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황T(국어의기술) [27444] · MS 2003 · 쪽지

2022-10-06 16:47:30
조회수 5,392

???: 진짜 부자는 사치하지 않는다고!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8674823


↓출처: "자릿수가 계급이다"(https://orbi.kr/00031699413)

흔히들 "부자는 어떻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은 "사람은 어떻다"는 말처럼 틀린 구석이 많은 표현입니다. 워낙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어서, 사람의 속성을 일반화하기 힘들듯이, 부자도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부자의 속성을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명의 부자를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이나 본인은 부를 일궈본적이 없으면서 부자를 피상적으로 인터뷰하고 부자의 특징 어쩌고 하는 책들을 쓰는 저자들은 장님 코끼리 만지듯 부자의 한 부분을 전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자도 있고, 저런 부자도 있습니다. 부는 그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던 본성을 드러낼 기회를 줄 뿐이죠. 이 단계의 부는 사람이 가지고 있던 본성 중 과시욕을 드러나게 합니다. 


과시욕이 큰 사람이 부를 만나면 이 지점을 처음 지나가며 자동차, 시계, 집, 명품 같은 대중적인 사치품을 흔히 과시하려 합니다. 그것은 보통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부여서 강렬한 부러움을 유발하는데 그 반응이 과시욕을 가진 9단계 부자들에게는 하나의 보상이 되죠. 




↓출처: 2018년 5급공채 PSAT 언어논리 26번

베블런에 의하면 사치품 사용 금기는 전근대적 계급에 기원을 두고 있다. 즉, 사치품 소비는 상류층의 지위를 드러내는 과시소비이기 때문에 피지배계층이 사치품을 소비하는 것은 상류층의 안락감이나 쾌감을 손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류층은 사치품을 사회적 지위 및 위계질서를 나타내는 기호(記號)로 간주하여 피지배계층의 사치품 소비를 금지했다. 또한 베블런은 사치품의 가격 상승에도 그 수요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이유가 사치품의 소비를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려는 상류층의 소비행태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대량 생산에 의해 물자가 넘쳐흐르는 풍요로운 현대 대중사회에서 서민들은 과거 왕족들이 쓰던 물건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쓰고 있고 유명한 배우가 쓰는 사치품도 쓸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명품을 살 수 있는 돈을 갖고 있을 때 명품의 사용은 더 이상 상류층을 표시하는 기호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사회의 도래는 베블런의 과시소비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소비행태를 가져왔다. 이때 상류층이 서민들과 구별될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다. 현대의 상류층에게는 차이가 중요한 것이지 사물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월급쟁이 직원이 고급 외제차를 타면 사장은 소형 국산차를 타는 것이 그 예이다.

이와 같이 현대의 상류층은 고급, 화려함, 낭비를 과시하기보다 서민들처럼 소박한 생활을 한다는 것을 과시한다. 이것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사치품을 소비하는 서민들과 구별된다는 점이 하나이고, 돈 많은 사람이 소박하고 겸손하기까지 하여 서민들에게 친근감을 준다는 점이 다른 하나이다.

그러나 그것은 극단적인 위세의 형태일 뿐이다. 뽐냄이 아니라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겸손한 태도와 검소함으로 자신을 한층 더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행동들은 결국 한층 더 심한 과시이다. 소비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소비 중에서도 최고의 소비가 된다. 다만 그들이 언제나 소형차를 타는 것은 아니다. 차별화해야 할 아래 계층이 없거나 경쟁 상대인 다른 상류층 사이에 있을 때 그들은 마음 놓고 경쟁적으로 고가품을 소비하며 자신을 마음껏 과시한다. 현대사회에서 소비하지 않기는 고도의 교묘한 소비이며, 그것은 상류층의 표시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상류층을 따라 사치품을 소비하는 서민층은 순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rare-플로리다 메이햄 rare-머리야 터져라! rare-이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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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매미적지1물1 · 1127052 · 10/06 16:54 · MS 2022

    ㄹㅇ이게맞죠 ㅋㅋㅋ 현대사회에서 겉보기로만 사람을 판단하는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죠

  • TIMTOWTDI · 1138981 · 10/06 16:56 · MS 2022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라면다섯그릇 · 1167082 · 10/06 17:04 · MS 2022

    제 경험상 명품이나 고가 물품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애초에 그 물건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음

  • 누가먼저죽을까 · 1117510 · 10/07 05:28 · MS 2021

    저랑 완전 반대인듯? 유동 자금만 300억 넘는 분들 만난 적 있는데 다 ㅈㄴ부정적이엇음

  • lacri · 2 · 10/06 17:14 · MS 2002

    제 글을 소환하셔서... 이 글을 보고 그냥 참고 삼아 fun facts + 생각나는 일화들 말씀을 드려보면..


    1) going out in public 짤방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데요.. (아마도 제작자 포함해서) 주커버그는 로로피아나 매니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POOR 에 적힌 구찌 로고밖에 몰라서 그렇지 저 사진에서 주커버그 티셔츠가 제일 비싸요.

