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언즈:: [1023119]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5-11-11 22:25:40
조회수 1,630

(긴글주의) 긴 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험 잘 보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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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ㅎㅎ

작년까지는 오르비 자주 들락날락하다 올해에는 수능을 안 보니 눈팅만 계속하다

수능 이틀 전에 올해 수험생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정확히는 시험공부 하다 현타 와서;;) 글을 쓰네요!!

(사실 저도 목요일에 일반생물학 2차 시험을 보긴 합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국어 풀 시간에 저도 시험보고 있겠네요)


자랑은 아니지만 전 수능을 총 6번 봤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억을 되살려보면

고1 때(2018 수능)는 수능 전날에 지진이 일어나서 시험이 일주일 미뤄졌고(고3 선배들 ㅅㅂ ㅅㅂ거리면서 기숙사 올라가는 걸 본 기억이 아직도 있네요)

고2 때(2019 수능)는 당시 기준 최악의 불국어(1컷 84)가 나왔으며

고3 때(2020 수능, 현역)는 2009 개정 교육과정 마지막 수능이었죠(공간벡터가 수능에 나온 마지막 수능이지 않을까 싶네요 앞으로 나올일은 더더욱 없을 것 같고요)


재수 때(2021 수능)는 코로나 때문에 수능이 2주 미뤄져 12월 초에 마스크를 쓰고 + 가림막을 친 상태에서 수능을 봤고

삼수 때(2022 수능)는 코로나 + 19수능을 뛰어넘는 불국어 + 쉽지 않았던 수학/영어 + 미쳐버린 탐구

사수 때(2023 수능)는.... 막 기억에 남는 건 없는데 확실한 건 전년보다 더 어려워진 과탐


두 번의 군수 때는 그분(...)께서 쏘아올린 킬러 배제 + 사탐런 + 돌아버린 난이도의 25 수능 과탐(생/지) 등등이 있었네요


현역 때 동국대 수시 붙을 줄 알고 수능 공부를 거의 유기했다가 대차게 말아먹은게 어찌어찌하다 보니까

메디컬 목표로 재수, 삼수, 군수까지 끌고 왔었습니다

현역 수능 기준 고려대 세종캠도 못갈 점수였는데

재수로 동국대

삼수 망(22수능)

사수로 중앙대

군수로 성균관대, 그리고 고려대 서울캠까지

드라마틱한 성장은 없었지만 그래도 차곡차곡 올라온 것 같습니다

(물론 메디컬은 못갔지만 그래도 지금은 꽤 만족하며 대학생활 하고 있어요 ㅎㅎ)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수능 시험장을 여러 번 간 경험자로서, 특히 올해 현역인 수험생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긴장하지 마라"는 말, 솔직히 말도 안됩니다.

수능 날 긴장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10대 후반(혹은 20, 21, 22살) 학생들이 이 시험 하나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

11월 13일 하루로 판가름나는 건데, 긴장되는 건 당연한 심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어 시험지가 내 책상 위에 올라온 8시 37분~40분 사이에 느끼는 긴장감은 아직도 못 잊습니다)


다만, 그 긴장을 의도적으로 없애려고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긴장된다는 건, 그만큼 이 시험을 진심으로 준비해왔다는 말이기도 하니깐요.

모레, 11월 13일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그냥 "11월 목요일"입니다.

평소처럼 일어나서, 밥 먹고, 시험 보러 가는 날. 

'오늘도 시험 보는 목요일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시험 끝나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수능 난이도 기사나 뉴스를 보고 너무 일희일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입시 전문가들이 시험 난이도를 잘 분석한다 한들

방구석에서 커피 마시면서 느긋하게 훑어본 사람이랑

낯선 학교, 숨막히는 분위기에서 시험 본 사람이 느끼는 난이도가 같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수능, 모의평가를 수도 없이 많이 봤지만 풀면서 정말 쉽다고 느꼈던 시험은

국어 기준 2022 9평이랑 2025 9평 밖에 없습니다

불국어 22, 24 수능은 물론이고 지금 기준 무난했다고 평가받는 21, 23, 25 수능도 풀면서 쉽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들었네요

30분 안에 쇼부 봐야 하는 탐구는 말할 것도 없고요


수능 치고 나면 거의 100% 가족이나 주변 친척분들이 "이번 시험 어쨌다던데?"라는 말을 할 텐데,

성적표 나오기 전까지는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세요. 그게 그나마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컨디션 조절이나 도시락 같은 건 알아서들 다 잘 하실테니 따로 보태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수능날 복장 관련해서, 제가 추천하고 싶은 옷은 반팔 + 긴바지 + 후드집업 or 후리스 에요

제가 남부 지방에 사는 걸 감안하더라도, 수능 6번 보는 동안 정말 "춥다"라고 느낀 적은

수능날 첫 눈이 살짝 내린 2019년(20수능)이랑 애초에 날짜부터 12월이었던 2020년(21수능) 딱 2번이네요


22 수능부턴 지구 온난화가 심해져서(...) 11월이 11월 날씨가 아니었던 관계로

오히려 낮 되면 따뜻해지더라고요(수능날 비 퍼부었던 24수능 빼고)

그래서 전 5년 동안 저 옷으로 수능장 갔습니다

아침에 시험장 갈때 + 저녁에 시험장에서 나올 때 추울 거 대비해서 겉옷 하나 챙겨가고

시험 볼때는 반팔로 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제 기준입니다 -- 추위 잘 타시면 더 껴입고 가셔야죠)


마지막으로, 문제 풀다가 모르는 문제 있으면 제발, 제발 넘어가세요!!(제일 중요함)

수능은 자격증처럼 40점 이하 과락, 60점 이상 합격 이런게 아니라

50만 수험생이 똑같이 0점부터 시작해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험입니다!!


그럼 내일 수험표 받았는데 모두 홀수형 받으시길 바라구요,

11월 13일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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