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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중독자‭ ‭ [1414516] · MS 2025 · 쪽지

2026-06-09 13: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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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강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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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학사경고와 재수강이 문제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것들은 문제가 아니다. 너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느냐? 학사경고를 받고 재수강을 해야하는 상황이 아닌것이 문제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죽는 날까지 학점 걱정 없이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시험기간에는 나를 괴롭히는 모든 전공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재수강을 향해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내 학점도 함께 스치운다.  


하늘이 나를 버리시고 교수님이 시험을 내시니 내 어찌 감당하리오. 

중간고사 망하고 기말고사 다가오니 성적 계산기 두드리며 실낱같은 희망 찾노라. 도서관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가득하구나.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듯하나 가까이 가서 보니 누구는 유튜브요. 누구는 인스타요.  또 저쪽은 에타로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고 카페인을 충전하니 심장은 뛰는데 공부는 아니 되더라. 교수님 강의자료 펼치니 익숙한 단어 하나 없고  “이건 중요합니다.”  말씀하실 때  왜 나는 출튀하여 피시방에 있었는가.  


시험 전날 밤  

이번엔 진짜다 다짐하고  

새벽 다섯 시까지 버티었으나  

기억나는 것은  치킨 주문 내역뿐이로다.  

시험 당일.  

문제를 받아 드니  분명 한국어로 적혔건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도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쉽게 냈습니다.”  하시거늘  학생들은 일제히  하늘을 바라보았도다.  


그때 문득 생각나니,  토끼가 용궁에 끌려가듯  나 또한 강의실에 끌려왔구나.  공부는 아니 하고  놀기만 하였으니  답을 내놓으라 하면  낼 것도 없도다.  교수님 왈,  “공부한 만큼 보일 겁니다.”  하시거늘  나는 속으로 생각하되,  “보일 것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 보이겠구나.”  


아아, 학점이란 무엇인가. 한 학기 내내 쫓아가도 결국 놓쳐버리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로다.  D도 없고 C도 B도 A도 없는 내 성적, 머릿속에서는 성적 정정 기간과 계절 학기 신청 기간의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전공아, 다시 재수강 하자 재수강. 재수강. 한번만 더 듣자구나. 한번만 더 도전해보자꾸나.  아아.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리고  나는 재수강을 스치운다. . . . 


.

.

.


다음학기에는 꼭. 이번엔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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