 수준입니다.

이런 EBM이 한방측에서는 커다란 장벽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생각한다면 경락이니 기니 하는 걸 굳이 입증 안하고 넘어가도, 저 RCT 단계에서부터 바로 효과를 입증해 버리면 전세계에 ㅇㅋ 하고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또 실제로 일부 효과 입증된 것은 쓰이고 있구요. 황의원같은 사람은 이런 것도 까고 싶어서 SBM이란 개념을 주장하지만(그 치료의 근거도 과학적이어야 한다는) 사실 의학의 역사를 볼 때 그 근거 기전이 허접하거나 이해가 안되더라도 치료 효과만 확실히 입증되면 충분히 쓰일 수 있었습니다. 위에 제가 쓴 것에서도 보시면 (비록 논란은 있지만) "침술은 만성통증에 효과 있다"란 meta 분석 결과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진정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길이겠지요.

EBM의 이러한 근거 수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아 수천년간 써 왔으니 모든 증거는 확ㅋ보ㅋ' 하는 건 정말 무책임하고 무식한 짓입니다. 서양에서 갈레노스 이후 쓰인 사혈법도 2천년간의 임상례가 쌓여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풀' 도 수천년의 치험례가 있을 겁니다. 아프리카에선 십몇만년간 쓰인 방법도 있을지 모릅니다.
정말 무지한, 아주 통탄할 일입니다.

한의학은 과학화의 출발도 느리고, 과학화된 정도도 압도적인 현대의학에 비하면 아주 보잘것 없습니다. EBM을 받아들여 열심히 evidence를 쌓아도 한참 모자랄 판에, 저렇게 헛되이 '한의학은 이미 과학이다 껄껄껄' '한의학이 만성질환에는 현대의학보다 효과 좋다 크하하' 하는 걸 보니 어이가 없습니다.

저런 EBM을 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한, 한의학은 과학이 아닙니다.
저런 EBM으로 입증하지 않는한, 어떠한 만성질환에 대해서도 한의학은 현대의학에 비해 결코 우월한 효과를 보인단 말을 감히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이걸 객관적으로 입증한다면 한의학의 우월성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알릴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는 고대 중국인들이 수천년간 모아온 여러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분명 맨땅에 헤딩하는 것에 비해서는, 한의학 내용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입증을 시도한다면 보다 많은 "객관적 입증"된 치료를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전세계인이 함께 그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요.

모든 한의사가 연구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희생이겠지요.
그래도, 직접 연구는 안해도 좋으니, EBM이 필요 없다는 헛소리는 하지 맙시다. 이미 수천년 경험으로 한의학의 치료 효과는 입증되었다는 무식한 말은 하지 맙시다. 진짜 무당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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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ckontarget · 414767 · 13/04/23 17:33

    뭐지, 제가 잘못보고 있는건가요? 이것에 대해선 한번 크게
    콜로세움이 세워졌던 걸로 아는데, 현재 한의계에서도 EBM중심의 의학을 목표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걸로 압니다, 이제는 EBM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한의사는 거의 없지 않나요? 젊은 한의사들 사이에서는 그런 주장하는 분은 본 적이 없네요.

  • 난민MD · 443099 · 13/04/23 17:52 · MS 2013

    네. EBM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무식한 한의사는 최소한 젊은 사람들 중엔 전무할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EBM이 중요함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수천년 경험만으로도 한의학은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라던가, "특정 대가가 한의학을 옹호하니 한의학은 효과 있다" 같은 주장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비록 통계적으론 입증되진 않았지만 해 보면 효과 있다" 라던가, "아직 연구는 부족하지만 한의학은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같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 Rockontarget · 414767 · 13/04/23 18:17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으나 글의 처음부터 한의학을 까겠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으면 적어도 여기서는 좋은 소리 듣기 힘들겁니다. 그냥 EBM에 대한 설명이라고 했으면 모르겠지만요. 개인적으로 이런 글은 충분히 학생들에게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독자층을 조금더 확장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고작 수험생 사이트에 올린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정작 수험생들 중 EBM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있기는 할까요? 욕만 먹을 뿐입니다. 차라리 제마x인과 같이 한의대생이나 한의사가 밀집된 곳에 올리면 더 건설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것 같네요.

  • 난민MD · 443099 · 13/04/23 18:33 · MS 2013

    Rock님은 "수천년 경험 그 자체만으로도 한의학의 효과는 입증된 것이다"란 입장을 취하는 한의사들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나요? EBM 체계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다면, 상기 자세는 매우 불합리한 것입니다. 제가 님보다 많은 한의사를 알지는 당연히 못할 것이지만 최소한 제가 웹이건 오프건 접한 한의사 중 많은 수가 상기 입장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의학을 까는 입장인건 확실합니다만, "한의학의 수천년 경험 속에 있는 지혜를 잘 연구하면 효과가 입증된 것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Rock님은 두 따옴표 안의 입장 차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수천년 경험만으로도 한의학은 충분히 과학적이야"라고 잘못 믿을 수 있는 수험생 및 예과생이 이 글의 타겟입니다. DC한갤엔 심심찮게 보입니다. 경한예과생이라 한 사람들 중에도 간혹 있었고요. 여기서도 물론이겠죠.

  • 김돌 · 354222 · 13/04/23 18:54 · MS 2010

    현재 한의학계에서 EBM 도입이 일종의 과도기인거죠.

    애초에 서양의학계에서도 EBM이 처음 나온 게 1980~90년대니까 불과 20~30년 전이고, 그쪽에서도 초기에는 EBM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많았었죠. EBM의 방법론이라든지, 한계라든지, 그러한 것들에 대한 논의도 많았고, 꽤 최근까지도 그러한 것들이 계속되었던 걸로 압니다. (여담이지만, EBM초기에 의학계에서 EBM을 비판했던게 그간 교수들이 의학계 내에서 누려오던 권위(본문에서 언급된 전문가 의견 수준의 근거)가 땅에 떨어진다 카더라...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는 풍문을 들은 적이 있네요..ㅋㅋ)
    다만, 그러한 한계점(?)들에도 불구하고 EBM이라는 것이 치료방법에 대한 유효성 검증을 보다 명확히 해줄 수 있는 만큼, 널리 받아들여지고 사용되고 있는 거겠구요.

    (중간에 살짝 삐딱선을 타보자면) 근데 그렇다고 해서, EBM이 등장하기 이전. 1970년대까지 이어져오던 서양의학을 '효과가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물론 EBM을 통해서 효과가 없었던 쓸모없는 치료법들이 많이 퇴출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간 행해져 오던 모든 처치들을 싸잡아서 '효과없음'이라고 말할 수는 또 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건 그냥 위 댓글에서 '아직 연구는 부족하지만 한의학은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같은 말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하셨길래 끄적여 봤습니다)

    현재 한의학계에서도 EBM에 대한 논의가 많습니다. 대한한의학회에서 EBM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기도 하구요. 논의 주제는 EBM이 서양의학계에 처음 도입될 때 논의되었던 것들하고 거의 동일합니다. 한의학에서 EBM의 효용성. 한의학에 맞는 EBM의 연구방향. 한의학적인 방법을 포함하는(대표적으로 변증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연구설계방법. 등등
    기존에 존재하던 EBM은 모든 연구기준이 서양의학적 방법에 맞추어져 있어서, 그것을 어떻게 한의학에 맞게 적용시키느냐가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탕증이라는 변증방법을 적용해서 연구한 논문이 있기도 하더군요.)
    그러한 것들에 대한 논의가 마쳐지고 어느정도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지면, 아마 한의학계에서도 EBM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난민MD · 443099 · 13/04/23 20:19 · MS 2013

    의사들은 한의학적인 경락, 기, 오장육부 등을 "믿지" 않습니다. 따라서 싸잡아 "효과 없다"라고 생각하기 쉽죠.

    허나 저는 "한의학은 효과 없다" 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 글을 쓴게 아니라 "한의학의 효과는 수천년의 경험을 통해 입증되었다"라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썼습니다.

