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이파워 [1165027] · MS 2022 · 쪽지

2022-09-29 09: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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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호 : (버럭 소리를 지르며) 영호야! 그렇게 살자면 이 형도 벌써 잘살 수 있었단 말이다. 영호 : 저도 형님을 존경하지 않는 건 아녜요. 가난하더라도 깨끗이 살자는 형님을……. 허지만 형님! 인생이 저 골목에서 십 환짜리를 받고 코 흘리는 어린애들에게 보여 주는 요지경 이라면야 가지고 있는 돈값만치 구멍으로 들여다보고 말 수도 있죠. 그렇지만 어디 인생이 자기 주머니 속의 돈 액수만치만 살고 그만둘 수 있는 요지경인가요? 형님의 어금니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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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호 : (버럭 소리를 지르며) 영호야! 그렇게 살자면 이 형도  벌써 잘살 수 있었단 말이다. 

영호 : 저도 형님을 존경하지 않는 건 아녜요. 가난하더라도  깨끗이 살자는 형님을……. 허지만 형님! 인생이 저 골목에서 십 환짜리를 받고 코 흘리는 어린애들에게 보여 주는 요지경 이라면야 가지고 있는 돈값만치 구멍으로 들여다보고 말 수도 있죠. 그렇지만 어디 인생이 자기 주머니 속의 돈 액수만치만 살고 그만둘 수 있는 요지경인가요? 형님의 어금니만 해도  푹푹 쑤시고 아픈 걸 견딘다고 절약이 되는 건 아니죠. 그러니 비극이 시작되는 거죠. 지긋지긋하게 살아야 하니까 문제죠.  왜 우리라고 좀 더 넓은 테두리까지 못 나가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영호는 반쯤 끌러 놨던 넥타이를 풀어서 방구석에 픽 던진다.  철호가 무겁게 입을 연다. 

철호 : 그건 억설이야. 

영호 : 억설이오? 

철호 : 네 말대로 꼭 잘살자면 양심이구 윤리구 버려야 한다는 것 아니야. 

영호 : 천만에요. 


#75. 철호의 집 골목 스카프를 두르고 핸드백을 걸친 명숙이가 엿듣고 있다. 

철호◯E : 그게 바루 억설이란 말이다. 마음 한구석이 어딘가  비틀려서 하는 억지란 말이다. 

영호◯E : 비틀렸죠. 분명히 비틀렸어요. 그런데 그 비틀리기가  너무 늦었단 말입니다.


 - 이범선 원작, 이종기 각색, 오발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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