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서울대 합격, 또 다른 장벽...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2100392
* 저 2월 말 끝나면 계정 이름 넘겨주고 계삭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요. 계정 이름 보존한채로 반영구적 휴르비가 될 것 같습니다. 계정 이름 받으시려고 했던 분이 계셨는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물론 2월 말 끝나면 한참동안 안 돌아올 것은 자명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짤은 이 글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늘도 저의 이야기를 들으러 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지난 몇 달 간의 진심어린 응원과 사랑 덕에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자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합격 이후 행복한 순간은 찰나, 저에게 또 다른 벽이 남았다는 것을 직감하는 순간, 다시금 한숨을 쉬게 만듭니다.
(예전 글에서 올린 적 있어서 글 읽다보면 그때 글이 무슨 내용이신지 짐작은 하게 될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서울대 가면 친구 좀 만들어야지"
"학점 좋고 논문 쓰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야"
"이젠 예전처럼 혼자 다니지 좀 말고"
"친구 좀 만들어, 자기관리 좀 하고"
...
그렇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제가 찾아가는 곳마다 저에 대해 상세히 아시는 분들이 모두 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축하 -> 군대+저 말' 이 구조가 정말 지겹게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보다 불안한 마음만 커져갔습니다.
분명히 설대 합격은 축하받을 일이고, 뒤에 따라붙는 말들도 어떻게 보면 '그냥 관례상 하는 말'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15년 가까이 '친구', '인간관계', '사교'라는 말만 들으면 저절로 심장이 쪼그라들고, 숨이 막히고, 머리가 새하얘집니다.
물론 다들 왜 저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커녕 인간관계 링크 자체가 거의 연결 불가에 가까운 수준이기 때문에..
중학교 때 까지는 스트레스는 받지만 그래도 '의지'라는 것 자체가 있었습니다. 근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의지'를 상실하고 그냥 흘려보내고, 대학교 넘어오면서 부터는 저 말 자체만 나오면 한숨만 푹푹 나옵니다. 어떤 말투로 말해도 그냥 잔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몇 번은 예민한 시기에 "그 얘기 좀 그만하지?"라는 어투로 나오다가 제대로 싸운적도 있었습니다.
이번 새대나 새터도 당연히 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새대는 어머님도 알고 있었는지 제가 적당히 둘러대며 빼버렸고, 새터는 예전에 심리적으로 죽을 듯한 기억에(이건 이번 주말 중~다음 주 초반에 '새터썰'로 풀도록 하겠습니다.) 안 말하고 넘어가려다가 하필이면 학부모간담회 일정과 새터 출발날이 겹치는 바람에 들켜버린...
이제 개학까지 2주도 남지 않은 시점, 당장 몇 시간 후에 화학 시험보러 서울대에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설렘이나 기쁨은 사라지고 두려움과 걱정, 한탄만 남게 되었습니다. 신입생의 패기는 예전 학교 들어갈 때는 있었지만 지금은 24살이어서 별 감흥이 없어요. 물론 상대방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만...
가뜩이나 신입생 중 나이도 많은데다가 대인기피, 우울증 등으로 점쳐진 저에게 또 아무도 없다면 그냥 학교만 바뀐채 몇 년을 또 홀로 외롭게 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저 위의 짤을 다시 가져와보죠.
현 코로나 이후 모든 관계가 끊어진 현재, 딱 이 상황입니다.
(장면 1) : 나는 외롭다고 느끼는 상황이고, 실제로도 외롭습니다. 그리고 대놓고 외롭다고 푸념을 하는 상황입니다.
(장면 2) : 나는 이 삶에 대해서 굉장히 푸념을 하면서, 서울대에서도 완전히 은따(아싸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예전 대학에서 무관심 되기 전까지 이 취급이었기 때문에...)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온갖 생각에 지쳐 있습니다.
(장면 3) : '누군가 너 친구 좀 만들어라' 라고 다가오면 짜증부터 나기 시작합니다. '그 방법을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이러면서 상담이나 치료를 사실상 거부해 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서울대병원 의사 쌤과 제 관계 같습니다. 이미 Rapport가 사라진 지 4~5년이 지났습니다.)
(장면 4) : 저에겐 해결책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고독사 할 것 같다며 밤새 잠을 뒤척입니다.
