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_마지막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0583915
그렇게 A가 날 집에 데려다 준 그날을 기점으로 내 마음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음
서로 너무 바쁘고 학교도 집도 거리가 멀다 보니 만날 수 없었지만 연락을 종종 주고 받았음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난 내 목표대로 A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입학 날, A는 1교시 쉬는 시간에 우리 반을 찾아왔음
그 애 교실은 5층, 내 교실은 1층 꽤 먼 길이지만 A는 내가 전날 같은 중학교 출신이 없어서 걱정된다는 내 말에 다정하게도 찾아와줬던 거임
그 날 A는 동아리를 고민하는 나에게 자신의 동아리를 추천해줬고 난 A와 같은 동아리를 들어가게 되었음
여느 중고딩 신입 환영회가 그렇듯 우리는 무한 리필 고깃집으로 첫 회식을 갔고 2차로 노래방을 갔음
노래방에서 선배들은 1학년 신입들에게 노래 1곡씩 부르라고 했고 파워 I인 내 성격에 혼자 노래를 부르는 일이란
1년 안에 수학 미적 백분위 100을 찍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었음 (물론 이럴 거 같아서 1곡 연습해 갔지만...)
A는 내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손을 벌벌 떨면서 마이크를 잡아드는 나를 보고 A는 건너와서 내 옆에 앉았음
그리고 조용히 '너 노래 잘하잖아, 떨지 마 괜찮아' 라고 말해줬음
그 모습을 보고 선배들이 오~ 둘이 뭐냐?
라고 물었고 내심 기대하면서도 적당한 대답을 생각해내던 내 옆에서 A는
"내가 얘 좋아하는데, 왜?"
라고 말함.
그 후로 남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무슨 정신으로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음
나는 통금이 있어서 일찍 집에 가야 했고 A가 한 말이 장난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A와 대화를 하기 겁이 났기에
A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후다닥 자리를 빠져 나왔음
그렇게 건물 엘베를 타려고 하는데 A가 날 따라 엘베에 탔음
뻘쭘하게 멀찍히 모서리와 모서리에 서서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 정적을 깬 건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A의 말이었음
그렇게 버스 정류장까지 또 정적이 흘렀음
난 겁이 났음
저 말이 장난이면 어쩌지, 괜히 말 꺼냈다가 우리가 멀어지면 어쩌지, 들뜸을 들켰을 때 너무 가벼워 보이는 거 아닌가...
그래서 난 더더욱 한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음
아까 그 말 대체 무슨 말이냐고, 사실은 2년 가까이 선배를 좋아했다고, 하고 싶은 말들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버스 정류장까지 천천히 걷는 거였음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A는 또 다시 정적을 깼음
'진심이야, 아까 한 말.'
부정맥을 의심할 정도로 내 심장이 뛰었음.
심장이 터져 나온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벙쪄 있는 나에게 A는 결정타를 날렸음
'나랑 사귈래?'
참 무던하고 흔해 빠진 고백인데 그게 그 애 입에서 나온 다는 사실이 너무 설렜음
몇 번이고 이 장면을 상상하면서 영화 속 여주인공 처럼 예쁘게 웃으면서 사랑스럽게 응, 딱 한 마디로 대답하겠다고 생각했던 수 많은 날들이 무색하게도 난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면서 응! 이라고 아주 크게 대답했음
그렇게 내 첫사랑은 꽤나 해피엔딩 이었음
생각보다 허망하고 뻔한 첫사랑이지만? 난 정말 소중한 기억
그 후 이야기는 별거 없어서...ㅎ
그래도 좋아요 10개 넘으면 그 후 이야기도 풀어 보겠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가형 4등급 -> 1년만에 기하 백분위 99 아니 이새끼 현역때 공부 ㅈ도 안한거...
-
우리 어머니는 계명대 의대하고 서울대 소비자아동 포기하고 경북대 영어교육과 들어가셨다는데 1
지금 생각하면 90년대 사범대가 스캠이었던듯..
-
쌍사 많이 고였나요? 11
정법 사문 22 받았는데 이거보다 11받기 빡센가요? (한국사 좋아함, 삼국지 안봄)
-
솔직히 나라 걱정보다 내 대학 걱정이 먼저임 ㅋㅋㅋㅋ
-
나 사실 재릅임 11
ㅋㅋ
-
안녕하세요 15
질문받아요
-
그건재릅이아니기때문
-
커리 평가좀요 2
국어 : 유대종t 수학 : 김범준t 영어 : 션t 지구 : 함석진t 생명 : 김태영t
-
예비고3 수학 0
이번 겨울방학때 미적분 할려고 하는데 수1 수2 어떤 식으로 같이 병행해야할까요??...
