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와 모루로 알아보는 원서 전략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188140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대군을 박살 내고 세계를 제패한 핵심 전술이 바로 '망치와 모루'임. 이 전술의 메커니즘은 단순하지만 강력함. '모루'가 적의 주력을 붙잡아두고 버티는 동안, '망치'인 기병대가 우회하여 적의 뒤통수를 후려갈겨 섬멸하는 거임.
입시 원서 영역도 이와 똑같음. 성공하는 입시는 어설픈 중도 타협이 아니라, 확실한 방어(모루)와 파괴적인 공격(망치)의 조합으로 완성됨.
많은 수험생들이 범하는 최악의 실수가 뭔지 앎? 원서 세 장을 전부 '모루'로만 채우는 거임. 5칸, 6칸, 6칸. 소위 '3승 전략'. 심리적으로는 편안할지 몰라도 전략적으로는 패배한 배치임. 모루만 세 개라는 건, 적을 막아낼 방패만 세 개 들고 전쟁터 나가는 꼴임. 방어는 성공하겠지만, 적진(상위 대학)을 점령할 수는 없음. 네 점수 그대로 대학을 가는 건 '본전'이지 '승리'가 아님.
냉정하게 가정해보자. A대학(5칸), B대학(5칸), C대학(5칸)을 써서 셋 다 붙었음. 그리고 2월에 "어디를 갈지 행복한 고민"을 한다고 치자. 이게 진짜 행복일까? 이건 원서 카드를 쓰레기통에 처박은 거나 다름없음.
왜냐? 너의 몸은 하나임. 어차피 셋 중 하나밖에 못 다님. 나머지 두 장의 합격증은 아무런 효용 가치가 없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함.
현명한 사람은 그 "고민"을 합격한 뒤에 하는 게 아니라, 원서 쓰기 전에 끝냄. "A랑 B랑 C 중에 붙으면 난 무조건 A 간다"라는 결론을 미리 내렸으면, 원서에는 A 하나만 박고, 남은 두 장은 못 갈 것 같은 상위 대학에 던졌어야 함.
원서 3장을 5칸 위주로 채운다는 건, 스스로 본인의 상방을 닫아버리는 행위임. 네 점수가 100점인데 100점짜리 대학만 세 개 쓰는 꼴임. 운이 좋으면 120점짜리 대학에 갈 수도 있는 게 가나다군의 묘미인데, 그 가능성(옵션)을 스스로 0%로 수렴시키는 거임.
반면에 3칸 이하를 섞는 전략을 보자. 3칸은 겉보기엔 불합격 시그널 같지만, 입시 공학적으로는 저평가된 콜옵션임. 하나를 확실한 안정으로 깔아두고 하방을 막았다면, 나머지 카드는 무조건 질러야 함. 떨어지면? 어차피 아까 정해둔 안정 대학 가면 그만임. 손해 볼 게 없음. 근데 만약 그 3칸이 뚫린다면? 점수보다 급간 위의 대학 간판을 다는 거임. 인생의 가성비가 달라짐.
"떨어지면 기분 나쁘잖아요"라는 감성적인 소리고, 입시는 기분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기대수익으로 하는 거임. 555 써서 3승 하고 "아, 나 점수 남았네" 하고 후회하는 비용이, 3칸 질렀다가 떨어지는 심리적 비용보다 압도적으로 큼. 전자는 평생 가는 학벌의 손실이고, 후자는 그냥 불합격 화면 한번 보고 마는 거니까.
제대로 된 전략가는 원서 3장을 철저하게 분업화함.
우선 원서 3장 중 딱 한 장, 혹은 불안하면 두 장까지는 하방을 책임지는 모루로 써야 함. 여기엔 확실한 6칸, 혹은 발 뻗고 잘 수 있는 5칸을 박아야 함. 이 모루의 역할은 합격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나머지 카드로 미친 짓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적 담보임. 여기서 안정적인 5칸을 찾는 것 역시 실력임.
모루가 튼튼하게 버텨준다면, 남은 카드는 무조건 망치가 되어야 함. 이건 3칸, 2칸, 심지어 1칸이어도 상관없음. 점수로는 정공법으로 뚫을 수 없는, 저 높이 있는 대학을 후려치는 용도임. 대부분의 수험생이 기관 예측에 겁먹고 모루 뒤에 숨을 때, 너는 망치를 들고 적의 빈틈(펑크)을 노려야 함. '허리 실종', '추합 시프트', '공포에 의한 이탈'이 발생한 그 지점을 3칸짜리 망치로 내려찍는 거임.
이 전략이 무서운 이유는 '손익비' 때문임. 망치질에 실패해도 튼튼한 모루(안정 지원 대학)가 남아있음. 잃을 게 없다는 소리임. 하지만 망치질이 성공한다면? 실력으로 갈 수 없는 대학의 간판을 얻게 됨.
입시는 1승 2패를 목표로 하는 게임임.
두 개의 망치가 부러져도, 하나의 모루만 멀쩡하다면 대학에 감. 근데 그 부러진 망치 중 하나가 기적적으로 적의 투구를 깨부순다면, 그 1승의 가치는 안전하게 얻은 3승을 전부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큼.
결국 입시판의 승자는 겁먹고 방패 뒤에 숨어 555를 쓴 보병이 아니라, 한 군이라는 단단한 모루 위에 서서 나머지 두 군이라는 망치를 들고 상위 대학의 뚝배기를 깨러 간 기병대장임.
물론 쌩삼수 이상은 할 말 없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현생에서 한의대 붙을 거 같은데 미래가 걱정된다는 소리 하면 좋게 안봄 배부른...
