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영역 절대평가 점수 산출 방식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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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현재 적용하고 있는
영어 영역 절대평가 점수 산출 방식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오르비 책참
대한민국에서 대부분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 이렇게 다섯 분야의 시험을 준비한다. 2024학년도 수능 기준으로 국어는 공통 과목으로 독서, 문학이 있고 선택 과목에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이 존재한다. 수학은 공통 과목으로 수학1, 수학2가 있고 선택 과목에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가 존재한다. 탐구는 사회 탐구와 과학 탐구로 나뉘며 각각 9개, 8개의 선택과목 중 2개를 택해 준비한다. 영어와 한국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의 내용을 바탕으로 특유의 문항 형태를 갖추어 시험지를 제작하고 있다.
이 중 국어, 수학, 탐구는 상대평가로 수험생들 간의 점수를 비교하여 상위 n%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받고자 하는 1등급은 상위 4% 정도에 해당하는 수험생들만이 받을 수 있다. 이와 달리 영어,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일정 기준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자동으로 등급이 확정된다. 이번 글의 주제가 될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 이런 식으로 점수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제대로 분석을 하기 위해 원점수에 따른 등급 기준부터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0점~19점: 9등급
20점~29점: 8등급
30점~39점: 7등급
40점~49점: 6등급
50점~59점: 5등급
60점~69점: 4등급
70점~79점: 3등급
80점~89점: 2등급
90점~100점: 1등급
자기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고등학교 때 응시했던 10번의 교육청/평가원 모의고사와 1번의 수능에서 영어 1등급을 받았으며 수능 실전 훈련을 위해 응시했던 사관학교 1차시험에서는 영어 원점수 100점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주로 80~100점대 점수를 받는 학생의 입장에서 현재 영어 영역 점수 산출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느껴왔다. 따라서 이 글에서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70점대 이하보다는 내가 느껴온 90점대 이상에서의 문제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가장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문제점은 '90점을 받으나 100점을 받으나 똑같이 1등급'을 받는다는 점이다.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 다섯 가지 영역 중 만점이 100점인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다. 이 중 문항 별 부여된 최고 점수가 4점인 영역은 수학이 유일하며 국어와 영어는 문항 별로 최대 3점까지 점수가 부여된다. 다시 말해 똑같이 12점 차이가 난다고 생각할 때 수학은 4점짜리 문항을 3개 틀린 것일 수 있지만 영어는 3점짜리 문항을 4개 틀린 것이 된다는 뜻이다. 이는 1등급의 기준에서 바라볼 때 100점을 받은 이와 3점짜리 문항을 3개 틀려 91점을 받은 이의 실력이 1등급이라는 결과 뒤에 차이를 지니지 못한 채 결정됨을 의미한다.
문항 별 특성과 EBSi의 수능 정답률을 조사해볼 때 2022학년도, 2023학년도 수능 기준 영어 영역의 문항들은 다음과 같이 나눠볼 수 있다. 영어 영역 시험지는 45문항이다. 이를 언급한 기준에 따라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1번~17번: 듣기
18번~20번, 22번~29번, 41번~25번: 비(非)킬러(killer)
21번, 30번~40번: 킬러
상대적으로 정답률이 낮은 ‘킬러’에 해당하는 12개의 문항을 제외하고 다른 문항들을 모두 공부해 정답을 맞췄을 때 2023학년도 수능 기준 70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본인의 경험과 주변 및 대입 커뮤니티 등에서 이야기를 나눈 영어 교사, 강사 분들의 의견을 종합할 때 중학 수준의 학습만 충분히 이루어도 크게 어렵지 않게 갖출 수 있는 실력으로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점수라고 생각한다. 즉, 4~9등급의 구간 나누기는 수험생들을 변별함에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킬러’에 해당하는 12개의 문항, 30점을 받는 것에 있어서는 3문제를 맞추고 틀리는 것에 적지 않은 실력차가 존재한다 판단하며 100점과 91점의 실력을 1등급이라는 간판으로 동등하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현 수능 영어 영역 점수 산출 방식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원점수 70점 이하 점수대에 해당하는 9개등급 중 하위 6개등급에 해당하는 구간에서의 분별은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두 번째, 원점수 70점 이상 점수대에 해당하는 9개등급 중 상위 3개등급에 해당하는 구간에서의 분별이 지니는 의미가 부족하다. 