    좀 더 정확히 하면, "아직 EBM같이 객관적인 분석을 거치기 전이므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검증이 안 된 상태다" 가 정확하겠죠. 이 경우 "한의학은 몽땅 무당짓"이란 비판도 너무하겠지만, "한의학은 수천년 경험으로 입증된 상태"란 옹호도 큰 문제입니다. 이 명제(수천년 경험으로 입증된)에 대해 명확히 찬반 여부를 한빠분들이 명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 김돌 · 354222 · 13/04/25 21:24 · MS 2010

    수천년 경험으로 입증된 상태. 솔직히 '입증'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도 없지않아 있긴 하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의학 관련 SR, 혹은 약재 같은 경우에는 어떠한 성분이 어떠한 기전으로 그러한 효과들을 일으키는지 연구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전부를 싸잡아서 '입증안됨'이라고 하기는 또 그렇네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과도기겠죠. 일부는 뭔가 되어 있고, 또 일부는 뭔가 되어있지 않은. 그런
    솔직하게 말하자면, '수천년 경험으로 입증된 상태'가 상황에 따라서는 맞는 부분도 있고, 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봐서. 찬성하기도 그렇도 반대하기도 그렇네요.

    +
    그냥 이런 논의들이 나올 때마다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인데 말입니다.
    자꾸 EBM EBM 거리는게 뭐라고 해야하나.. 좀 그렇다고 해야 할까요.

    EBM의 필요성에 대해서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쪽도 처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또 온전히 정착하는데 수십년 걸린 EBM인데
    먼저 그걸 했다는 이유로 '니네는 왜 이런거 안해? 왜 없어?' 이러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ㅋㅋ
    마치 10살짜리가 5살짜리한테 '넌 왜 나보다 다섯살이나 어려?'라고 묻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전

    물론 그 이전에 왜 먼저 EBM이라든지, 아니면 그 비슷한 것들을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뭐...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죠.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푸념이었습니다 ㅋㅋ

  • 난민MD · 443099 · 13/04/25 21:49 · MS 2013

    "입증"의 근거로 "수천년경험"을 드는것이 잘못이란 말일 뿐입니다.
    오히려 "수천년 경험"속에는 진짜 효과 있는게 더 많을 개연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거나 경험 그 자체는 경험과 개연성일 뿐 "입증"이란 단어를 쓸수 없다는게 반복되어 강조돠는 내용입니다.

    "어떠한 성분이 어떠한 기전으로..." 이런건 그냥 수천년 경험을 "믿는"게 아니라 진짜 지대로 연구하여 선현의 지혜를 바람직하게 살린 케이스겠죠. 이걸 지대로 했을때 깔 의사는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노력 없이 "수천년 경험 그 자체로 아미 입증되었습니다"라고 국민을 호도하는 경우만 비난하죠.

  • 집에있는룸펜 · 347459 · 13/04/23 21:00 · MS 2017

    저는 한의학의 사활을 걸 수 있고, 쇼부를 볼 수 있는게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예과생이라 많이 알지는 않지만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 난민MD · 443099 · 13/04/23 22:24 · MS 2013

    네. 한의학이 전세계에 어필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 EBM에 있습니다. 그 명제는 너무나 당연한 거라 이 글에서 굳이 첨언할 필요도 없구요.
    저는 그런 객관적인 입증 없이 단순한 "수천년경험"운운만으로 "한의학은 효과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부당함을 논증하고자 이 글을 썼습니다. 오래된 경험이라 하여 무조건 무시하거나 맹신하는건 둘다 잘못입니다.
    고대중국인들의 지혜중 RCT등을 통해 입증된 것은 취하고, 효과 없는 것은 버리고, 아직 입증이 안 된 것에 대해 마치 입증 다 된양 국민을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선배들이 효과 있다고 주장하며 돈은 챙기면서도(객관적으로 입증된양 거짓 주장을 하며 돈을 챙긴 것을 뭐라 하는 것이지 한의학 의료행위로 돈을 버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의학 연구 인프라가 매우 허접하여 연구하기 힘든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객관적 증거가 없으면서도 있다고 주장한 것만 비난하는 것입니다) 객관적 증거를 쌓는 일은 안 해 놨으니(했다 해도 아주 미약하게), 학생선생님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겠죠.

  • 신지드 · 389869 · 13/04/24 01:00 · MS 2011

    잘 보고 갑니다.
    김숙영,Happylife 같은 한까 말고 이런 분들이 계셔야하죠.

  • 도피오 · 429336 · 13/04/24 03:06 · MS 2012

    EBM이 진리는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입니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증명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한의대 교수나 임상의 대가, 복수면허자 등이 아무리 한의학이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해도, IF 높은 논문 하나를 못 당합니다.

  • 신지드 · 389869 · 13/04/24 03:06 · MS 2011

    수천년의 경험에 따른..치료라는게 어떻게보면 (이것도 엄밀하게 입증할 수는 없지만)
    아마 이런 뉘앙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치료법의 효과를 -100(side)~100이라 볼 때요,

    어느 치료법을 임상실험할 때 "기대되는" 효과 점수가 -100~100이라 한다면
    한방 치료법에선 그 "기대되는" 효과 점수가 -20~100
    이런 느낌 아닐까요?

    심한 부작용은 수천 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어느정도' 걸러졌다고는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치료효과를 입증하려면 정말 많은 변수가 영향을 끼치지만
    심한 side같은 건 복용하자마자 바로 일어나니까 case report 수준에서
    상당히 걸러졌을거라고 갠적으로 생각하네요.

  • 도피오 · 429336 · 13/04/24 03:20 · MS 2012

    사실 천연물신약 등에서 1상 임상시험이 생략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가 문제입니다. 천연물신약이든 그냥 한약이든 결국 효과가 있다와 기존의 처치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내용이 다음 단계들에서 증명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현재 처방되는 한약이나 시술 등의 한방적인 처치들은 그런 것들이 얼마나 증명되어 있는지요? 그리고 현대한의학에서 코호트 연구나 사례-대조 연구 등이 충분히 시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신지드 · 389869 · 13/04/24 08:34 · MS 2011

    아직 예과생이라 자세한건 모르지만 환자 개인 하나하나마다
    처방의 가감이 달라지고

    감기! 는 무슨약! 무슨 병에는 무슨약
    이런식으로 하는 처방과는 달리

    개인의 이런 증상에는 어떤약
    또 이런 증상에는 어떤약

    병보단 증 위주여서 대조군을 잡기가 매우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논문모델?을 잡기가 어렵다고하는데
    논문을 어떤 방법으로 쓰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고하네요.

  • 난민MD · 443099 · 13/04/24 16:07 · MS 2013

    그런거 고민하고 연구하라고 교수들이 있는 겁니다. 그 사람들 가오와 철밥통을 위해 있는게 아니지요.
    어렵다 귀찮다는 어쨌거나 결론적으로 그 사람들 핑계일 뿐이며, 한의학적 치료법을 통해 돈을 벌고 남에게 적용하는 측에서 마땅히 그 효과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거죠. 자기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수십년간 미뤄 왔지만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겁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better late than never라 생각하며 노력해야죠.
    당장 양놈들도 침술로 meta논문까지 내고 있고, 중국 일본에서도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구하기 힘들어서... 이건 결국은 다 핑계입니다. 증이 같고 가감을 같이 해야 할 사람들끼리 세분화하여 subgroup analysis를 하면 됩니다. 물론 귀찮겠죠. 그러나 그런 변증이니 가감이니 하는 한의학의 독특한 방식이 오히려 현대의학에 대한 한의학의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신바로를 그냥 무식한 양방의사들처럼 "골관절염"이라고 띡 진단명 넣고 처방하지 말고, 한의학적으로 이리저리 따져서 oo가 xx하니 이 경우 신바로가 잘 듣고 aa가 bb한 그룹에선 신바로에 cc를 더하니 효과가 더 좋았으며 uu가 vv한 그룹에선 신바로를 쓰면 tt부작용이 발생하니 쓰면 안된다... (간이 허하고, 태음인이 어쩌고 하는 식의 한의학적 용어를 쓰고 싶은데 제가 그쪽으론 무식하여 이런 허접한 표현을 썼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런식으로 해 버리면 한의학의 우수성을 더 제대로 입증할 수 있는 거죠. 대상군을 쪼개고쪼개고쪼개어 나눈 뒤 그 안에서 실험군대조군 나누어 보면 됩니다. 어렵나요? 네 어렵습니다. 근데 안 어려운 연구 없어요. 저희 의사들도 논문하나 쓰려면 노동력을 골수까지 쪽쪽 착취당합니다. 귀찮고 힘들어요. 아우 갑자기 짜증이 ㅡㅡ;;;

    혹시 한의학 연구가 잘 안 이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천년 경험으로 이미 입증되었는데" "굳이 이런짓 안해도 돈 잘 버는데"라는 안일한 마음가짐 아닐까요? 특히나 높은, 의사결정권이 있는 레벨의 대학교수들에서의... 뭐 지금 한의대생 레벨에서야 연구의 필요성을 다들 실감하겠지만요. 학생들이 무슨 죄입니까...