    참고 : https://kr.loropiana.com/ko/p/tops/%EB%82%A8%EC%84%B1/the-gift-of-kings%C2%AE-%ED%8B%B0%EC%85%94%EC%B8%A0-FAF6689?colorCode=W000 정도가 저 옷이랑 비슷해 보이는데, 제일 비싼 티셔츠도 아닙니다. 반팔티 기준 싼 건 70-80만원 비싸면 300만원 후반입니다.

    저 사진 POOR의 구찌 반팔티 70-80만원 할 것 같아 보이는데 SUPER RICH 대비로는 POORER 맞겠네요..

    로로피아나는 워낙 좋은 소재의 캐시미어와 울을 써서 가볍고 따뜻하고 촉감이 좋아서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압구정이나 한남동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좋아하십니다.



    2) "내가 아는 부자들은 다 소박하고 검소했다"라는 말을 종종 들으실텐데, 아마도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안다는 부자가 서로 친하지 않아서일 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모든 부자를 다 아는 거 아니고 위에 적었듯 이런 부자도 있고 저런 부자도 있지만 어느 정도 부유한 사람들은 오히려 너무 티를 내고 다니면 불편하고 귀찮은 일만 많아지기 때문에 (우리나라같이 치안이 좋은 나라는 돈 빌려달라고 찾아올 게 걱정일 거고, 동아시아 벗어나면 강도 걱정을 해야 하니...)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는 돈이랑 관련된 얘기를 안 하고 돈 많은 티도 잘 안 냅니다. 보통 사람들 상대로 돈 많아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몇십억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특수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부자인 것처럼 보여야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일 거 같아요.

    억만장자들끼리도 자기 수준에 맞춰서 (private jets나 invite only membership이라든지...) 자랑할 거 서로 다 하고 부러워합니다.. 인스타 같은 데 안 올리고 자기들끼리만 알고 마는 거고요. 정말 10조 있어도 100조 가진 사람 부러워해요. 그 급인 사람이 워낙 소수니까 일반화도 힘들지만 제가 본 사람들은 그랬습니다. 개중에는 대외적으로는 검소하다고 알려진 사람도 있고요.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제가 경험한 단면이고 저도 세상을 다 아는 건 아니라서요. 어딘가에는 신부님같은 부자들도 있을 수는 있죠. 일반화하겠다는 건 아니고 통념이랑 또 다른 면들이 있다는 말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 이해황T(국어의기술) · 27444 · 10/06 17:51 · MS 2003

    저는 로로피아나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 Factor · 1103892 · 10/06 18:27 · MS 2021

    팬입니다..! 무한한 감사를..

  • ​​​. · 1075569 · 10/06 19:07 · MS 2021

    스트로마톨라이트

  • 서울대뱃지갖고싶다 · 820858 · 10/06 19:19 · MS 2018

    나도 저 티셔츠 입어보고 싶네...

  • 태생적 정시파이터 · 1142651 · 10/06 19:29 · MS 2022

    호기심을 가지고 독해하니까 술술 읽히네요 역시 김동욱

  • 원*태 · 906502 · 10/06 19:55 · MS 2019

    저는 겉도 Poor로 보이고 실제로도 Poor입니다
  • 뉴진스 · 1149167 · 10/06 23:19 · MS 2022

    아니요 당신은 고도의 환경운동가입니다

  • 젤라또 · 1100624 · 10/06 21:35 · MS 2021

    제가 한동안 부유한 삶을 동경한 나머지 물질적 가치를 매우 중요시여겼어요.
    괜히 명품 구매해서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늘 돈 없다며 저렴한 음식 먹자고 하는 애들을 은연중에 무시하게 되더라구요...(단순히 가난을 혐오하거나 무시해서 그런 게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왕이면 평소에 잘 가지 않는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음..그래도 친구들을 무시하는 마음을 잠시라도 가졌으니 잘못했다고 생각함)
    그런데 현재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부와 명예를 얻은 상태도 아니고 뭔가를 이뤄낸 것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부유하지도 않은데 겉으로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척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나 엄청난 노력의 산물인 부를 가진 일타강사들을 단순히 선망했던 것은 아닌지...자성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20대에 남들보다 더욱더 노력하고 열심히 자기계발하여 훗날 제가 속한 기업이나 단체, 분야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그에 따른 성과인 부를 진정으로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했습니다.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제 노력, 성취를 증명하는 수단으로써, 또 타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써 부를 이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욱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현재 주어진 일에 충실한 삶을 살 것입니다. 또한 물질적 가치 그 이상으로 정신적 가치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겠습니다.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요ㅠ

  • 윤동주 시인의 언덕 · 817308 · 10/07 01:17 · MS 2018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젤라또 · 1100624 · 10/07 08:15 · MS 2021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양반이씨 · 950794 · 10/06 21:51 · MS 2020

    마크 주커버그 티셔츠 이탈리아 수제제작임

  • 박광일의 곡예사 · 1068019 · 10/06 22:24 · M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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