첨언하자면 영어 영역 외적으로 바라볼 때, 영어 영역에서 분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국어와 수학 영역을 통해 해결해야하다보니 2022학년도 수능 국어처럼 과한 난이도의 시험이 출제되는 문제도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절대 평가가 시행되기 이전처럼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에서 상대평가를 통한 점수 산출로 학생들의 실력에 따른 분별을 더욱 세세히 이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의 전환이 내가 생각하는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이다. 상대평가로의 전환을 통한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구간에서의 등급 나누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 100점과 91점의 실력 차처럼 절대평가에서의 각 등급 구간 별 원점수에 따른 실력 차가 입시에 반영되어 보다 나은 변별을 이룰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어 영역에서 분별이 충분히 이루어져 국어와 수학 영역을 비롯한 다른 4개 영역 또한 과한 난이도로 시험이 출제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언급한 문제점과 그에 따른 개선 방안 외에 보다 구체적인 방안 제시를 위해서는 객관식 45문항으로 구성되는 수능 영어 시험지에 대한 고민과 문항 제작 스타일에 대한 고민이 들어와야할 것이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지므로 이만 줄인다.
p.s. 과제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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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잠안와
흥미롭네요
저는 절대평가가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어떤 점에서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영어에 대한 과열을 좀 식힌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상대평가 유지되면서 점점 더 고이면 결국 영어로 된 국어2 푸는 느낌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요
상대평가 체제에서 시험이 괴랄하게 어려워지면 그것대로 하위권 분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절대평가의 그것과 비효용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맞는 말씀이시네요, 수능 국어 출제되는 것을 생각하면 영어도 상대평가가 유지되었을 때 비슷한 흐름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바로 납득했습니다
사실 절평의 의도 자체가 영어로 발생되는 변별력을 줄여서 영어 사교육비를 절감하겠다는 것 아니었나요? 사교육비 절감은 실패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상평으로 바뀌면 수능판이 더 어지러워질 것 같은데..
고려해야할 변수가 하나 늘어나는 셈이니 더 어지러워질 것 같긴 합니다 ㅋㅋㅋㅋㅜ 저는 절대평가가 도입된 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네요, 사교육비 절감이 목표였다면 어차피 90점 넘기려 해도 공부해야할 것은 적지 않으니 실패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영어 상평되면 천장이랑 줄다리기할게요 짜루짜루진짜루
ㅋㅋ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상대평가가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91점과 100점의 차이를 입시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도
그런데 상대평가로 한다고 해도 100점을 맞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실력차가 존재하는데, 이는 점수로 보이지 않으니 변별하지 않나요? 물론 1등급 비율이 100점 비율보다 많은 것은 맞지만 이와 같이 시험을 어떻게 내든 변별이 되지 않는 구간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91점과 100점을 구분하자는 것이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다른 점수대에서의 변별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가원은 이전 상대평가 체제에서 무언가 변별이 잘 안되거나 과도한 경쟁 등에서 문제를 느꼈고 이를 절대평가로 바꾼 것입니다. 다만 1등급 비율을 어느정도 조절해야 하니 난이도가 올라간 것이고(어쩌면 이게 절평으로 바꾼 목적일지도...?) 이로 인해 사교육비가 오른 것입니다. 만약 상대평가가 된다면, 이미 학생들의 수준은 과거 상평시절이 아닌 지금 수준의 실력으로 상황평준화 되어있으므로 사교육비는 더욱 오를 것입니다.