    어쨌거나 연구가 힘들다는 건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힘들건 말건 입증이 안된건 안된 거고, 따라서 "수천년 경험으로 한의학의 효과 입증"이란 주장은 여전히 거짓이라 할 수밖에 없어요.

  • 신지드 · 389869 · 13/04/24 19:57 · MS 2011

    음 제가 말하고싶은건 한의학이 현대 통계적 연구가
    힘들다고해서 할 필요없다 혹은 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아니고

    지금 상태로는 한의학 진단,치료에 대한 이론이 현대 임상 연구 모델과 잘 맞지는 않으므로
    (효율성의 문제랄까요?) 쉽게, 단 누구나 납득할 수 있게끔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모델 연구가 진행중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라는 의도였습니다. 뭔가 제가 말하고 싶어하는 핀트가 조금 어긋난 것 같네용

  • 댓군 · 341438 · 13/04/25 14:04 · MS 2010

    이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문헌을 넘어선 확실한 근거 구축에는 모두가 동의하는데 기존의 현대의학적인 연구방법이 한의학에 그대로 적용이 안되니까요. 양방에선 같은 감기환자여도 한의학에서는 변증 결과에 따라 모두 다른 표본이 되어 버릴 수가 있는게 그 예시인거 같구요.

  • 난민MD · 443099 · 13/04/24 07:54 · MS 2013

    애초 글 제목에서도, 본문에서도 누차 "수천년경험 그 자체가 한의학의 효과를 입증하는게 아니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이 말에 대한 한빠분들의 의견을 원하는 겁니다. EBM의 위계 등은 저 문장을 잘 설명하고 싶어서 갖다 쓴 것입니다. "이전에도 다뤘던 주제" "의도가 궁금"이런 답을 원하는게 아니라요. 분명 여러 한의사들이 수천년경험 그 자체가 한의학의 효과를 보장하는양 말하고 있고 이에 일반 국민(수험생포함)들도 그렇게 알게 됩니다.
    수천년경험은 신지드 님 말씀처럼 심각한 부작용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확률이 상당히 높을 겁니다. 산에서 아무 풀이나 뜯어먹는 것보단 경험에 바탕하면 보다 "효험"을 볼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안엔 진짜로 감동적인 효과를 주는 것도 섞여 있을 겁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렇지 못한게 상당히 많이 섞여 있을 텐데, "수천년경험" 만 가지곤 그런 옥석을 가릴 수 없습니다. 고대중국인들은 기껏해야 그런 경험의 전수가 할수 있는 최선이었지만 21세기 우리는 RCT를 돌릴 수 있고 통계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세상에 살면서도 경험만으로 입증이 다 되었다며 호도하는건 죄악입니다. 20년전 선배들은 무식해서 글타 쳐도, 지금 나오는 젊은 사람들까지 그러면 심히 곤란하죠. "한의학의 이 치료법은 수천년경험에 바탕해서 효과 있을 확률이 꽤 될 테지만 아직 진짜 객관적으로 그런진 그 효과를 입증하진 못했다"라고 해야지 무턱대고 "효과 있다"고 주장하면 안된단 말입니다.

  • 신지드 · 389869 · 13/04/24 20:09 · MS 2011

    요번에 수업시간에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단점 장점과 같은 좀 비교?위주의 대해 토론 해본 적이 있는데요.
    한의학의 과학적 입증을 불필요하게 여기는 학우들은 아무도 없었긴했네요.
    한의학의 증상명과 현대의학의 병명이 일치한다면 연구를 통해서 논문을 내보는건 어떠냐.
    하는 의견도 자주 나오구요. 난민님이 걱정하시는 것 만큼 요즘 한의대생들 사이에서
    수천년의 경험~~ 이게 임상연구 부재의 면죄부로 작용하진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학우들이 기피를 안한다고해서 꼭
    자기들이 나서서 연구할 것도 아니라는 것이 함정이겠죠.

  • 난민MD · 443099 · 13/04/24 20:18 · MS 2013

    네. 아마 연구의 필요성은 당연히 다들 인지하실 겁니다. 수천년경험이 면죄부가 안됨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수의 한의사들이 수천년경험 자체가 곧 입증이란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선생님들께서 필드에 나올 때쯤엔 인식을 확실히 바꿔 주시길 기대합니다. 연구는... 의사들은 연구에 전념하면 돈은 못 벌어도 명예로 충분히 큰 보상이 됩니다. 동료의사들이 모두 우러러 보지요. 암청 고되고 힘들어도 줄서서 스탭이 되려 합니다. 한의사쪽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요.

  • 납득이 · 401222 · 13/04/24 20:49 · MS 2012

    헐 난민님을 본닉으로 보게될줄이야 ㅋㅋ레지던트이신걸로아는뎁 안바쁘신가여

  • 난민MD · 443099 · 13/04/24 22:01 · MS 2013

    시간이 넘쳐나는 공보의가 되었습니다 ㅎㅎ 이런 잉여짓을 해도 시간이 남아 도네요ㅡㅡ 글고 오르비엔 이 닉 말고 활동한 적이 없습니다. ㅎㅎ

  • 미니팝콘 · 365125 · 13/04/25 14:38 · MS 2011

    음... 먼저 제소개를 하자면 한의예과 1학년생입니다. 그리고 가기전에도 이비엠에대해 듣고 갓고 와서도 가끔씩듣네요. 이비엠... 근거중심의 의학.. 네 좋죠. 근데요 얄팍하나마, 비록 개론 조금에 배운 미진한 수준입니다만 이비엠, 한의학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어보입니다. 또한 서양에서 주장하는 이비엠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고요.
    하나씩 풀어봅시다. 양방에서는 어떤질병은 이렇이러해서 이런 약을 써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을 처방해요. 근데 그 약이 모든사람에게 아니, 보편적인 사람에게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가지나요? 아니라고 압니다. 양방에서는 '인간'을 다루지 '개인'을 다루지 않습니다. 개인 간의 차이점이나 특이성을 그닥 인정하지 않아요. 또한 당시 자연상태(예를들자면 계절이나 기후 등) 또한 고려하지 않아요. 한의학에서는 양방에서 생기는 저 문제, 그러니까 한 처방이 보편적으로 같은 효과를 가지지는 않는다는것이 여기서 생긴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한 질병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약을 처방하지 않아요. 그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을 다고려하고 곕절 날씨 등등을 고려해서 약을 씁니다. 예를 들어 간질환을 봄에 다룰 때와는 달리 가을에는 조기를 잡아주는 약을 추가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요. 음.. 제가 글을 그닥 잘 쓰는 편이 아니라서 지금쯤 제가 하는 말이 와닿으셨을런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겁니다. 양방과 한방은 병을 다루는 관점과 기본적인 체계의 논리가 다르다는 것이죠. 제가 배우기로 한방에서 명의는 유동적으로 상황에 따라 처방을 달리 할 수 있어야한다고 합니다.
    저도 한의학에 이비엠'적인'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형태는 양방의 것 그대로는 아니라고생각합니다. 한 질병에 대해서 개괄적으로나마 나이대, 성별, 기후, 계절, 등 기본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다 섞인 한의학적인 이비엠이 필요할 것 같네요.
    지금 논리에는 한가지가 빠졌습니다. 네 압니다. 기전이라고 하던가요? 이 약이 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근거에대한 내용이 빠졌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한 책을 읽은게 있어요. 미국의 의사분이 쓰신 책이에요. (의사들이 말하지 않는 비밀) 그책에서는 과학이 아직 많이 미진하다고 말하던데요- 저도 이게 이 책의 논지가 아닌건 압니다. 그러나 논지를 펼치는 근거로 쓰여서 계속 쓰겟습니다. 현대과학의 발전에 편승해 발전한 양방의학 역시 한계가 아직 짙습니다. 이론적으로 완벽한 것도 실제론 차이가 많이나구요. 그런데 그 이유는 알 수 가 없어요. 과학이 항상 신뢰적인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방에서 말하는 논리는 틀렸나요? 음양 오행을 통해 설명하는 병의 기전은 형이상학적이어서 신뢰할 수 없나요? 꼭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네요. 한방의 논리가 항상 옳지도 않겠지만 항상 틀린것만은 아닌것 같던데요. 그렇다면 꼭 과학으로 한의학적 처방을 설명해야만 설명해야만 하나요? 과학적 설명을 배제할 이유는 없지만 과학으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과학의 발전이 미진해서 귀납적으로 옳다고 여겨졌던 치료법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사실 양방에서 근거를 외치지만 실제 임상에서 처방을 내릴 때는 근거 없이 내리는 처방이 많은것으로 압니다.. 병의 원인을 알 수가 없어서....