예전부터 제 안에 온갖 역설과 모순이 가득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로움' -> '인간관계를 형성하길 원함' -> '사람들에게 다가감' -> '사람들이 거부하고 싫어함' ->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싫어짐' -> '사람들이 다가옴' -> '사람들이 무서워서 벽을 쌓음' -> '외로움' -> ...
'외로움' -> '인간관계를 형성하길 원함' -> '자기자신을 가꿈' -> '사람들이 싫어함' -> '상처받음' -> '자기자신을 가꾸지 않음' -> '(주변) 사람들이 싫어함' -> '상처받음' -> '집에서 나오지 않음' -> '주변 사람들이 싫어함' -> '집에서 나옴' -> '외로움' -> ...
도저히 뭔가 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어디다 손을 대야 하는지 감조차도 안오는 사이클이 돌고 있습니자. 이 복잡한 회로가 담긴 곳은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약 16년을 거대한 성벽을 쌓아놔서 마치 강력한 절연체와 같은 상태로 변했습니다. 어떠한 전류자극이 들어와도 반응하기 힘들어진.
더 이야기하기도 지치네요... 그래서 저는... 그냥... 어휴...
----
"사람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표정이 매우 좋지 않네요.
내가 저 사람 한탄 들으려고 몇 분 몇 십초를 낭비하는 것인지, 배터리 2~3%를 왜 날려야 하는지, 일부 반응에서는 험한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잠시후, 그렇게 불평하는 사람들이 모두 나가버리고, 공연장의 불은 꺼집니다."
잠시 후, 다시 작은 불이 저를 비추이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저기까지만 읽었으면 그냥 흔히 보는 푸념글, 한탄글에 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에 결심했어요.
24살, 수능 다시 보기 힘들어질 수도 있는 이젠, 마지막 대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저에게 도저히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제 관계적 운명을 바꾸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3월부터 다치고 죽을 듯이 한 번 부딪혀 볼 거에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합니다.
결과는 2가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지석진' 아저씨 같이 나이가 많지만 동생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되던지, 아니면 구) 대학 1학년 생활보다도 더 비참해질지. 물론 후자의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만, 혹시 또 어떤 좋은 인연이 만들어질지...
인간관계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물론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어요. 관계의 동물이죠. 저도 이제 제 스마트폰 스크린에서만 빛나는 가상의 친구, 사랑말고... 현실에서 살아가는 그런 친구, 사랑... 깊지 않아도 좋으니 나랑 연락해 줄 사람, 나의 생사라도 알아줄 사람...
올해 입시를 기적적으로 통과한만큼, 즉 한 개의 높은 벽을 통과한 만큼 나머지 하나의 벽도 통과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럼 개학하면 학교에서 다시 만나요☆기다리고 있을게요...
저는 서울대 어딘가에 있을겁니다...
---
김채원 씨의 희미한 독백과 모든 공연장의 불빛은 꺼집니다.
I see you... Sicenrely
the way of 'I 'connects all things...
Before my birth, and after my death...
끝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개억까;나 아직 공부 시작도 못했는데
-
트위터 보셈
-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요? 사범대학에 다닐 때 교직 수업을 듣다보면 이런 질문이...
-
열은 절대로 차가운 곳에서 뜨거운 곳으로 이동할 수 없는가? 0
정답은 No. 물론 가능은 합니다. 열 에너지는 분자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
앱스키마 0
국어 과외하는데 추가로 앱스키마 듣는 거 ㄱㅊ나요?
-
작년에 무뇌전 하는 애들보면 멋져보였는데
-
22때는 마스터 커트라인만 찍어도 상위 0.1%였는데 에메랄드 생기고 나서는 마스터...
-
올해 문해전 3
시즌1은 너무 쉽네요... 시즌2가 원래 문해전 포지션인가
-
수1 수2 확통 수능 기출 푸는데 몇일안에 다 풀 거라고 보시나요
-
몸조심하세요 2
감기때문에 힘들어요
-
아침먹으면 0
속안조아... 점심 맛있는거 왕창먹기
-
올오카 안들어도 들을 수 있을까요? 개념강의는 브크 들었고 익히마는 아직...