-
모해 16 0
-
중대 공대 가능할까요 4 0
-
박지원 왜케 예쁨 12 1
진짜 ㄴㅁ예쁨
-
서울 1월9일 2 0
최저 영하12 최고 영하6 이날씨를 어케버티지
-
여기서 푸념이나 해봐요.. 7 1
지방한 적정정도 나와서 갈 거 같은데 부모님 반응이 시큰둥해서 현타오네요 한의원...
-
이시간까지 안자고 뭐함 5 0
학교 가야지
-
오공끝 2 0
-
장비 뭐사지... 0 0
일단 부츠 자켓 장갑 헬멧 블랙박스 에어백자켓 다 하면 300 써야겠네...
-
변표 질문 0 0
변표 나오면 환산 점수, 예상 컷이 크게 바뀌나요?? 아니면 약간씩만 바뀌는데...
-
지금3,4칸도 2 0
나중에 떨어짐??? 이것마저 떨어지면 조졌네 ㅅㅂ
-
바이크 입문 2 0
CBR 250RR 으로 정했다 쿼터급 바이크로 입문은 사고인데 군적금 털어서...
-
건국대 어디까지가능한가여 2 0
문과임
-
근데 아일릿 4 0
이번 노래 별로던데
-
서울대 전정 0 0
설대식 408.9 전정 넣어볼만한가요..? 꼭 서울대를 가고 싶은데 안정적으로...
-
백번 양보해서 사탐은 왜 있는지 진짜 의문 한지세지동사세사 여기에 무슨 사고력이 있냐
-
아빠 이제왔네 4 0
요새 회사 개바쁜듯
-
국어 - 김승리 내신이고 모고고 3 나오고 김승리 커리큘럼이 되게 복잡하던데 올오카...
-
이번에 프미나 신곡 개좋은데 8 0
왜 언급이 많이 없는 거 같지
-
깨끗한 공기와 한 잔 2 0
ㄹㅇㄹㅇㄹㅇㄹㅇ 좋아했음 그 시원한 시골바이브 공기와 한 잔하면서 나누는 진대에 가까운 헛소리
-
근데 난 아직 시험기간임
-
넷플릭스 ㅊㅊ좀 0 0
재미난거
-
졸리네 13 0
ㄹㅇ
-
편입 vs 삼수 6 0
편입 준비하는 친구가 편입 좀 알려줘서 둘 중에 고민 되는데 학은제해서 학사...
-
오르비언과 전화 통화하면 1 0
외향성을 기를 수 있음
-
술자체가 맛있었던적은 딱 두번 9 2
반수파티때 사케먹을때 새벽에 잔디밭에서 편의점막걸리 먹을때
-
건대식 672면 0 0
공대 올패스인가여
-
모 오르비언이 말하길 1 0
내가 테토 이미지래 ㅍㅣ
-
알고있던내용인가요? 오르비뒤지는데..
-
와 진짜 자고 싶다 3 0
하,,,일이 남았어
-
연대 1 0
갓갓갓전사고 내신 4점댄데 그럼 연대는 학교 고려 안해주고 걍 감점해요? 너무한거...
-
소주 ㅇㅈ 3 0
20분만에 원샷 ㅁㅌㅊ
-
모 오르비언과 5분동안 전화함 7 0
음,, 목소리 매칭이 안됐므
-
전화할사람 7 0
댓긁
-
그래서 이제 뭐함 4 0
오늘따라 사람 없네
-
덕코수거함 3 0
탈릅하시는 분들 덕코는 여기에 기부하고 가시면 됩니다.
-
브이아웃 0 0
출력전압:-Rf x (V1/R1+V2/R2+V3/R3) (V out) 이 새끼...
-
ㄹㅇ
-
인서울 한의대 수의대도 가능은 한데 원래 약대가 가고 싶었고, 인설약이랑 지방의...
-
수시 결과 나오면 진학사 칸수 4 0
진학사 한수약쪽은 칸수 올라가요? 내려가요? 보통 수시 떨 들어오면 칸수...
-
가군에 10 0
머 쓸거 같음
-
탈릅합니다 6 0
옵스타만 남겨둠뇨! 덕코는 제 ㅇㅈ때 6만 덕코 쏴주신 좋은사람되기님한테 주고...
-
웹툰추천받음 3 0
재수하면서 다 끊어서 뭘 봐야할 지 모르겠네
-
나랑 저나할 남붕이 구함 14 0
ㅇㅇ
-
5칸이먄 안정?
-
벡터를분리하기 1 0
으하하분리해주마
-
러닝할때 0 0
페이스 느려지면 속으로 XX아 제대로 안뛰면 죽여버린다 되새김 이렇게 하니까 페이스...
-
모 오르비언이랑 전화 했음 3 0
물론 내가 동똥똥똥하고 튀긴했음
-
아 7 2
감기걸린거 확정이다 하.. 누구한테 옮은것이야


망치만 3개인 반수생 등장
ㄹㅇ
1승2패가 3승보다 더 원서 잘쓴거라는 의견 공감함
=웬만하면 생N수 말고 반수해야하는이유
다군 3칸은 확률 없다고 보는 게 맞죠?
쓰고 싶은 데가 다 나군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쌩삼수 이상은 할 말이 없는 이유: 이런거 말해봤자 안 들음
물론 쌩삼수 이상은 할 말 없음.
살려다오
작년에 733으로 달고 3개 다붙은 나:☠️☠️☠️
근데 다군에 갈데가 워낙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