  • 난민MD · 443099 · 13/04/25 15:47 · MS 2013

    1. 약의 기전에 대해 모르지만 암튼 효과가 있으면 장땡!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현대의학에서도 그런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기전에 대해 다 이해하고, 병의 병태생리에 대해 다 이해할 경우 보다 치료가 수월해지는 것은 사실이나, 어쨌든 치료효과만 통계적으로 입증되면 그 앞 단계가 부실해도 다 널리 쓰입니다. 이 점은 현대의학도 한의학과 동일합니다.

    2. 한의학에서 계절까지 고려하는지는 몰랐군요-_-;; 암튼 의사들도 무조건 당뇨에는 뭐 고혈압엔 뭐 띡띡 정해져 있는게 아닙니다. 환자의 기저질환, 나이 성별, 그 외 여러가지 특성 등을 고려하여 약을 씁니다. 그래서 고혈압약이 한두개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기전의 다양한 약물이 있게 되고, 의대생때 각 약이 어떤 경우에 어떻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등을 달달 공부하는 겁니다. 또한 같은 증상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합니다. 가령 속이 불편하다며 명치쪽을 가르킨다면 보통은 위식도역류인가? 막 이러며 시작하지만, 환자가 당뇨가 있다면 '이거 혹시 심근경색 아냐?'까지 감별점에 넣어야 합니다. 의사들도 환자를 종합적으로 봅니다.(병이나 증상에 따라선 저희도 계절을 따집니다.) 의사들도 환자 개개인을 봅니다.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3. 과학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금술이 화학을 대체할 수 없고 점성술이 천문학을 대체할 수 없음을 잘 압니다. 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의학연구방법은 RCT를 위시한 EBM 체계이며, 과거와 같이 "옛 책에 써 있어" "내가 해보니 좋아" 같은 것은 한참 하등한 근거에 지나지 않습니다. 잘 쳐 봐야 "옛 책에 나와 있고 이건 풍부한 경험을 담고 있으니 진짜 효과 있을 확률이 더 높겠다" 정도입니다. 효과 있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정말 그런지는 검증이 안 된 것이니까요.

    4. 한의학적 EBM이 어떤 식으로 가야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위에도 썼듯이 당장에도 노가다와 귀찮음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이 가능합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도 이미 잔뜩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많은 의사들은 "연구 방법 그대로 적용하기가 힘들다는 핑계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그저 수천년 경험으로 모든 검증이 끝났다고 주장하며 계속 돈이나 벌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기 힘들어 합니다. 학생선생님 수준에선 매우 억울한 편견일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지금 선배들의 상당수가 그 모앙이니 어쩔 수 없죠. 뭐 연구의 어려움은 이 글의 주제가 아닙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 어떤 것도 "수천년 경험 그 자체로 한의학은 그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라는 거짓 주장을 실드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반대중을 혹세무민하는 일은 더더욱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 아빠사랑해요 · 442099 · 13/04/25 20:18 · MS 2013

    한의대생들도 한의학 잘 안믿더군요. 그냥 자기들은 그냥 이대로 벌어먹고 살고싶은거지요.. 한의학이 완전히 효과가 없는건 아니니까요.

  • 김돌 · 354222 · 13/04/25 20:56 · MS 2010

    이건 또 어디서 들으신 카더라 통신인지 모르겠군요.......

  • 아빠사랑해요 · 442099 · 13/04/26 04:44 · MS 2013

    ㅎㅎ아는 사람중 서울 K대 한의대에 교수로 재직중인 친한 지인이 있지요. 이 친구와 가깝게 지내다보니 요즘 한의대생에 관해 이리저리 듣게되더군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공개적인 공간이라..ㅎㅎ 이쯤하겠습니다.

  • 김돌 · 354222 · 13/04/26 06:22 · MS 2010

    아는 사람중에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에서 프로듀서일을 하고 있는 친한 지인이 있습니다. 이 친구와 가깝게 지내다보니 연예계에서 말하는 소위 컨셉이라는 것에 대해 이리저리 듣게 되더군요.
    그 친구의 말을 좀 빌려보자면 이제 컨셉을 좀 슬슬 바꾸실때도 되신 것 같은데 말입니다....

  • fof4 · 440906 · 13/04/28 09:52
    블라인드 처리된 댓글입니다.
    -
  • 김돌 · 354222 · 13/04/28 10:24 · MS 2010

    네. 맞습니다 ㅋㅋ 꼴값 한번 떨어봤는데, 좀 어색했나보군요. 저한테는 아무래도 저런 건 어울리지 않나 봅니다.
    그나저나 저걸 단순히 꼴값으로만 느끼셨다면 좀 안타까운데요.

    그리고, 온라인 공간 상에서 대뜸 반말에 욕짓거리 하는 경우는 어디서 배우신 경우인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그런걸 꼴값이라 하지 않던가요..?

  • 댓군 · 341438 · 13/04/28 15:47 · MS 2010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시죠.

  • 댓군 · 341438 · 13/04/25 23:20 · MS 2010

    학문은 믿음의 대상이 아닙니다. 전 수학을 믿음의 대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한의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므로 한의대생들이 한의학을 믿지 않는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믿음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죠.

  • 크르릉 · 165935 · 13/04/27 10:26 · MS 2006

    EBM의 과학성을 절대시해서는 안되지만 훌륭한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의 변증모델로 EBM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환자의 주관적인 현상 위주의 변증과 세계적으로(현대의학적으로) 권위가 없는 변증모델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한의학적인 변증모델로 논문을 쓴다고 해도 과연 권위가 있을까요? (이건 질문입니다)
    또한 침이라는 침습적인 치료는 더더욱 힘들겠죠? 수술을 RCT 할 수 없는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거짓침이라고 사용하기는 하지만 제가 봤을때는 그다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이러한 이유로 현대의학적인 모델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은 기본이겠죠?
    하지만 의사들은 이것을 반대하죠

    여러가지가 얽혀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험기간이라 정신이 없어서 두서없이 쓴거 같네요 ㅠㅠ
    제가 잘못알고 있는게 있다면 지적해주세요

  • 난민MD · 443099 · 13/04/27 11:46 · MS 2013

    EBM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이 글을 쓴 목적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 "수천년 경험 자체가 한의학의 효과를 입증할순 없다"였는데 대부분의 댓글이 EBM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로 가 있네요;; 제가 글을 잘못 쓴 탓이겠죠ㅠㅠ

    1. 변증모델에서 그 이론 체계나 용어에는 많은 의사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만 확실하게 나온다면 (제가 한의학 용어를 잘 몰라서 그러니 양해해 주시고) 가령 현대의학적으론 같은 질환명이라도 한의학적으로 다르게 표현하여 환자를 구분한 뒤 각각 다르게 치료했을 때 일반적인 현대의학 치료보다 각 그룹에서 치료효과가 더 좋았더는걸 보이면 되는 겁니다. 이미 이런 논문들도 다 나와 있습니다. 중국꺼, 한국꺼 다 봤어요. 지금 기억나는간 감기에 소청룡탕이 좋다고 주장하려는 논문이었고 암 약도 안 쓴 거에 비해서 감기 걸리고 5,6,7일 차에 효과가 미미하나마 약 먹은 쪽이 더 좋았다는 거였습니다. 감기를 한의학적으로 wind-cold, wind-heat 뭐 이렇게 나눠서도 봤던거 같구요

