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문지망 [531429] · MS 2014 · 쪽지

2023-01-24 13: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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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 小路 - 루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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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빠르게 달리진 못해도

터벅터벅 걸어온 날들이 쌓였소

세월이 참 빠르다 빠르다 하더니

이토록 순간일 줄은 진정 몰랐소


그대여 두려워마시오

길 위에서는 누구나 혼자요

어디로 가든

그 얼마나 느리게 걷든

눈앞의 소로를 따라

묵묵히 그저 가시게


지름길과 복잡한 대로를 피해서

누군가가 밟아서 난 굽고 좁은 길

나도 뒤에 올 외로운 그 누구 위해서

한 발 한 발 더 보태어 다지듯 걸었소


그대여 두려워마시오

길 위에서는 누구나 혼자요

어디로 가든

그 얼마나 느리게 걷든

눈앞의 소로를 따라

겸허히 그렇게


세상의 명예는 독주라오

마시면 마실수록 취하고

휘청댈 뿐 고요히 숨어 솟는 샘물 찾아

조금은 목마른 듯이 그렇게 가시게


그대여 외로워마시오

모든 길들은 결국 다 이어져 있소

막다른 길 끊어진 길도 밟아가다 보면

먼 훗날 뒤돌아 볼 때 그대의 소로가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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