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아가일 [1132210]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0-01 11:02:07
조회수 648

자작시 어린 목동 다비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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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를 만난 목동의 한 겹밖에 안되는 눈두덩 위


새초롬한 애굣살이 큰 눈망울에 언덕처럼 고개짓는다


검고 파아란 눈동자는 의외로 따스하다만


당장에 팔매질을 할 듯 경계의 기운이 어려있다


나이에 맞지 않게 더부룩한 눈썹 우로 딱정벌레가 날개짓한다




움켜쥘 뻔한 팔매줄을 다시 동이고


트인 입술 사이로 악의 없는 미소가 번지면


아직 덜 고른 이가 햇빛에 노랗게 반짝인다


귀에 미처 떼지 못한 솜털 사이로 모래바람이 스미고


붉은 머리숱엔 방금의 딱정벌레가 앉았다 또 날아간다




나그네에게 한모금 양젖을 허락한 목동은 다시 길을 나선다


고개를 돌린 구리빛의 든든한 몸은 헝겊천으로 대충 싸맸다


조약돌처럼 배긴 발을 내딛어 다시 들판 위 양무리를 인도한다


가는 목보단 거친 목젖이 더 사납게 침을 꼴딱인다




다 해진 주머니엔 사자를 향한 필살의 돌멩이가 번쩍이고


죽은 양의 힘줄로 스트링을 삼은 닥나무 하프를 왼편 어깨에 걸쳤다


손에 잡힌 나무 지팡이로 음메--- 거리는 양 무리에 앞장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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