    2. 침도 RCT합니다. 심지어 수술도 RCT합니다. 물론 수술은 double blind가 불가능합니다만. Placebo control로 그냥 수술한 척 쑈만 하고서 진짜 수술과 그 결과를 비교한 것도 있고, 두가지 수술법 중 뭐가 더 좋나 본 RCT도 있고 그래요. 침은 찌르는 위치를 경혈 아니라 아무데나 하여 대조군을 삼는 방법도 있고, sham needle이라고 찔린 느낌만 나는 걸로 대조군을 삼기도 합니다

    3. 현대의료기기는 다음 기회에 다루겠습니다. 일단 지금도 연구용으론 아무런 제한 없이 쓸수 있단 점만 짚고 넘어가죠. 영상의학과랑 함께 해서 공저자로 넣어 주면 됩니다. 우리 의사들도 영상의학과 외에 다른 과 의사들이 연구할 때 잘 쓰는 방법입니다.

    끝으로, 아이폰으로 써서 오타가 많아도 나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빕니다^^;;

  • 크르릉 · 165935 · 13/04/28 00:10 · MS 2006

    자기전에 확인차왔더니 답변이 달려있네요~

    일단 EBM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거를 확보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거 같구요.

    1. 한의학적 변증모델로 논문을 쓴건 저도 봐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죠. 그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소위 sci급 논문에 실릴 수 없지 않은가 해서 질문드린겁니다. 결국 높은 수준의 논문을 쓰려면 현대의학적 변증모델을 써야 하는거 아닌가요?

    2. 수술도 플라시보로 연구를 한다구요? 정말 놀랍군요...... 그리고 거짓침은 완전한 플라시보가 될 수 없다고 보구요. 왜냐하면 경혈자극 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거짓침도 자극을 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대조군보다 효과가 높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 결론적으로 위약 또는 수술하는척 쑈를 하는 정도의 대조군을 설정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 난민MD · 443099 · 13/04/28 00:50 · MS 2013

    EBM 없이 그냥 "내가 해보니 좋던데" "옛 책에 나왔으니 진리" 이런 태도가 과연 제대로 된 자셀까요.

    1. 수술 플라시보는 좀 빡세죠? 그래서 NEJM이런 곳에도 잘 실려요.

    2. 침의 대조으론 위에도 말했듯 가짜침 외에도 경혈 말고 아무데나 찌르는 방법도 쓰입니다

    3. 한의학적 방식으로 접근하여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게 한의학 입장에선 더 fancy할 겁니다

  • 死이버시티 · 436077 · 13/04/27 15:53 · MS 2012

    양방에 성형외과, 정신과도 별로 과학적인 과는 아닌거 같던데....하긴 뭐 저런 과들이 과긴 과냐......

  • 깨나 · 253919 · 13/04/29 17:18 · MS 2008

    ㅋㅋㅋㅋ 무식하면 용감해요 어휴

  • Lo-Fi-Fnk · 154171 · 13/04/27 16:05 · MS 2018

    요즘 젊은 한의사나 한의대생 중에 EBM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글쓰신 전제가 '한의학을 하는 사람들은 수천년드립치면서 연구필요없다'고 하는 무당인걸로 잡으셨나 본데 수천년드립치는건 아직 의학통계학 수업을 듣지 않은 예과 꼬꼬마 들이나 아니면 나이든 꼰대한의사들밖에 없죠. 때문에 거의 경희대 원맨쇼이긴 하지만 국제 학술지에 논문실을려고 많이 노력하는 거구요.(의대도 마찬가지지만 지방의치한은 학교라기보단 면허훈련소같은 분위기라ㅜ)

  • 난민MD · 443099 · 13/04/27 16:13 · MS 2013

    그럼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해 볼까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그저 옛 책 등에 나온게 근거의 전부인 경우에는 "효과 있다" 란 표현을 써선 안 됩니다.

    이 말을 하면 항상 나오는게 1. 한의학은 너네식 연구가 힘들다 2. 이제 마니 연구하고 있다 3. 수천년 경험을 무시해선 안된다 인데,
    어쨌거나 명시적으로 "이건 아직 연구가 안 되었으니 효과 있다고 입증된건 아닙니다"라면서 진료하는 한의사 혹시 본적 있습니까?

    제가 DC한갤에서 뵈었던 여러 한의사 분들도 연구의 필요성을 부정한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한의사가 시행하는 여러 치료법 중 지대로 검증된 것이 얼마나 있으며, 그렇지 않고 그냥 옛 고서에 나온 것과 스스로(그리고 스승 및 선배)의 임상 경험이 근거의 전부인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수천년 경험" 이건 "옛 고서" 건 "내 임상 경험에 따르면" 이건 어쨨거나 그 정도 근거 수준만 가지고 암튼 효과 있다고 주장하는 무당들이 DC한갤엔 유난히 많았습니다. 20대, 30대, 40대 등 다양했구요. 제가 본 한의사의 샘플이 좀 한정되어 있어서 전체 모집단을 제대로 반영 못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제가 충분히 많은 한의사를 보지 못해서일 겁니다.

  • 크르릉 · 165935 · 13/04/28 00:15 · MS 2006

    고전에 나온 것으로 "효과 있다"라고 쓰면 안된다는건 글쎄요
    고전에 나와 있다는 건 완벽한 근거가 아닙니다. 이는 현대의학, 과학, EBM도 마찬가지구요.
    다만 이 시대에 통용되는 근거수준의 차이가 있는거죠.

    저도 고전에 나와있다고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근거수준이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결국 오래된 경험과 이론들, 현대 한의사들의 경험과 이론들에 대한 근거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서 의사들과 한의사들이 물고뜯고 하는거죠

  • 난민MD · 443099 · 13/04/28 00:56 · MS 2013

    고전에 나왔다거나, 현대 한의사들의 경험이라든가 하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며 온갖 비뚤림(bias)이 섞여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한의학이 아니라 그냥 의학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잘못이며, 마땅히 객관적인 RCT등 다른 연구방법으로 검증되어야 하는 하등한 근거수준일 뿐입니다.

    물론 RCT도, meta 분석도 다 헛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고서에 나와 있어" 수준의 근거와는 그 근거수준이 천지차이입니다. 그런 분석을 할수 없던 고다 중국인과 달리 21세기 우리는 월등히 더 나은 방식으로 의학을 논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또한 21세기 환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입니다.

  • 김돌 · 354222 · 13/04/28 02:55 · MS 2010

    직접적으로 말씀하시겠다니 저도 그냥 직접적으로 한번 말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방법이다.라는 걸로는 효과 있다.라는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 뭐 그건 그렇다고 칩시다.

    시간을 조금만 뒤로 돌려볼까요. 20년~30년 전으로요.
    그때는 그쪽도 EBM같은건 있지도 않았고, 그때까지의 의학기술+ 지금의 한의학과 마찬가지로 예전부터 해 오던 경험, 그리고 교수의 권위. 등등에 의존해서 치료하고 처치했습니다.
    그때 그 쪽에서는, '우리는 뭐 효과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이대로 해 왔고, 그럭저럭 쓸만하니까 이 치료를 할게요'라고 환자한테 말하고 의술을 행했을까요.

    어차피 피장파장이라는 이야깁니다.
    EBM. 좋지요. 보다 더 효율적이고 명확한 치료 효과를 가진다는 걸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한의계에서도 EBM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구요.