-
다른 야생은 규칙이없음 걍 야생그자체 애들도 자유로운걸 좋아해서 오르비처럼...
-
나는행복할수가업서.,,
-
내 피셜로 이게 맞음 ㅇㅇ 작년 하반기 때 킬러 저격 먹고 문제 약화 되어서 기존...
-
하루 2끼먹기 2
오늘도 2끼만 먹는다
-
x설x을x대, x제x음x나x
-
내신 cc면 서울대는 꿈도 못꾸나요??
-
슬슬 30개 육박임.... 미안해 룸메야
-
내년에 옯만추 해보고싶은데 03년생임
-
서울대 경제 가고싶다 이정도론 안되겠지... 안되면 고대 경제라도
-
곧 집 도착 2
리면 하나만 먹고 공부해야지
-
작년은 04~가 먹었고 근데 올해도 04~가..?
-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중국인 필로폰 공급책 캄보디아서 검거 2
국정원·검·경, 캄보디아 경찰 공조해 지난달 체포…현지에서 처벌 (서울=연합뉴스)...
-
증원메타 0
빠큐
-
도대체 나의 저능함은 어디까지인거지
-
05가 많이 없어서임 원래 재수생이 젤 글 많이쓰는거 같음
-
먼가먼가임...
-
진짜 개 ㄹㅈㄷ다
-
설컴=삼룡급 설전=연치 지거국의 급 수리=지사의급 화재산기=낮치높한 급 (대충...
-
성적이나 올려야 할 것 같은 분들이 많은데 말이죠
-
20대초반 궁금하네 주식/코인포함
-
+요즘 행사하는 와퍼 단품 얘네만 있으면 난 무적이다
-
이번달 평균식비 10
한끼에 만원 넘는것같은데... 홍대쪽 식당들 싼곳이없어 근데 그만큼 맛은있어서 살 디룩디룩 찌는중
-
대충 한양 서강 건국 과기대 동국 인하 숭실 이정도 맞나?
-
이번달 식비 1회평균 10
5천원 이하
-
걍 던졌는데 지금은 전체 공부량의 50~60%를 수학에다 쓰네 던지지말걸 던지지말걸 아ㅏㅏㅏㅏ
-
더 의욕이 사라졌다
-
과제는 마감 3시간 전부터
-
후욱후욱 10
거의다왔다 나의 신, 성규 보러가는즁 ^~^
-
방금 글 보고 알았는데 14
오늘 하루 계속 찜찜했던 이유가 열품타를 안 켰었구나 하..
-
어케알았지;;;; (열품타 5시간 찍고 올게요!)
-
포경수술 투표좀 10
요즘엔 안하는 추세라던데..
-
왔다 자료 배포 23
갓 미적을 들고 왔습니다. 그냥 드리기 아쉬워서 어떻게 작업이 되었나 어떤 원본을...
-
제일빡센의대최저가 4합5(탐2) 아님?ㅋㅋ 일반과인데 4합5는 ㅋㅋ
-
여기다 남겨주시면 나름대로 열심히 답해볼게요!! (시험공부하기시러서이러는거맞아요ㅎㅅ)
-
개빡세네
-
지금은 당연히 할 학원도 없고 시기도 지나서 안되죠?? 모교도 지금은 안되나요?
-
강감찬 3
바이럴 에반데
금일 화학시험 때문에 자러가요~ 답변은 내일 오후부터 해드리겠습니다..
잘자요~
나아질 수 있다
감사합니당
전 이번 기회로 좀 외향적인 사람이 되보려구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ㅎㅎ 같이 힘내요
가만히 있는게 보통 좋지는 않겠지만 가만히 계셔보는 것이 좋겠네요 오는 사람 내치지 않게 그냥가만히 있는 거 그것을 연습하심이
ㅜㅜ 그 동안 가만히 있었는데 이상한 사람만 꼬여가지고 -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무튼 조언 감사합니다
아 그려셨군요 어려운 생활이셨겠습니다
단순한 생각으로 얘기해서 미안하네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올해는 좋은인연이 생기길 기원드릴께요
아니에요 ㅎㅎ 고마워요
그 용기만 갖고 계신다면 성공하실거에요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당!!
인복이 쏟아지길 바랄게요 ㅎㅇㅌ
히히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