-
계획대로
-
명지대vs상명대 5
명지대vs 상명대 학과상관없이 그냥 이름 딱 들었응 때 네임벨류만 따지면 뭐가 더...
-
구글링해도 자료가 안나오네요 ㅠㅠ
-
수학 1등급보다 영어 1등급이 더 많음.
-
구름이 인증합니다 18
미생물 싫어하시는 분은 보기 ㄴㄴ 제가키움뇨 제아들임. . . . . . . . ....
-
그냥 딴생각 안하고 다니는게 맞겠죠ㅠㅠ 너무너무 감사한데 그냥 현역이라 그런지...
-
16명 뽑는 과인데 전년도 경쟁률이 1:3.5였어요
-
정원7명모집인데 이거 붙을 수 있나요…. 너무 간절합니다 꼭 붙고 싶어요… 수리논술...
-
따흐윽 4
따흐앙
-
중도에서 가방배고 잠잘 팟 구합니다
-
솔직히 궁금하시잖아
-
주변에 전자기기없고 물 반컵정도 쏟았다는 가정
-
ㅠ
-
여르비로가장한챗봇을살포하기 글당평균댓글수가10개가넘어갈것
-
국어 커리 짜고 있는데 이감 2026 풀세트 사긴 했는데 강기분도 같이 하는게 좋나요?
-
근데 소심한 관종이라 기분은 좋은데 암튼 당황스러움 옯비언들 취향 알았으
-
이거 발뻗잠되려나요 10
33명 뽑는과임 3개년 경쟁률 2후반 - 3중반정도 됨
-
눈물남
-
1학년때 국어6이였음 겨울방학때 학원다니면서 모고풀고 익숙해지면서 3모때 3컷뜸...
-
솔직히 취업 관련해서 생각해봤을 땐 공대가 맞는 것 같은데 부모님이나 친척, 선생님...
-
대단하다고하던데.. 여기가 지방이라 그런가 암튼 경북대가면 잘갔다고센각하던데 저도...
-
일단 많이 쉬운편같은데 무슨말인지 못알아먹겠음 ㅋㅋ
-
전자 원하는 과 선택 가능+개원 비용 지원 후자 마법 사용 가능+원하는 기숙사 선택 가능
-
아닌가?
-
입시판 뜹니다 13
미필 4수 성공
-
메인글 ㄷㄷ 0
왜 하루종일 정치메탄가 했네
-
중경외시만 가도 사람들은 우와 .. 잘갔네 이런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
작년에 들었는데 강기분 좋았던건 맞는데 문제라고 생각한 게 1. 새기분 때 알려주는...
-
오랜만에 들렀다가 메인글 보고 여러 생각이 드네요.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
나도 ㅇㅈ 14
아무튼 일병/에피메테우스 ㅇㅈ 맞음
-
너무야해요 3
-
재능에 대한 부분보다는 노력에 대한 부분을 더 강조하는 게 맞을듯 재능은 필연적으로...
-
님들이면 어디가나요
-
공부할때도 괴롭고 시험칠때도 괴로워서 통수라는게 없어 얘는 과탐하실꺼면 생1 ㅊㅊ
-
중간에 시작하긴 했음 어케 평균 10-12이상 찍음?
-
사법고시를 8번 떨어져도 9번 시도해서 이뤄내는 끈기 국민들이 아무리 특검을 원해도...
-
재종 쉬지않고 매일 오는 사람들 <<<<<<<<<드물지만 존재하더라 일주일 내내...
-
6년을 각각 어디에서 생활하나요? 찾아봐도 옛날 거밖에 없어서 올립니다.
-
ㄹㅇ임니닷..
-
약간 수정해봄 10
평생 솔로로 살고 카리나/차은우급 외모 가지기 (사귀고 결혼하는 것만 안됨,...
떴다
도파민 뿜뿜
그랬으면 보람있네유
A분 하는행동이 진짜 설렘요…
축구하면 몸 좋던데.. 상상 멈출게요 이미 머리에서 드리마 한편 씀
ㅋㅋㅋㅋㅋ 멈춰 더 하고 싶으시면 쪽지로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