    다만, 자꾸 그쪽에서 자기들이 조금 더 먼저 한 EBM EBM 거리면서
    그걸 가지고 자꾸 '한의학은 근거없으니 효과 있다고 말하면 안된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는게 참...
    그런 의도가 아니실지라도, 그냥 그쪽이 가지고 있고 이쪽이 가지지 못한게 그거라서, 그걸로 주구장창 트집만 잡는걸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말도 떠오르고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10살짜리가 5살짜리보고. 넌 왜 나보다 5살 어려?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것까지는 제가 너무 확대해석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의협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러한 것들이 정말 국민건강 증진 및 올바른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시라면
    '한의학도 EBM에 근거한 효율적인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라고 말씀을 하셔야지
    그게 아니라 '한의학은 EBM도 없으니 효과있다는 말 하지 마라'라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어찌보면 '광고'에 초점을 맞춘, 약간 핀트가 어긋난 말씀을 하시는 것 같네요..

    뭐, 욕먹을땐 욕먹더라도 하고 싶은 말 적어봤습니다

  • 난민MD · 443099 · 13/04/28 07:13 · MS 2013

    객관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이, 그저 고서와 특정인(들)의 경험에 의거해서 "입증"이란 말을 쓰는건 큰 문제가 있습니다. 위에서 몇몇 분이 말씀하신 것과 달리 저는 온, 오프 상에서 "젊은" 한의사들도 그런 경험만 가지고도 "입증" "진짜 효과 좋은데" 같은 말을 쓰는걸 여러번 보았습니다. 문제 있죠.

    5살 10살 차이라 하셨는데 좀 유치하지만 현재 두 학문의 과학화 처아는 5살 50살 차이보다 크고 현재도 빛의 속도로 차이가 벌어지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바로 위와 같은 마인드라 생각하고요.

    EBM이란 단어는 최근에 나왔으나 그 전에도 그 세부적인 연구 방법들은 일부 존재했었고, 그 시대에 맞는 거장 객관적인 방법으로 검증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불과 300년 전에는 로마시대 갈레노스의 가르침울 비판 없이 따랐지요. "이대로 하니 차료가 되는걸" 하면서 2천년의 경험을 그대로 따랐죠. 하지만 갈레노스가 주장한 것들의 과학적 기반이 없음이 알려지고 결국 폐기됩니다. 황의원이 주장하는 SBM적인 모습이랄까요.

    그 뒤에도 통계를 엄밀하게 돌릴수 있기 전까잔 그런 과거부터 내려온 권위만으로 쭉 치료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빨리 연구해서 그런건 다 없애야죠. 그러나 이런걸 보며 "거봐라 한의 양의 다 오십보백보다. 비판마라"는건 너무나 안일한 말씀입니다.

    "한의학도 EBM에 근거한 효율적인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라고 말씀을 하셔야지
    그게 아니라 '한의학은 EBM도 없으니 효과있다는 말 하지 마라'고 하면 안된다 "하셨습니다. 전 이 두 말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입증도 안되었는데 입증되었다고 주장하며 과학적인양 국민과 수험생을 호도하는게 잘못이 아닙니까? 그냥 개인의견인양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도 아니고, 덮어놓고 효과 았다고 해버리는건 EBM을 늦게 시작했다는 말론 실드가 안됩니다. 가난하다 하여 훔치는게 용인되는건 아니듯 연구가 늦고 부족하다 해서 연구 되지도 않은걸 입증되었다 하는 것도 문제인것입니다.

  • 김돌 · 354222 · 13/04/28 10:09 · MS 201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김돌 · 354222 · 13/04/28 10:18 · MS 2010

    난민MD님께서 보셨던 한의사들과, 학생으로써 제가 겪었던 주위 친구들 및 몇 선생님들의 행동(행위?)라든지, EBM에 대한 견해가 많이 달랐나 봅니다.
    EBM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하는 바이고, 한시바삐 많은 연구들이 축적되어야겠죠.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난민MD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난민MD님께서 하시고 싶으셨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아마 겪어본 사람의 차이가 이 주제에 대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딱히 이견이랄것도 없으려나요..ㅋㅋ)

  • 크르릉 · 165935 · 13/05/01 23:24 · MS 2006

    결국 EBM이 최고고 EBM 없이는 "효과있다"라고 말하면 안된다는거 같네요
    하지만 앞서 글을 남겼듯이 EBM은 최선이 될 수 있지만 최고는 될 수 없습니다
    EBM이 아닌 다른 근거로 "효과있다"라고 말을 할 수 없다면, EBM으로도 "효과있다"라고 말할 수 없죠

  • 난민MD · 443099 · 13/05/01 23:39 · MS 2013

    EBM은 완벽하지는 않아도 "내가 해보니 좋아요" "고서에 있어요"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게 객관적입니다.
    피장파장의 오류로 몰고 가시려는거 같은데... 그러면 못써요-_-;;

    현대의학에서도 그냥 옛부터 해왔으니까, 대가가 그렇다고 하니까, 널리 이미 쓰여 왔으니까, 알려진 기전으로 따져보니 이렇게 하는게 말이 되니까, 내가 해보니 효과가 있으니까 등등의 이유로 그냥 막 쓰던게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러다가 엄밀하게 통계적으로 따져보니 정말 효과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었지요.

    저는 "한의학은 EBM 안했으니 모두 무당짓이래요"라는 주장을 펼치려는 것이 아닙니다.
    무당짓인지 진짜 효과있는지 검증이 덜 되었는데도 덮어놓고 효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환자를 우롱하는 짓이란 것을 말하고자 할 뿐입니다.

  • 크르릉 · 165935 · 13/05/02 00:08 · MS 2006

    저도 "내가 해보니 좋아요" "고서에 있어요"가 EBM만큼 근거가 있다
    뭐 이런말 하는게 아닙니다
    다만 EBM을 너무 맹신하는거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그렇게 보여서 드리는 말씀이구요

    저도 EBM을 통해 검증해야하는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EBM 안했어도 "효과있다"라는 말을 쓸 수 있다는 겁니다

    EBM 없이 단순히 "수천년 경험"만으로는 한의학이 과학적이며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수천년 경험"은 단순한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맹신하면 안되죠. 하지만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나요? 당연히 "수천년 경험"만으로 한의학이 과학적이며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말 못하죠. 하지만 EBM을 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나요? 다른글에서는 EBM의 객관적이지 못한 모습을 지적하신거 같았는데....

    다시 말하지만 EBM은 최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도 아니고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EBM없이 "효과있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건 EBM에 대한 지나친 맹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난민MD · 443099 · 13/05/02 08:53 · MS 2013

    EBM 따윌 맹신하면 안되죠 물론 ㅎㅎ 당장 그 안에 RCT만 해도 얼마나 귀찮고 비효율적인 면도 많고 그런데요.

    하지만 "수천년경험" 그 자체만으로 무엇의 증거를 삼으신다면, "전녀위남" "은형법" 같이 의사들이 언급만 해도 한의사들이 버럭버럭하며 "요즘은 그런거 안한다고!" 하는 것들까지 다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해야 합니다. 종교, 사주, 타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사주 보니 딱 맞던데?" "노벨상 수상자가 비타민씨 먹으면 항암효과가 있대" "2천년 넘은 성경책에 쓰여 있으니 그 내용은 진리" 이런 억지 논리들도 다 맞다고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그러지 않죠. 왜일까요?
    전녀위남은 산부인과, 발생학 등의 발달로 인해 구라임이 입증되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폴링이란 사람이 비타민씨 우걱우걱하면 항암이었나 심장병이었나 암튼 뭐 좋다고 주장을 빡세게 하니까 그 권위에 휘말려 수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효과 없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렇듯 "수천년경험" "권위자의 말"이란 점은 우리에게 "조언"을 해줄 순 있으나 그 조언의 진위 여부는 전적으로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다시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 판단이 EBM 등의 방식으로 과학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선, 솔직히 의사들이 보기엔 전녀위남이나 그 외 다른 입증되지 않은 수천년경험치료법이나 객관적인 근거수준에선 별 차이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EBM도 완벽하지 않으나 최소한 그 효과가 객관적으로 보장됨을 현 시점에서 가장 그나마 잘 설명할 수 있는 도구이며, 앞으로 더 좋은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수천년경험" 따위는 그저 조언일 뿐이며 효과가 있을 개연성이 있을 뿐이지 "효과 입증"같은 말을 쓴다는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의 마음을 이용하는 사기극에 불과합니다.

