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별곡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592000
너는 학사경고와 재수강이 문제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것들은 문제가 아니다. 너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느냐? 학사경고를 받고 재수강을 해야하는 상황이 아닌것이 문제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죽는 날까지 학점 걱정 없이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시험기간에는 나를 괴롭히는 모든 전공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재수강을 향해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내 학점도 함께 스치운다.
하늘이 나를 버리시고 교수님이 시험을 내시니 내 어찌 감당하리오.
중간고사 망하고 기말고사 다가오니 성적 계산기 두드리며 실낱같은 희망 찾노라. 도서관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가득하구나.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듯하나 가까이 가서 보니 누구는 유튜브요. 누구는 인스타요. 또 저쪽은 에타로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고 카페인을 충전하니 심장은 뛰는데 공부는 아니 되더라. 교수님 강의자료 펼치니 익숙한 단어 하나 없고 “이건 중요합니다.” 말씀하실 때 왜 나는 출튀하여 피시방에 있었는가.
시험 전날 밤
이번엔 진짜다 다짐하고
새벽 다섯 시까지 버티었으나
기억나는 것은 치킨 주문 내역뿐이로다.
시험 당일.
문제를 받아 드니 분명 한국어로 적혔건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도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쉽게 냈습니다.” 하시거늘 학생들은 일제히 하늘을 바라보았도다.
그때 문득 생각나니, 토끼가 용궁에 끌려가듯 나 또한 강의실에 끌려왔구나. 공부는 아니 하고 놀기만 하였으니 답을 내놓으라 하면 낼 것도 없도다. 교수님 왈, “공부한 만큼 보일 겁니다.” 하시거늘 나는 속으로 생각하되, “보일 것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 보이겠구나.”
아아, 학점이란 무엇인가. 한 학기 내내 쫓아가도 결국 놓쳐버리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로다. D도 없고 C도 B도 A도 없는 내 성적, 머릿속에서는 성적 정정 기간과 계절 학기 신청 기간의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전공아, 다시 재수강 하자 재수강. 재수강. 한번만 더 듣자구나. 한번만 더 도전해보자꾸나. 아아.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리고 나는 재수강을 스치운다. . . .
.
.
.
다음학기에는 꼭. 이번엔 진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과잠 두개 청년 6 0
이제 곧 3개 청년 (희망 사항)
-
시험 조졌네 4 0
아
-
으럇 6 0
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럇으...
-
고등학생 시절이 그립다 2 0
담임이랑 ㅈㄴ 싸웠었는데 보고싶네.. 그립다 ㅠ
-
과기대 올해 입결 6 2
과탐공대라 빵꾸뚫린거 치고 선방했네요 일단 그동안 과기대 머리채잡은 인하대는 세종대부터 넘고 오시길
-
엄마한테 타살당하기전에 자살검토함
-
한 번 놀기 시작하니까 끝없이 풀리는듯 연대 경영 가야하니까 오늘부터 다시...
-
왜 아직 2시지 2 0
흠
-
중국은 베이징중의약대 제외하면 성내(전국X) 평백 85~90 정도로 한의대 들어감...
-
난 약대 붙어도 못걸것 같음 4 4
여자가 너무 무서워서 성적이 되더라도 약대 못갈것같음 여초학과 인것 빼고는 나한테 완벽한데 ㅅㅂ
-
뭔 부정선거냐 ㅉㅉ 증거 있음?
-
오세훈 좋아하는데 2 1
똥볼을 가끔 참 지금 이 상황에서 재선거가 사실상 불가능할걸 알텐데 (언급도 함)...
-
일단 최소한 '위헌, 위법 선거'라는 점에 대해서는 진짜 편향된 관점이 아니거나...
-
재수강별곡 3 2
너는 학사경고와 재수강이 문제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것들은 문제가 아니다. 너는...
-
그만 죽어 4 0
그만 죽으라고
-
첫토익 860 5 0
1시간공부하고 860 ㅅㅅ
-
15 21 22 28틀이고 28은 케이스 하나 놓쳐서 틀렸는데 가능할까요. 지금...
-
얼버기 4 0
깜빡 잠들었네
-
스카 가야되나 5 0
씻기 싫은데
-
바다 가고 싶다 3 0
함덕 바다 진짜 예쁜데
닉네임 ㄷㄷ
슬프다 내가 수강했던 과목마다 모두 낙제다
예...
물리화학 f받게 생겼네요
아아 교수님 디마라도 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