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와니의 취미생활 (alemem64) [970349] · MS 2020 · 쪽지

2023-02-04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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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찍맞으로 미적5등급->전교 2등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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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기말고사 미적분 때 있었던 일이다.

이제 2월이니 기억이 살짝 가물하긴한데 너무나 강렬했던 기억이라 아직도 생생히 써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중간고사 때 5등급이 나와서 충격을 받았다. 이때까지 내신에 3 아래는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완전 각오하여 더 빡세게 준비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봤자 전교 1등은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 그 친구는 내가 자이스토리 풀동안 드릴을 벅벅 풀고 있었다.


어쨌든 시험 당일이 되어 문제를 풀어갔다. 내 계획은 쭉 풀다가 막힌 문제가 나오면 바로 버리고 서답형으로 가는 것이었다.


8번까지는 미친듯이 풀다가 9번에서 막혔다. g(1)/g(0)이 2e제곱/f(0)이라는 것은 구해놓고 f(0)을 도저히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느낌상 딱봐도 정답은 2인듯 했다. f(0)이 굳이 분모에 2가 있고 분자에 다른 숫자가 있어야할 것 같지는 않아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찍을 수는 없기에 일단 나중에 돌아오기 위해 서답형지에 나만의 표시인 @ 달팽이 표시를 문항번호와 함께 적어두고 서답형으로 넘어갔다.


서답 3까지는 무난하게 풀고 서답 4를 남겨뒀는데 아무래도 이 녀석은 풀수 있는게 아닌 것 같아 애도 제껴두고 다시 객관 10번부터 풀기 시작했다.

13번까지는 막힘없이 풀었는데 14번에 이 녀석이 등장했는데 딱 봐도 붙잡고만 있으면 망항 삘이 들어서 애도 @ 표시했다.

애는 다 풀어놓고 정답은 (a+1)e -5 인 상황에서 a를 못 구했다. 느낌상 -5가 들어있는 5번이지 않을까 했지만 이것도 혹시 몰라서 넘어갔다.



옆에 있던 요녀석 역시 풀다가 잡혀갈 것 같아 넘어갔다.


시간이 10분인가 15분인가 남아서 비슷한 난이도의 문제라면 당연히 점수가 2배인 서답형을 풀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아까 그 서답 4번으로 갔다.

근데 이 문제가 악랄하기도 악랄한 것이 미지수를 몇개 구하고 나면 그걸로 식을 작성해서 넓이까지 구해야하는 킬러가 2개는 섞인 듯한 느낌이었다. 누가봐도 앞부분 뒷부분이 구분됐는데 나는 앞부분에서도 계산실수를 한 번 해서 다 지웠다가 다시 써내려가서 앞부분은 맞추었다. 그래서 부분점수를 3점 얻었는데 이 정도로 한 사람이 없었다. 전교에 푼 사람은 없었고 다 보다 부분점수를 더 챙겨간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근데 그 친구는 객관식을 더 틀렸었던 것 같다.


여기서 시간을 엄청 써서 이제 5분인가 남았는데 아직 마킹도 안 했었다. 마킹을 하고 나서 나는 곧바로 선지 개수를 세기 시작했다.

나는 곧바로 선지 개수를 확인했다.

1111

2

33

444

55

였고 시간은 2분 정도 남아 더 이상 한 문제도 풀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못 푼 문제는 4문제였고

9번은 2번일 것 같은 예감

15번은 5번일 것 같은 예감

14번 16번은 아예 풀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만약 예감이 적중한다면

1111

22

33

444

554 가 될것이다. 

나는 고1부터 쌤별로 선지개수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다 조사해서 연구해놓았다. 이번학기 쌤들은 선지수를 보기좋은 33334 구성을 만든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14번, 16번 보기 문제의 답은 2번 혹은 3번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여기서는 50퍼50퍼의 확률 게임이었다.

고민하다 16번 ㄷ을 자세히 보니 이거만은 풀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쉽게 그림이 그려지고 ㄷ이 틀렸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제는 정말 명확해졌다. 16번은 절대 345번이 될수 없다. 하지만 개수상 애는 2번 아니면 3번이다. 너무나 기분이 짜릿한 순간이었다. 나는 곧바로


16번에 2번 14번은 5번을 마킹했고 그러자 기적적으로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안 돼도 이 정도면 나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 시험을 바로 준비했다. 별 기대없이 하지만 확신은 가진채 결과를 기다렸다.


1주 뒤 나는 객관식을 모두 다 맞고 서답형 마지막 문제에서 8점만을 감점받았다. 92점이었고 전교 1등은 93점이었다. 결국 나의 미적분 등급은 5등급일 뻔 했다가 2등급이 되었다.


사실 4개 찍맞이 가능했던 이유 역시 너무나 운이 좋았던 탓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 역시 노력 덕뿐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누군가는 찍는게 운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이때까지 찍어서 적어도 100점 이상은 확보했던 것 같다.

찍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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