  • koremvf · 294919 · 13/05/02 09:32 · MS 2009

    님이 그렇게 EBM을 주장한다면.....의사들 자기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어제 저녁 뉴스에 보니 비타민주사, 마늘주사 등등 검증되지 않은 과장 광고 및 시술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더군요.

    마늘주사의 경우 항암효과가 있다 하나 전혀 검증되지 않았고...비타민주사의 경우 하루 권장량 1g을 넘어서면 오히려 결석등 부작용이 있다...기타 등등

    오르비 수험사이트 이런데서 비과학 비근거 퇴치운동 벌이지 말고...

    먼저 대한의협사이트나 대한병원협회사이트 같은데 가서....이런 전혀 EBM에 기반하지 않은 의료행위부터 스스로 고발하고 의사들 자신부터 근거중심의학이 될 수 있도록 자정운동부터 하세요....

    님이 의사로서 순수하게 지적하는 한방의 비과학적 부분에 대한 취지가 여기서 진정으로 비춰지려면....

    (개인적으로 난민님과 맹목적으로 까대는 한까들과는 똑같이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 난민MD · 443099 · 13/05/02 09:47 · MS 2013

    안녕하세요. 위 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거기에 답변을 달았습니다. 참조하여 주십시오. ^^;;

  • 크르릉 · 165935 · 13/05/03 08:31 · MS 2006

    네 예상했던 얘기가 나왔군요
    한의학의 이론들은 "수천년전"에 있던 개념들이 타임머신 타고 온게 아니죠
    연속적인 시간 속에서 내려온 것들 입니다
    그 과정에서 "전녀위남"과 같은 것들은 한의사들에 의해서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되며 버려지고 있는 거구요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한의학 이론들은 변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게 아니죠. 그럼 뭘 기준으로 버릴지 안버릴지 판단하느냐? 그건 현대에 한의학을 다루는 사람들이 그들의 지식으로 합니다. 그 기준을 세우는 것 중 하나가 EBM이 될 수 있겠죠.

    정리하자면 "수천년경험" 그 자체가 변화&발전하는 경험이지 누가 일기장에 "이거 먹으면 좋아"이런거 가지고 치료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고전들도 그 당시의 저자가 해석본을 만들고 해설 달아놓은게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주가 달리고 뭐는 아니고 말들이 있는 겁니다. 현대식으로 RCT같은걸 안했을뿐이지 긴 시간동안 나름의 검증들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약 100년 된 동의수세보원의 경우에도 "이거 아니더라, 안되더라, 이 의미는 이게 아니라 저거다" 이런식의 구절이 꽤나 있구요.

  • 난민MD · 443099 · 13/05/03 09:56 · MS 2013

    아 ㅋㅋ 전녀위남이 겨우 20년 전만 해도 광범위하게 처방되던 건데 말이죠. 아직도 처방되다가 얼마 전에 티비에서도 두들겨 맞았는데 말입니다.
    전녀위남이 안되는 이유가 한의학적인 근거에 의거해서인가요?
    그냥 돈 받고 팔아 먹기엔 21세기 한국인들의 평균 상식이 너무 발전했고, 또 한의사들도 대체로 예전과 달리 (중학교 수준의 생물학에) 무식하지 않아서 아니라고 제낀게 아닙니까?

    그렇네요. 수천년동안 변화&발전하지 않던게 최근 20년 사이에 발전해서 다행입니다.
    또 발전할건 없나요? 나머진 다 괜찮은데 전녀위남만 제끼면 됩니까? 무엇으로 그걸 판단하나요? 현대의학은 똑같은 실수 안했을꺼 같아요?

    현대의학에서도 "현대에서 의학을 다루는 사람들이 그들의 지식으로" 제 맘대로 객관적 정보 없이 이런저런 결정을 내려서 쭉 오랫동안 쓰다가 망한 것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역시 90년대 초반까지도 그런게 흔했고, 실은 아직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그런 것도 다 연구를 통해 극복되어야 할 사항들이지요.

    의사와 한의사의 차이점은, 의사들은 그렇게 "미검증된" 것에 대해서(이젠 이런 것이 많지도 않지만) 부끄러워 하고, 증거가 없다고 하며 불신하지만 마지못해 쓴다면, 한의사들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문제 의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입니다. 아 물론 젊은 한의사들은 연구의 필요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죠. 그치만 방금 크르릉 님 댓글에서도 나오듯이 수천년경험 그 자체로도 "긴 시간동안 나름의 검증"이라 하며 가치를 크게 부여한다는 것이 한의사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점입니다.

  • 크르릉 · 165935 · 13/05/03 20:57 · MS 2006

    동의보감에 전녀위남법 나온 원문 보셨나요? 구체적인 침, 약 처방은 전혀 없습니다.
    동의보감보다 더 이전의 고서에 나온 미신같은 뭐 도끼를 밑에두고 잔다 그런것들이 있어요. 그럼 여기서 하나 물어볼게요. 허준이 정말 그게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그 당시의 사람들도 그 방법 써봤겠죠? 과연 됐을까요? 안됐겠죠? 그렇다면 왜 동의보감에 수록이 됐을까요? 이런걸 생각해야지 동의보감에 딸을 아들로 바꾸는 방법이 있대! 와 쩐다! 사기다! 이러는 태도는 글쎄요....

    그리고 전녀위남이 안되는 이유는 생명과학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경험상 안되는 것도 알고 있었겠죠.) 의학이란 그 당시의 사람들의 철학, 과학, 세계관 등에 의해서 발전하는 학문입니다. 한의사가 현대생명과학을 근거로 한의학하는게 잘못된건가요?


    네, 아들낳는한약 여러 방송에 나오고 저도 압니다. 그걸 주제로 과제도 했어요. 그런데 그 방법이 임신 후에 성별을 바꾼다는 전녀위남법이랑 전혀 다릅니다. 뭘 알고 까세요.

    현대과학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의학은 순수과학이 아니라 응용과학이라고 볼 수 있죠. 순수과학에 비해서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염색체에 의한 성결정이라는 가설이 받아들여진지 얼마나 됐죠?


    의사와 한의사의 차이점 잘 말씀해주셨어요. 의학은 잘못됐다고 여겨지는건 버리고 업데이트 속도가 빠르죠. 네 굉장한 장점입니다. 반면 한의학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거 잘못된거 같다 말하고 새로운 이론들이 나오지만, 이전의 이론들이 폐기되지 않죠. 왜냐하면 완벽한 이론은 없으며 이전의 이론으로 설명이 되는 있는 것도 꽤나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전의 이론을 주장한 사람들과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시대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원래 말하고자 했던 의미가 변하기도 하겠구요.

  • 난민MD · 443099 · 13/05/03 21:59 · MS 2013

    동의보감 전녀위남 그거 아닌가요? 임신했을 때 밑에 도끼 놓고 자면 아들 낳는다는... 한문으론 못 봤지만 한글로 된건 여러번 봤습니다.

    자매품 은형법은 뭐 푸른개를 어찌하면 몸을 숨긴다는 그런거었죠.. 이것도 실드치는 한의사마다 해석이 다양했었는데...

    암튼 제가 디씨한갤에서 두번쯤 올린 짤방이 있는데, 96년 신문기사 짤방입니다. 95년 힐튼호텔에 모여서 학회에 참가했던 한의사 상대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한여한의사회였나? 암튼 그런 곳에서 발표한 거였어요.

    당시 학회에 참가한 한의사(의사라면 그래도 좀 학문에 관심 있는 시람들-주로 대학교수-이 학회에 참석하는데 한의사쪽은 모르겠네요. 암튼 그냥 쌩돌팔이보단 뜻이 있는 사람들이겠죠)들 중 45%의 사람들이 수정 후 나중에 성별이 결정된다고 딥했고, 60%는 아들 낳는 약을 처방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의 문제도 아니고 그렇게 과거의 문제도 아닙니다.

    그럼, 허준이 신도 아니고, 되지도 않는걸 알면서도 다 그냥 옛이야길 담았다? 글쌔요. 그 근거는 있습니까? 허준이 대체 어떤건 진심으로 쓰고 어떤건 그냥 옛 전승을 끄적거린 걸까요? 그 구분은 무엇입니까? 돈이 되냐 안되냐입니까? 호갱님이 오냐 안 오냐? 물론 그럴리 없을 겁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근거가 있습니까? 최소한 50%는 맞을 텐데요. 굳이 이것만 "에이 허준도 이거 구란건 알고 있었지"하고 실드칠 이유가 있습니까? 전근대사회에서 이정도 미신틱한 치료법은 흔했습니다. 굳이 허준만 독보적으로 근대적이라 이걸 구라로 알고 있었을까요?

