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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4학번 [1177133] · MS 2022 · 쪽지

2023-02-21 00:43:22
조회수 3,524

진지글) 오르비를 계속 해야할까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2145814

전 사실 작년에 재수할때

은파 / 세레노의 편지 / (마지막)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라는 이름으로 오르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민 약 98만대)


재수할 때 나와 그래도 비슷한 처지(고 3이 아닌 수험생)의 사람들과 얘기하는게 편하기도 했고 서로 귀여운 이모티콘도 쓰면서 낄낄거리는게 좋았는데

자꾸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많은 게시글을 볼때 지나치지 못하는게 저를 갉아먹었던 것 같아요

전 전적으로 여기 계신 분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완전히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미친듯이 그 글로 사람들이 물어뜯는게 마치 제가 물어뜯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꾸 그 속으로 덤벼들고 댓글 쓰고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든 결과는 사실로서나 논리로서나 말빨로나 언쟁으로 느끼는 공포의 크기 등의 여러 면에서 전 상대를 이기지는 못한다는 걸로 똑같았어요


하지만 그런 무서움 속에서도 한동안 꿋꿋하게 오르비를 했었고

제 말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제가 하는 말에 이해의 표시를 내주신 분

글로 혼자서 발광할 때 진심으로 절 생각해서 걱정해주시던 분

별거 아닌 글에도 ㄱㅁ 쳐주고 같이 웃어주시던 분

성적이 안 나와서 슬퍼할 때 슬픈 이모티콘 보내며 힘내자고 하시던 분

정말 외로웠던 저를 인류애로 보듬어주셔서 그 순간순간 행복했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저는 메말라가고 찢어져간다는 느낌을 받고

나의 진중하고 깊이 생각하는 성격

내가 살면서 느끼고 추구해온 가치

내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성찰

이 모든 것들이 제 무식에 의한 허상이고, 틀린것이고, 착각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는것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6모 앞두고 오르비를 접었었는데

삼수를 하면서 현실이 더 무서워져 

실제 친구들과는 연락을 못하고

한동안 오르비 계속 눈으로만 보다가 결국 다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거만 보고 공부 얘기랑 소소한 일상 얘기만 해야지

마음 먹고 다시 시작했지만

내면화된 남들과는 틀리다는 자책감, 죄의식, 뒤쳐졌다는 불안감으로 결국 혼자서 상처를 긁어모으고 있게 되어서

이젠 오르비를 더 하는 것도 무서워질것 같기도 합니다


근데 이대로 또다시 나가자니

다른 사람들은 커뮤 할 거 다 하면서 공부도 하는데

내가 사회 부적응자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털어 놓을 공간도 없어질까봐 그건 그거대로 무섭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카톡 말고 트위터도 하는데 거기는 거의 다 여자분들만 있고

제가 겉도는 느낌이라서 더 외로워지는것 같기도해서..


아니면 혹시 저랑 친구해주실 N수생 분이라도 있을까요.. ㅜ


긴 글 다 읽어주신거라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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