까려는 건 아니고 그냥 든 생각인데 필자님이 영어goat셔서 1등급 초반대의 점수와 같은 수준의 점수를 받는다는것에서 불합리를 느껴서 저런 주장을 하신거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진짜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에요... 저는 아예 더 보수적이어서 뭔가 큰 이점이 있지 않는 이상 아예 변화 자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제라고 하셔서 뭔가 제가 너무 진지하게 말하는거 같긴 하지만 혼자 재수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하다보니 뇌절했네요 ㅈㅅ
수능 수학에서 100점 맞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실력차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한완수 저자이신 이해원 님과 저는 마찬가지로 수능 수학 만점자이지만 실력 차이가 말도 안되죠... 하지만 우리가 이걸 갖고 수학에서 '변별이 안된다'라고 말하진 않습니다. 만점자들 간의 실력 차이가 입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전체적인 변별이 이루어지고 변별이 이루어지지 않는 구간이 딱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학은 문항 별 최고 점수가 4점까지도 올라가니 한 두 문제 차이로 점수가 크게 벌어져 더 변별이 잘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비슷한 맥락에서 수능 영어도 만점자들끼리 실력 차이는 존재할테지만 이것까지 입시에 반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91점과 100점의 경우 (물론 모든 정답을 맞춘 문항을 논리적으로 풀었을 때) 실력 차이가 있음은 수능 영어를 공부해본 모의고사 1등급 정도의 실력을 지닌 이라면 자명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70분 지나고 생각을 이어나가 답을 맞춘다해도 주어진 시간 내에 풀어내고 아니고는 실력 차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100점 간의 실력차를 고려할 수 없더라도 90점대 간의 실력차를 고려할 수 있고, 또 70점 미만에서의 불필요한 등급 나누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절대 평가보다 상대 평가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가원 기출 문항을 통해 학습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상대 평가 시절 문항들이 지금과 같은 절대 평가 시절 문항들보다 훨씬 어려운 난이도를 지니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혹은 지문의 논리를 발견해 정답을 맞추도록 하는 보다 본질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따라서 '만약 상대평가가 된다면, 이미 학생들의 수준은 과거 상평시절이 아닌 지금 수준의 실력으로 상향평준화 되어있으므로'라는 부분이 저는 걸립니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하향평준화 되었으면 하향평준화 되었지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p.s. 아뇨! 이런 진지한 이야기 나누는 거 좋아합니다 ㅋㅋㅋㅋ 덕분에 저도 더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다시 읽어보니 첫 문단에 수학 만점 이야기는 같은 해 응시한 것이 아니기에 잘못된 비유인 듯하네요 뭐 그래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 전달될 듯하니! ㅋㅋㅋ
여기에 쓰여 있지는 않지만 91과 89 혹은 90과 89간에 실력차이가 거의 있지도 않은데 "넌 안돼"라고 하는 체제가 저는 부정적으로 보이네요 저는 이 점에서 상대평가를 어느정도 주장하는 것도 일리있는 생각이라 듭니다. 그리고 참님이 말씀하셨던 90~100 뿐만아니라 80~89간에 큰 격차가 있음에도 하나의 같은 집단으로 보니 더욱 문제인 것이죠.하여간 90~100은 대학가는데 지장이 없다 치지만, 80~89는 대학에 가는데 문제가 있으니까요
동의합니다, 실제로 평소 모의고사 때는 100점 혹은 적어도 1등급은 받던 이들이 89점 맞고 영어 2등급 받아서 4합 5 못 맞추고 한 순간에 정시파이터로 전향되는 모습을 보다보니... 10n+9 (n은 8 이하의 음이 아닌 정수) 점 맞아서 1점 부족하다고 등급이 바뀌는 것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적표에 영어 등급과 함께 원점수까지 같이 표기하고 대학에선 원점수를 반영하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제시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네요! 근데 그럼 결국 같은 등급이어도 원점수가 높은 수험생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상대평가와 본질적으로 같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