    우리 21세기 후손이 취해야 할 태도는 명백합니다.
    옛 기록이라고 무조건 숭배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검증된 것만 "효과 있다"고 정직하게 밝히는 겁니다. 여건상 검증이 안 끝난 건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건 아니나 오랜 세월 써 왔고 아마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정도의 진술까진 가능하겠죠.

    그게 허준이 진정 원하는게 아닐까요?
    후손들이 진짜 시대에 맞는 최선의 방법으로 자신의 노력을 빌전시켜주길 바랄 것이지, 덮어놓고 맘에 드는건 믿고 넘 사기같은건 제끼고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하는걸 바라진 않을 겁니다.

  • 크르릉 · 165935 · 13/05/03 22:29 · MS 2006

    20년전 한의사들이 그렇게 대답한건 그들이 교육을 받을 때는 유전자설 그런게 없었나보죠? 제가 60~70년대 학생이 아니라 잘모르겠네요. 만약 현재수준의 과학적인 내용을 배우고도 그런 결과가 나온거라면 반성해야겠죠. 보수교육을 통해서든 어떻든 교육이 안된것도 반성을 해야겠구요.

    저도 한의사들이 뭘 근거로 아들낳는한약을 팔아왔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런거 언급하는 사람도 못봤고 의서도 못봤어요. 그 사람들은 "수천년동안 아들낳는한약으로 알려진 처방이다"라든가 "의서에 나와있다" 이런걸 근거로 하지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 어떻게 전해내려오는 근거가 정말 부족한 난민님이 말씀하신 "개인적인 경험" 혹은 "사기"겠죠.

    그리고 허준을 비롯한 동의보감 집필진들은 분명히 안되는걸 알았을 겁니다. 근거로 들자면 전녀위남법은 "잡병편"에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흔한 한까들이 동의보감 물고 뜯는건 대부분 "잡병편"에 들어가있죠. 그리고 허준뿐만 아니라 분명히 그 시대 사람들도 저런거 해도 안된다는거 알았을겁니다. 해본 사람이 엄청나게 많을테니까요.

    그래서 뭘 가지고 되고 안되고 진심이고를 구분할거냐? 그건 말씀하신대로 후손들이 할 일이죠. 그 중에 하나가 EBM일테구요.

    그리고 다시 또 말하자면 현대의 방법도 완벽한게 아닙니다. 과거의 방법, 경험도 마찬가지고요. 정확히 서술을 하자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이 현대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있다"라고 말을 해야겠죠. EBM 안했다고 "효과있다"라고 말할 수 없는게 아닙니다.

    EBM이 근거수준이 높은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비방"이나 "개인의 경험"이 아닌 그 당시의 대부분 의사들이 인정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검증하고(임상적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과거 의서들과 의가들의 이론들을 기반으로 하는 한의학 치료법의 근거수준도 그렇게 낮은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난민MD · 443099 · 13/05/03 23:00 · MS 2013

    저 96년 기사에 보면 응답한 한의사중 30% 이상이 아들낳는 법에 대해 배웠다고 나옵니다.

    허준도 저걸 구라로 생각했단건 님의 추정일 뿐이죠. 그럴 가능성도 물론 있겠지만요.
    EBM으로 검증 안된건 그냥 검증 안된거일 뿐 쓰는 사람 맘대로 "이건 효과 있는거 같으니 효과 있는 거야"하는게 아닙니다.

    그걸로 돈 버는 입장에서야 "아직 검증이 안되었지만 효과 있을 거 같아요"보다야 "효과 입증됨"이 가오가 살겠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따질건 따져야죠.

  • 크르릉 · 165935 · 13/05/04 18:05 · MS 2006

    이게 결국 EBM을 맹신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이 논쟁은 끝날거 같지 않네요.

    또한 그 시대 사람들이 전녀위남법이 진짜 된다고 믿었다고 생각하시는거 같으니 이것도 끝이 없겠구요.

  • 난민MD · 443099 · 13/05/04 19:00 · MS 2013

    EBM은 절대적인게 아니나 "경험"따위와는 교도 안되게 객관적입니다. 자꾸 같은 말 하기 하시네요. 이비엠을 믿는게 아니라 경험을 맹신하는게 문제란 겁니다.

    그리고 1990년대 사람들도 전녀위남을 믿었는데 조선시대 사람은 안 믿었다고 보시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 크르릉 · 165935 · 13/05/04 19:58 · MS 2006

    네 저는 한의학이 "단순한 경험"을 근거로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하는거고 님은 "경험따위"라고 생각하는거죠. 저는 경험을 맹신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근거수준은 EBM이 더 높다고 봐요.

    그리고 위에서도 말씀드렸는데 동의보감의 "전녀위남법"과 아들낳는한약은 완전히 다른겁니다.

  • 크르릉 · 165935 · 13/05/04 19:58 · MS 2006

    네 저는 한의학이 "단순한 경험"을 근거로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하는거고 님은 "경험따위"라고 생각하는거죠. 저는 경험을 맹신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근거수준은 EBM이 더 높다고 봐요.

    그리고 위에서도 말씀드렸는데 동의보감의 "전녀위남법"과 아들낳는한약은 완전히 다른겁니다.

  • 난민MD · 443099 · 13/05/04 20:49 · MS 2013

    단순한 경험이건 복잡한 경험이건 결국 주관적이고 권위에 휩쓸릴 수 밖에 없으며 왜곡되고 조작되고 진실과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전녀위남이건 아들낳는약이건 다 미신같은 헛소리란 점에서 일치하고요. 굳이 거슬리시면 말을 바꾸죠. 1990년대 한의사외 호갱님들이 아들낳는약을 팔고사고 했는데 조선시대는 더 깨여서 전녀위남이니 은형법이니 암튼 미산적인거 다 백프로 안 맏었다고 호언장담힐수 있나요?

    책에 적혀 있단 점은 팩트이며, 그걸 아무도 안 믿었고 인 썼을 거란건 추측입니다. 1904년에 태자비에게 문짝을 끓여 탕으로 먹였다는 기록도 있는데(귀신을 쫓는다며) 굳이 조선시대 한의사들이 다 미신괴 거리를 둔 깨인 사람이라 어찌 확신합니까

  • 크르릉 · 165935 · 13/05/04 22:14 · MS 2006

    네 당연히 진실과 거리가 있죠. 그건 EBM이든 뭐든 모든 근거도 마찬가지구요. 저는 그래도 한의학의 근거가 "효과있다"라고 말할 정도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고 님은 아닌거죠.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도 EBM이 현대사회에서 인정받는 근거라고 생각하구요.

    전녀위남, 아들낳는약 저도 헛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에 전녀위남, 은형법(이거도 할말 있지만 길어지니 그냥 넘어가죠) 미신처럼 생각했을 겁니다. 전녀위남 해보면 알잖아요? 혹시나해서 해보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정도겠죠. 요새 미신처럼요. 그리고 은형법이 투명인간되는법이라 칩시다. 사람들이 해봤겠죠? 전녀위남과는 달리 한 사람도 투명인간 안됐겠죠? 그걸 누가 믿었을까요?

  • 우리은행 · 326538 · 13/05/08 00:49 · MS 2010

    난민MD님 디시에서 유명하시던데 그냥 거기서 노시면 안되나요?;;

  • 난민MD · 443099 · 13/05/08 12:59 · MS 2013

    싫어요-_- 거긴 경한86남자수석졸업이라 자칭하는 어떤 한의사가 욕하고 협박하고 도배하고 암튼 폭격 맞았음요-_-;; 정신분열병인지 말도 안 통하고;;;
    그리고 이젠 시간이 남아도는 공보의라 할일 정말 빡세게 다 하고 남은 시간에 책 보고 인터넷 하며 쉬다가 DC한갤과 오르비를 다 해도 시간이 남아 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