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109862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12-02 18: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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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라고? 아니. 필연사. (지구과학 칼럼 feat.1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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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딩이 강했으면 죄송합니다. 공들여 쓴 글이라 어그로를 조금 끌어봤어요. 열심히 공부했는데 상상도 못한 점수를 받은 마음..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전달하려는 핵심은 같습니다.


유독 지구과학에서 의문사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아마 첫번째로는 개념이 상대적으로 쉽기때문에 학생들이 나는 개념을 다 알고있다. 라고 착각하는게 큰 것 같아요.

실제로는 개념에 빈 부분이 많이 있는데 말이죠. 


사실 수능날 묻는 문제들은 우리가 꼼꼼하게 공부했다면 그 개념 안에서 풀립니다. 그 제시 방식을 낯설게 할 뿐이죠.



두번째로는 지구과학의 특성상 문제의 의도가 무엇인지 독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자기 사고가 개입되거나 엄밀하지 못하거나, 또는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거나 등의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지구과학 15번 입니다. 


메가스터디 기준 정답률 15% (찍는게 더 확률이 높네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문제인데요.


많은 분들이 5번을 선택해서 틀렸죠. 


왜 틀렸을까요? 




'해령이 섭입하는걸 상상도 못했다.' 라고들 많이 하는데



제 생각에는 '해령 양쪽으로 판이 확장하고 그 상황에서 고지자기 대칭을 이용하는 유형밖에는 떠올리지 못했다' 가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수능에는 변별을 위해 항상 낯선 문제가 나옵니다. 기출이나 사설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문제들이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문제가 나온다구요.


하지만 우리가 배우지 않은 내용을 내놓고 이거 풀어봐! 하면 말이 안되겠죠. 


분명 우리가 배운 개념 내에서 나옵니다. 


평가원은 낯선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라고. 아니면 어떻게 틀리라고. 어떤 의도로 냈을까요? 한 번 생각해봅시다.



조금 더 쉬운 문제를 가져와서 따져볼게요. 작년에 여기서부터 의문사(?) 가 시작되었죠. 


이제는 지겹게 공부한 부분들일테지만 이 문제도 올해 15번과 비슷하게 낚시질을 하고있어요. 


열점에서 플룸이 상승하는 이미지와 섭입대에서 마그마가 상승하여 호상열도가 만들어지는 이미지로 낚시를 하는거죠.


여기서 틀리게 되면 개념에 빈 부분이 있는 것이죠.


이 문제도 ㄴ선지가 학생들을 당황하게 하였는데요, 


아마 이 당시 모두들 제트에서 별이 활발하게 탄생하는지 탄생하지 않는지 개념적인 부분에서 분명 배우진 않았죠. 


하지만 나선은하의 어느 부분에서 별이 활발히 탄생하는지는 배웠습니다.


네 바로 나선팔이죠. 그 이유는요?


은하의 중심핵이 나선팔에비해 온도가 높아서 성간 물질이 뭉쳐지기 어렵기 때문이죠.



다시 제트로 돌아와서,


제트에서 별이 활발히 탄생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다만 제트가 뜨겁다, 고에너지이다. 라는 개념설명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럼 앞서 배운 개념을 응용하면


아~ 중심핵에서 별이 잘 탄생하지 않는 것처럼 제트에서도 잘 탄생하지 않겠구나~ 라고 사고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배운 개념의 틀에서 나의 논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엄밀하지 않은, 이럴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if가 과하게 개입된다면 


아니면 대충 아 그렇겠지~ 아몰랑~ 하게된다면


거기서 또 의문사(?)가 시작되는거죠.




이제 15번을 다시 봐볼게요.




네 이번에도 ㄱ선지부터 낚시질을 하고있죠. 


해령의 고지자기 대칭 유형의 문제같기도 하고 처음 보는것 같기도 하고 낯설어요.


뾰족 튀어나온 부분이 열곡대같기도 하고.. 그쵸?


