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마른말뜨시무슨마리냐 [1062935]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12-27 17:28:36
조회수 1,612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고3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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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나보고 존경한다는 친구는 현역 수시로 대학 가서

이제 교환학생을 가네 

고3 담임이 나랑 그 친구랑 같은 학교를 권유했었거든

근데 알고 보니까 그냥 내신 3 중반인 애들은 죄다 같은 학교 권유했던 거더라고


나는 목표만 더럽게 높아서 

2학년 때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잘 준비하던 비교과 

내신 때매 소용없다고 생각해서 다 버리고

논술 6장 쓰겠다고 정시 선언


그때 상담했을 때 정시로 가겠다니까

나 2년동안 비교과 싹다 담당해주신 선생님께서 목표 하한선이 어디냐고 묻길래 솔직히 좀 당황해서 얼버무리고 인서울 어느 대학 대충 대답했는데

진짜 차갑게 니 몇 년 걸릴 수도 있다는 말 듣자마자 눈물 맺힘

상담 끝나고 교실 들어가지도 못 하고 화장실 가서 울면서

그 쌤 욕했다...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그 쌤이 너무 미워서 인사도 하기 싫어서 일부러 피하고 다녔지

원래는 사이 좋았는데


담임도 나 울 것 같은 거 아니까 

그 눈치 보이고 생기란 존재하지 않는 3학년 교무실에서 필담으로 상담하고

난 고개만 끄덕거리고... 오히려 정시로 가신 선배 케이스 말씀해주시면서 응원해주셨는데

수시 원서 접수 마지막 날까지 나보고 진짜 종합 안 쓸 거냐고 물어봐주셨다


2년 지났고 난 고3 때 그 자존심 걸린다는 대학보다

내신 -2점 깎아도 갈 수 있는 대학교를 보험으로 재수 때 정시로 넣어 버렸고 그곳 빼고 다 떨어졌다

그게 현실이지

날 너무 과대평가 했으며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고 공부를 제대로 안 한 결과야


그때 만큼은 어른들 말 들을걸

솔직히 후회하는 건 없는데

종합 안 쓴 거 아쉽기는 정말 너무너무 아쉽다

왜냐면 나랑 내신이랑 비교과 똑같이 활동한 친구가 부러운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뭐 걔가 갔다고 해서 나도 합격했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혹시 나도라는 생각은 쉽게 멈추지 못 하는 걸

하지만 딱 오늘까지만 지금까지만 아쉬워해봐야지


고3 정시러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보험은 중요하다

그러니 등급 안정적으로 나오는 사람 아니면 제발 6논술 쓰지마라

그리고 논술 원서비도 비싸다 6논술=36만원

성적 애매한 애들도 그러지 마


사회에서 대학교 어디냐고 물어볼 때마다 그만 위축되고 싶다

세탁소에 가도 학교를 물어보고

택시를 타도 학교를 물어보고

알바를 하면 또 학교를 물어보고


이제 내 노력을 알아주는 건 고등학교 친구들 뿐이다

며칠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거의 9개월 만에 뭉쳤는데

수능 전에 내가 빠진 술자리에서 

지들끼리 내가 만약 사수를 한다고 하면 뭐라고 말해줄지 고민을 하다가

냅두자라는 결론이 나왔다는 걸 듣고 웃기면서 고맙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난 이제 탈퇴 할 거니

이건 금방 사라질 글

다들 입시로 과도하게 고생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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