이럴때일수록 더 엄밀하게 관찰해야합니다.


고지자기 대칭인 부분을 찾아볼까요? 헌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아요. 뭔가 이상합니다.



여기서 출제자의 의도를 다시 생각해봐야한다는 거죠. 솔직히 15번까지 와서 시간도 촉박하고


문제 풀기 바빠죽겠는데 발문의 '어느' 해양판이라는 워딩에 주목해서 바로 풀어낸다... 


는 금머갈들에게만 가능한 이야기같구요, 우린 금머갈이 아니니까 그런 풀이는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칭인 부분이 없는데? 뭔가 이상한데? 해서 발문으로 다시 돌아가면 그때는 '어느' 라는 말이 조금 특이하게 보입니다. 


어... 여태까지 평가원은 수능날 항상 낯선 문제들을 만들어왔고, 항상 낚시질을 해왔는데


그렇다면 해령이 섭입했을수도 있지 않을까? 


무조건 해령이 있고 여기서 판이 확장한다. 라고 생각하기보단 해령의 섭입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어야한다는 거죠.



다시 문제로 돌아가봅시다. 정자극기 표시가 있고, 역자극기 표시가 있네요. 그런데 이건 뭐지?




"미확인 구간"


어.. 이건 처음보는 건데 도대체 뭘까 싶어요. 


처음보는거죠? 그러니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어야 합니다.


미확인이라... 왜 미확인이지? 


아 섭입해서 미확인일 수 있겠구나. 


아 해령도 섭입했을 수 있겠구나. 라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거죠.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이걸 이용해볼게요.


정확한 용어가 생각이 안나네요.. 축척? 척도? 하튼 단위를 줬습니다. 왜 줬을까요? 


일단 문제의 스케일을 제시하기 위해서. 그리고 진짜 모르겠으면 계산해보라고 준 거 아닐까요?


A와 B의 나이가 주어졌어요.


거리=속도x시간 이죠? 지금 우리에겐 시간(나이)이 주어졌어요. 속도를 알아보러 갑시다.


우리가 판의 확장 속도를 배우나요? 네 대강은 배우죠. 1년에 몇cm정도이다. 그런데 판마다 확장 속도가 다르고 이걸 달달달 외우고 있는 사람은 없을거에요.


기출 문제를 떠올려볼게요. 판의 확장속도 + 해령 이동속도를 이용하는 문제요. 이때 대략 5~7cm정도였던 것 같네요. 

그냥 계산의 편의를 위해 5cm로 퉁칩시다.


만약 해령이 A와 B 중간에 존재한다면, 그리고 열곡처럼 생긴 저 뾰족한 부분이 해령이라면,


저 뾰족한 부분과 B와의 거리는 해령이 5cm씩 60Ma동안 이동한 거리와 비슷해야겠네요. 

(62Ma지만 계산의 편의를 위해 60Ma로 퉁칩시다.) 


5x60x10^6을 계산하여 km단위로 환산하면(직접 해보세요 별거 없습니다.)


3000km입니다. 네.. 3000이요? 


 


지금 문제의 스케일이 이런데 3000km가 말이 되나요? A로 계산을 해보아도 말이 안되는건 똑같습니다. 


네 이제는 해령이 섭입한게 확실해지네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ㄱ선지가 다르게 보입니다.


'너 해령이 가운데에 있는지, 아니면 섭입했는지 맞게 판단했어?' 


이제는 이런 평가원의 의도가 보이지 않나요?  


제가 강조하고싶은 것은 지구과학은 항상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하자는 겁니다.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표현들이 문제에 녹아있을 것이고 우리는 발문에 주목해서 의도를 조금이나마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너 뭐 뭔데.. 지구과학 잘해? 라고 물으신다면 


엄청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21,22,23 수능 모두 1등급 획득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풀이 방식을 통해 흔히 말하는 의문사(?)를 수능장에서 피해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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